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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선생님 365 -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는 세상의 모든 것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4월
품절
365일, 우리 주위에 있는 모든 사물들을 선생님으로 하여, 인생을 배울 수 있는 학교를 깨닫게 하는 책 학교 밖 선생님 365이다.
365가지나 되는 가르침을 찾기 위해 억지스런 이야기도 다소 들어갔다고 하나 선생님의 자질이 부족하다 탓하지 말고 너그러이 받아들여달라는 작가의 첨언이 애교스럽다. 노란 표지에 감각적이고 예쁜 글씨가 처음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편안하면서도 짧은 글 속에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글귀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했던 그런 것들을 새삼 다시 되뇌게 만드는 신선한 책이었다. 예전에 광수생각의 박광수님은 주로 그림과 함께 짧은 글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었는데, 바로 그런 느낌이랄까? 이 책에는 그림은 좀 적은 편이고 주로 글이다. 저자는 27년차 카피라이터이자, 광고를 꿈꾸는 사람들의 뛰어난 선생님이기도 하다. 벌써 몇권의 책을 낸 분이라는데 처음 이 작가님의 책을 읽음에도 사물을 관찰하고 유쾌하게 해석해내는 번뜩이는 재치가 돋보이는 그런 책이었다.
46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라고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재미난 아이디어들을 한장씩 읽어가다보면, 짬짬이 읽은 내용이 상당히 쌓여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혹은 샘터, 좋은 생각 등을 읽듯이 하루에 딱 하나씩의 분량만 읽어 1년을 채우고, 하나의 이야기당 더욱 깊이 있는 통찰을 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책이니 말이다.
각 글마다 큰 제목과 작은 제목, 그리고 내용이 들어간다. 큰 제목과 작은 부제만으로도 어느 정도 오호라~ 하는 감이 오는데, 그에 대한 부연설명같은 느낌의 글이 참 와닿는다. 물론 모든 글이 다 와닿을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해시켜주고자 하는 내용들이 참 참신하게 다가오는 것은 사실이었다.
학교, 선생님..이라는 글들이 들어가, 실제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다가 좀더 가벼이 그리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인생 조언집임을 알고 놀라면서 마저 읽어내려간 책이었다. 말랑말랑한 글귀들도 마음에 들고, 짧은 글이라도 시원시원하게 내뱉는 그런 표현들이 인상적이었다.
광고 카피라는 것이 바로 순간을 포착하는 창의성이라 사물에서 교훈을 발견하는데도 도움이 되었던 것일까? 아뭏든 발상의 전환, 무척이나 신선하다.
친구의 또다른 이름, 거시기. 친구를 거시기라 부른다는 것 만으로도 사실 웃음이 났는데 글을 읽다보니 우정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준다. 음, 친구와 거시기라 이야기하지는 않더라도, 같이 기숙사에서 살고, 하숙을 할때는 굳이 일일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었는데 꽤나 오래 떨어져 있다보니, 지금은 일일이 설명하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도 간혹 생기곤 해서 안타까운 느낌이었다. 친구와, 예전의 우정을 되찾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대화를 망치는 세가지 습관이라.. 무슨 할말이 그리 많길래, 이야기하다보면 상대의 말을 끊고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짧게 듣고 길게 말한다라는 부분이 무척이나 찔렸다. 자꾸 그러다보니, 어쩔땐 어머님 말씀하시는 중간에도 내 이야길 할때가 있다. 아, 내가 왜 이러지? 싶은 순간이다
주방장과 최악의 부하직원은 무슨 조합인가 싶었다.
못하는 요리가 아무 것도 없다고 장담하나, 시키지 않으면 하지 않는..
물론 최악의 부하직원이 꼭 이런 사람은 아니겠지만 정말 이렇게 잘난척만 하고, 스스로 일을 찾아 할줄 모르는 그런 바보같은 부하직원이 들어오면 무척이나 골치를 썩겠단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조언, 교훈을 담은 책들을 읽다보면 때로는 나와 모두 다 맞는 상황을 만나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책 속의 내용을 읽다보면 공감가는 내용은 상당히 많다. 이 책도 그랬다. 새로운 선생님들에게 배우는 인생 수업은 참으로 독특한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딱딱한 가르침이 아니라 더 좋았고, 그냥 편안히 읽으며 배울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책 한권도 친구인양 큰 위안이 될 수 있음을 느끼게 해준 책, 학교밖 선생님 365와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