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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개, 윙스 ㅣ 윙스 시리즈 1
에이프릴린 파이크 지음, 김지윤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윙스, 잃어버린 날개.
표지의 날개가 왜 깃털 달린 날개가 아니라 꽃잎의 날개였는지 책을 어느 정도 읽기전까지는 알수 없었다. 다만, 추락천사처럼 날개를잃어버린 천사들의 이야기려니 했는데, 웬걸.. 그동안 읽어온 판타지 로맨스의 내용을 예상하다, 전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간느낌이라 무척이나 신선했다.
"난 채식주의자야. 사실은 비건(달걀과 유제품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이야." 11p
그냥 그럴수도 있겠거니 했지만, 친구들은 전학생인 로렐의 엄격한 채식주의에 충격적인 인상을 받는다. 맛있는 초컬릿, 케이크, 우유, 그 아무것도 먹지 않고, 채소와 과일, 스프라이트만 먹는 그것도 아주 소량을 먹는 그녀가 희한한 별종 쯤으로 보였을 것이다.
열다섯살이 한참 지난 사춘기임에도 여드름 하나 나지 않은 깨끗한 피부에 생리도 하지 않는다. 평범한 아이들이 모두 거치는 과정을 하지 않는 모습에 엄마도 조금씩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로렐, 사실 그녀는 집에서 계속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학교에 들어오고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다.
친구를 만난다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도 있었으나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다가와준 데이빗이 있어 그녀의 학교 생활은 원만하게 풀리는 듯 했다.
어느 날, 여드름인듯 시작했던 등의 무언가가 혹으로 자라나, 터져버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들이 활짝 피어나기전까지는 말이다.
날개처럼 활짝 피어난 그것들은 바로 꽃이었다. 향기까지 진하게 내뿜는..
암인줄 알고 고민하다 친구인 데이빗에게 유일한 그 비밀을 털어놓게 되고, 또 예전에 살던 집 근처에 갔다가 숲속에서 타마니라는 묘한 남성을 만나게 된다. 타마니는 완벽한 연예인의 외모를 포토샵으로 더욱 수정해서 완벽을 가한것같은 매력적인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 그가 로렐이 바로 요정이라는 뜻밖의 말을 전해주고, 로렐은 타마니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집에 돌아와 데이빗과 함께 자신의 체세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다 식물의 그것임을 깨닫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그게 무슨말이야, 데이빗?"
"넌 심장 박동이 없어, 로렐. 아마 심장도 없을 거야. " 124p
데이빗은 로렐보다 덜 충격을 받은 듯하다. 그녀에 대한 애정이 강해서일까? 오히려 그동안 납득하기 힘들었던 모든 것들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을 하기에 이르른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고 말이다.
사춘기 소녀 로렐의 인간과 요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자기 정체성 찾기가 소설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다. 인간이라 굳게 믿어왔던 자신이 어느 날 식물이라 한다면.. (아, 맞다 이 책에서는 요정을 식물로 분류하고 있다. 놀라운 분류가 아닐 수없다.) 이를 쉽게 받아들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자신의 문제만으로도 복잡한 마당에, 아빠가 거의 생사의 위기에 놓일 정도로 급격히 건강이 나빠지고, (무척 건강했던 아빠였는데..) 엄마는 아빠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옛 집 터를 팔려고 내놓는다. 로렐은 엄마에게서 그 땅을 사려고 온 반스라는 괴상하게 생긴사람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고 뭔가 불길하다.
인간과 요정, 그리고 완벽한 대칭에 가까운 그들의 존재와 상반되는 트롤, 트롤은 인간처럼 동물이지만, 실패한 진화 쪽으로 분류한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트롤들이 요정의 천국인 아발론으로 가는 문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일들.
윙스 시리즈는 총 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책은 그 첫 편인 윙스이다. 첫 편임에도 꽤 진지한 변화와 (주인공의 자각) 인간과 요정 남자친구간의 삼각관계, 그리고 트롤로부터 요정 세계를 지켜내야 하는 중임이 윙스의 어깨에 달려있다는 것까지..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작고 가벼운 날개를 달고 있는 요정,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훨씬 작은 존재라 느껴졌는데, 이 책에서는 우리가알고 있던 요정과 다른 새로운 요정을 재창조해내었다. 외모는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거의 완벽에 가깝게 멋지고, 날개는 없으나, 꽃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요정의 각각 하는 일과 계급이 다르다는 것 등등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들에 대한 약간의 암시까지 던져줘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책을 읽다보니 요정인 여주인공으로 가장 어울리는 배우가 누굴까 싶었다. 이 책은 디즈니사가 곧 영화화 하기 위해 미국의 국민 요정인 마일리 사이러스를 캐스팅했다 한다. 92년생으로 꽤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여배우라는데, 영화를 보지 않고 살아 내 눈에는 처음 만나는 여배우였다. 그저 엠마 왓슨 정도를 떠올렸었는데, 마일리 사이러스가 연기하는 로렐도 참 예쁜 요정이될 거란 기대를 준다. 그보다는 타마니를 누가 주연하게 될지가 더 궁금해지지만..
많은 뱀파이어, 타락 천사등의 로맨스 환타지물에서 새로운 환타지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주는 윙스.
요정 소녀 로렐의 (그저 아름답게 날아다니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피 아니 수액이 낭자한 그런 모험물이 되어가고 있지만..)열혈 모험담 속으로 깊이있게 빠져들 수 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