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짝친구 생각쟁이 그림책 4
믹 잉크펜.클로에 잉크펜 지음, 서연 옮김 / 아이맘(전집) / 2011년 6월
품절


네 살 우리 아들, 얼마전까지만 해도 낯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것만 같아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그래서 친구의 우정에 관한 그림책 위주로 보여주는 중인데 ) 요즘 보니, 책의 영향인지 아니면 아이가 자라서 자연스럽게 그렇게된건지, 낯선 친구들과도 같이 잘 어울리고, 요미요미 수업도 잘 받는 모습에 엄마도 안심이 되었다.



이 책은 단짝의 또다른 단짝(?)을 다루고 있는 재미난 책이다.

조이와 빈스는 표지에 나온 귀여운 두 주인공이다.

조이는 여자어린이, 빈스는 조이의 단짝 친구 강아지.

조이와 빈스에게는 각자 너무나 좋아하는 인형이 있다. 조이의 몰리, 빈스의 빙키부.

그런데 어느날 빙키부가 사라진 이후부터 빈스는 조이의 몰리를 탐내기 시작한다.

다른 장난도 놀이도 하지않고 몰리만 물고 빨고, 갖고 놀다가, 결국은 강아지 친구들을 만날때까지 갖고 나가서 온갖 고약한 냄새를 다 뭍혀갖고 돌아왔다. 조이가 우웩 똥냄새! 하고 경악할 정도로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책 소개글의 한 장면인 조이가 인형을 멀리 던지는 장면만을 보고, 내 추측은 이랬다.

아, 조이가 절대로 장난감을 내주지 않으니 빈스가 화가 나 있어서 조이가 결국 자기 장난감을 내주는 장면이구나 하고말이다. 친구에게 장난감을 주는 그 모습이 참 흐뭇한걸? 하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내 생각은 살짝 빗나갔다.



조이는 자신의 장난감 몰리를 빈스가 갖고 가 노는게 속상하기는 했지만, 못하게 말리지는 않는다.

다만, 너무 냄새가 나서 끌어안을 수 없을 상태가 되자, 초강력 세제 한통을 다 써서 깨끗이 빨아놓은 것.

사람들이 깨끗하다 느끼는 그 냄새는 강아지 빈스가 느끼기에는 오히려 똥냄새에 가까웠나보다. 더이상 몰리에 대한 관심이 뚝 끊어져버리고 말았다.



이제는 다른 것은 커녕 몰리조차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빈스가 되어 버려 조이는 너무 속상한 나머지, 있는 힘껏 몰리를 던진 후에 물어오라고 말을 하게 된 장면이었던 것이다.

기운이 쭉 빠져 있던 빈스가 어떻게 다시 활기를 찾게 되었을까?



유명한 그림책 작가였던 아버지 믹 잉크펜 (본명이 사실 잉크펜이었을까 궁금했다. 그림책 작가라 예명을 쓰고 있는것은 아닌지. 잉크펜이라는 이름이 실제로 있다면 참으로 작가다운 이름이라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고 말이다.)의 영향을 받아 딸 클로에 잉크펜도 아빠와 함께 처음 작업한 재미난 그림책을 내놓았는데 그 책이 바로 나의 단짝 친구이다.



그림도 내용도 무척 참신한 내용이라..

우웩 똥냄새 하면서 인형에게 보이는 반응도 (조이와 빈스 각각이) 재미났고, 서로가 무척 아끼는 단짝친구인 자신만의 인형이 있다는 점도 단짝친구 속에 단짝 친구를 만나게 하는 느낌이라 재미났다.



어려서부터 인형과 친하지 않았던 우리 아들은 돌 사진을 찍을때, 헝겊 인형을 보더니 무섭다고 울어서 인형을 치우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책이나 자동차 등 플라스틱 장난감만 갖고 놀았는데, 그런 아들이 처음으로 사달라고 조른 인형이 바로 어쿠였다.

5월에 외할아버지, 엄마와 함께 아쿠아리움에 갔다가 대전 아쿠아리움의 상징인 분홍 돌고래를 보더니, 갑자기 사달라고 졸라서 깜짝 놀랐다.

인형을 사달라 말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냥 한번 보고 사달라는 것 같아서 지나치려고 하니, 세번이나 다시 돌고래인형에게 다가가 한마리씩 끌어안는 모습을 보고 결국 외할아버지께서 사주셨다.



돌고래 이름을 뭐라고 할까? 하면서 내 마음대로 "돌비 어때?" 하고 물어보니.." 어쿠"라고 불러달란다. 수많은 트럭, 포크레인, 너클크레인 등의 장난감을 갖고 있지만 단 한번도 이름 붙이기 놀이도 하지 않았었는데, 어쿠라고 스스로 이름을 붙이고, 그냥 한 말인줄 알고 다음에 지나치듯 물어봐도 여전히 어쿠라 하는 걸 보면 소신있게 지은 이름이 맞는가 보다. 공주님들처럼 항상 안고 다니지는 않지만, 집에 와서 어쿠를 보면 한번 안아주고 뺨을 대보기도 하고, 베고 눕기도 하고.. 아빠가 이불 사다리 대신 어쿠를 엉겁결에 갖고 온 바람에 사다리 용도로 쓰기도 하고.. 분홍 돌고래가아들 옆에서 아주 친숙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얼마전 서울에서 내려왔던 친구 딸만 해도 "치마 강아지"라 부르는 소중한 인형이 있어서.. 모임 내내 인형을 갖고 다니다가 집에 가는 길에 엄마 등에 업혀 잠들어서 그만 인형을 잃어버린 모양이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내내 대전에 있는 내게 계속 전화가 왔다. 잠잘때마다 찾는 인형이라 이제 큰일났다고 어쩜 좋냐는 전화였다. 다행히 마지막에 있던 카페에 인형이 있다고 해서, 근처 성당에 갔던 다른 친구가 서울로 택배를 보내주었고, 친구 딸도 며칠만에 치마 강아지를 받아들고 달려들며 반겼다고 하니 아이들만의 단짝 친구는 한번 정해지면 변하기 어렵나보다란 생각이 들었다.



단짝 인형을 각각 갖고 있는 조이와 빈스, 그 둘은 또다른 소중한 단짝 친구이다.

친한 강아지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소꿉친구인 유미와 더욱 사이좋게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도 파스타를 먹으러 놀러오라 했더니 둘이서 만나 재미나게 노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남자와 여자라 좋아하는 장난감들이 서로 달라 충돌이 적은 편인데 그래도 상대방이 갖고 노는 장난감을 보면 갑자기 안 갖고 놀던 것에도 새로이 흥미가 생기는지 약간의 분쟁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면서 양보와 화해, 이런 것도 배우게 되는 거겠지. 나의 단짝 친구에 나오는 귀여운 조이와 빈스처럼 말이다.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놀기를 바라는 엄마들 마음으로 아이들 노는 모습을 바라보다보면 아직은 어린 아기들이라 엄마들이 중재에 나서는 경우도 많지만, 조금씩 커가는 지 말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모습도 무척 귀엽게만 느껴진다.



앞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들어가면 더욱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될텐데, 양보도 잘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밝은 우리 아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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