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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마크 레비의 낮 1,2 를 읽고, 밤을 기다렸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읽게 되어 낮부터 읽은 후 읽었으면 좋으련만, 조급한 마음에 그대로 밤을 읽기 시작했는데, 초반에 월터의 편지를 읽으니 낮의 줄거리가 다시금 조금씩 기억 속에 되살아났다. 밤의 1부에서는 주인공 아드리안과 키이라가 찾고 있는 비밀의 조각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중국에 갇혔던 키이라를 빼오는 이야기가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었다. 사실 낮의 결말은 추적을 피해 도망가던 키이라와 아드리안이 절벽에서 떨어지고 아드리안만 살아남아 키이라는 실종인지 죽음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끝이 났었다.
절벽에 떨어질땐 없었던 이마에 새로운 상처를 갖고 있는 키이라의 사진, 그 한장으로 아드리안은 그녀의 생존을 확신하게 되고 그녀를 구출해내오기 위한 목숨을 건 모험을 시작한다. 본인 자신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악성 폐렴에 시달리는 상태였음에도 연인을 구출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고 만다.
그들이 찾아 완성해야하는 조각의 비밀과 그것이 완성되기를 기필코 반대하는 강한 힘을 세력의 견제, 사건을 가장 잘 알고 있고 관망하는 듯 하면서 실제로는 배후에서 주인공들을 부추겨 조각을 찾아내게 하는 이보리 교수.
주인공들의 시점에서만 진행되는게 아니라 이보리 교수, 바키에, 애슈턴, 월터 등 다양한 주변인들의 입장에서도 이야기가 진행돼 그들이 찾고 있는 물건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표현하는 그의 방식은 마크 레비만의 독특한 느낌을 살려준다. 특히나 바키에가 다리를 건너다 일을 당하는 장면에서는 평범한 일상이 진행되는 듯 (하지만 긴장감은 고조된다) 하다가 갑작스런 공격으로 생을 마감해야하는 , 그러면서도 자신의 지기였던 이보리에게 메시지를 남기는 장면에서는 읽는 이에게 먹먹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주인공만을 위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마크 레비의 책에서는 찾아볼수없다. 어느 하나하나 다 소중한 인물들이고, 그들만의 세계가 있음을 온전히 드러내준다.
사실 주인공들을 제외하고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어떤 정의를 내리기가 힘들다. 이보리, 바키에 심지어 악인에 가장 가까워보이는 애슈턴마저도 극단적으로 평가할 수가 없다. 정확히 선을 긋고, 편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대화 등을 통해 짐작을 하게 하는 바, 적어도 애슈턴 마저도 살인을 저지를 망정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비추고 있으니 말이다.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또다시 조각을 찾아 나선 두 연인은 결국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이 밝혀내려 하는 온 세계가 깜짝 놀라게 될 그 비밀은 무엇일까?
밤의 2부, 4권의 마지막이 될 그 책을 앞두고 잠시 숨을 골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