마조 앤 새디 vol.1 - 마린블루스 정철연의 미치도록 재미난 생활툰 마조 앤 새디 1
정철연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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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웹툰을 사랑하는 신랑 덕에 둘이서 꽤 많은 웹툰을 같이 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마린블루스는 신랑이 즐겨찾기에 추가해놓고 보여줄 정도로 사랑하는 사이트였다. 마린블루스가 끝나 아쉽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부부가 모르는 사이 정철연 작가님의 야심찬 시리즈 마조 앤 새디가 연재되고 있었던 것. 세상사에 이리 무심할 수가. 우리는 마린 블루스가 새로운 시즌으로 시작될줄 알았는데, 마조 앤 새디, 새로운 캐릭터와의만남은 실패가 될 것인가 성공이 될것인가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드디어 나온 단행본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사실 읽기 전부터 신랑에게 미리 자랑을 해놨다. 직장일 스트레스로 전공서적 외에는 책에는 눈길도 안주는 신랑이지만, 휴식을 위해 보는 책으로 만화책은 (특히 웹툰 만화책은) 간혹 보았기에 특히나 마린블루스 후속작이라면 나보다 더 좋아할거란 굳은 믿음이 있었다.

먼저 읽어가기 시작하면서 그 믿음에는 확신이 더해졌다.

"신랑~ 이 책 정말 재미나"

자랑까지 해가며 마저 읽어내려갔다.

신작이 더 나은 것 같다. 마린블루스의 느낌도 좋았지만 이 책이 내게는 더욱 와닿는다

마조와 새디의 평범하지 않은 생활 이야기. 부부의 삶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공감가는 부분도 참으로 많고, 큰 웃음 빵빵 터지게 하는 부분도 많아 더욱 몰두하여 읽을 수 있었가.

제목에 큰 관심을 안 두고 읽었는데 나중에 읽어본 신랑 왈, 마조키스트와 새디스트에서 따온거 아니냐고 말을 한다. 아, 그거 였구나.뒤늦게 고개를 끄덕끄덕.


마조는 정철연 작가님 본인 캐릭터다. 덩치 큰 곰의 탈을 쓰고, 프리랜서 만화가이자 주부가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디자인 회사로 출근하는 가장이자 아내인 새디, 그녀는 토끼 캐릭터로 등장한다. 곰과 토끼의 알콩달콩한 삶, 무엇보다도 내가 주부이기에 드문 남성 주부의 삶을 엿보는 것과 그가 뼛속까지 주부가 되어가는 과정이 너무나 공감이 갔다. 아, 3년차 주부라는데 그는 너무 베테랑이 되어 간다.


코스트코 카드를 갖고 접선(?)하는 두 덩치큰 사내의 이야기서부터 아내와 심하게 다투고 새벽 늦도록 귀가하지 않는 신랑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아내 앞에 홀연히 나타난 마조, 그가 다녀온 곳은?? (아내가 걱정한대로 무한 질주 드라이브를 한것도 아니었고, 술을 마구 퍼마신것도 아니었다. 그는 24시간 마트에서 꼼꼼히 장을 봐왔다.) 푸핫. 나도 신혼 초창기에 정말로 갈데가 없어 화나서 뛰쳐나가놓고 결국은 신랑 먹을 초밥을 사갖고 돌아왔다. 지금도 외출? 하면 마트부터 생각이 난다.


올해 읽어서 느낌이 좀 덜해졌지만 채소의 집은 어떠한가.

작년에 마트에 가보고 도저히 믿기지 않는 채소의 가격에 눈만 휘둥그레졌다 돌아오기도했다. 과연 김장은 담글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고, 인터넷에는 절임배추를 예약하기 위한 검색어가 최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다시 읽으니 그때의 그 사건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작가분 재치가 보통이 아니시다.



만화책을 보고서도 너무나 재미있어서, 동생 신랑에게 끊임없이 말로 설명하기도 했다. 글쎄, 이런 일화가 있었다잖아. 이런 말은 또 어때?하면서 말이다. 만화를 보려 기대중인 신랑에게는 다소 김빠지는 일이었겠지만, 내가 얼른 다보고 넘긴 만화책을 읽으며 신랑은 한동안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 했다. 주말에 신랑은 이 책을 보고, 나는 또 다른 책을 보느라..아기가 짜증을 부릴 정도였으니 말이다. "책 보지마" 하면서말이다.



주부 게이지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는 마조님의 이야기.

아차. 갖고 싶은데 돈 주고 사기에는 아까워 사지 못하는 생일선물로 "르쿠르제 냄비"를 말해서 아내를 놀라게 만든 마조님.

저도 아직 르쿠르제까지는 아니거든요? 정말 나보다 앞서나가시는 주부님이시다.

마조님 최고!



아, 자꾸만 추가되는 여담들.

만화에 등장하는 커피 머신을 보며 뒤늦게 커피 머신이 갖고 싶다는 엉뚱한 충동에 휩싸이기도 했다. 신랑이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나 혼자 마시겠다고 커피 머신을 사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라 여겼던 내가, 갑자기 웬 때늦은 바람이 들었는지.. 이 책을 보고 나서 커피 머신이 갖고 싶다 말하니 신랑 왈, 둘데가 없어 못 사주겠단다. 머리에 이고 살 것도 아니고..

그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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