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 지팡이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11
에스텔 민스 글.그림, 이주영 옮김 / 책과콩나무 / 2011년 6월
장바구니담기


릴리에게는 오스카라는 좋은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 아들에게도 유미라는 좋은 친구가 있지요. 아기 어릴적부터 좀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으면 아기가 친구들도 더 많이 사귀고 그랬을텐데. 유미만 많이 만나고 다른 친구들은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친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 그게 걱정이었답니다.

올해부터 일찌감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유미와 달리 6개월 늦고, 걷기나 말하기가 좀더 유미보다 느렸던 우리아이는 내년부터나 생각해볼까 막연히 그러고 있었지요. 사실 일찌감치들 유치원 알아보고 그런다던데 알아보지도 않고 있는 엄마랍니다. 어쨌거나 아이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서 내년에 유치원 가자했더니..단호한 대답이 돌아와 놀랐지요.



"아니, 집에서 엄마랑놀거예요."

"왜? 유치원 가면 친구도 많고 좋잖아."

"포크레인도 뺏기잖아요."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습니다. 밖에 나갈때 갖고 나가지 말라는 뜻으로 형아들이 달라고 하면 어떡해? 하고 말해놨더니 이런 부작용이 생겨버렸네요. 한동안 단호한 아이의 뜻을 꺽을 수 없어서 친구와 우정에 관한 그림책을 주로 읽어주면서 아이의 반응을 살펴봤는데 책의 효과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가 많이 자란 것인지 요즘은 친구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아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서울에서부터 내려온 엄마 친구들 딸들도 두명이나 우리 아이와 동갑이어서 모두들 한데 어우러져 노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기만 했구요. 낯 가릴 줄 알았는데 같이 뛰놀며 금새 친해지더라구요. 나중엔 친구라고 찾기도 하구요. 그리고 얼마전부터 시작한 요미요미 수업에서도 두 명의 여자친구들과 수업을 하다보니 친구의 개념이 명확히 자리잡혀가고 있는 것 같아요. 모 레스토랑의 놀이방을 보더니 아이가 처음으로 말했답니다. " 친구들이랑 가서 놀래요."라구요. 예전 같으면 놀고 싶어도 다른아이들이 있으면 들어가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는 남자아이 둘이 노는 걸 보고 자기도 같이 어울려놀겠답니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것을 엄마가 괜한 걱정을 잠시 했었나봅니다.

참. 오스카와 릴리 이야기는 언제 해줄거냐구요? 내 정신 좀 봐.


릴리에게는 무척 많은 장난감이 있어요. 장난감들을 갖고 놀려니 재미없고 지루한 생각이 들어 친구 오스카를 찾아 나섭니다. 그러다 숲에서 별 모양이 달린 예쁜 요술 지팡이를 발견하지요. 오스카도 이내 만나게 되구요. 뭘 달라고 소원을 빌까 궁리하다가 빌려달라는 오스카와 실랑이를 하다가 그만 요술지팡이가 뚝~ 부러지고 말았어요. 너무너무 화가난 릴리는 오스카에게 다신 같이 안 놀겠다는 선언을 하고 돌아오지요.


선물에 더 큰 선물을 얹어 줄 수 있는 요술지팡이 (사실 요술 지팡이는 아니겠지만 유아들에게는 정말 요술공주의 마법 지팡이로 느껴졌을 수도 있으니 어마어마한 일이지요. )와 소중한 우정을 이어온 친구, 릴리는 그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책의 결말을 보면서 어른보다 큰 아이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진짜 요술지팡이였으면 어른들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싶어서요.

귀여운 릴리와 오스카처럼 소박한 소망을 빌지도 않았을테고, 로또 1등이나 세계 일주 등 거창하고도 원대한 소망 등을 펼쳐놓았겠지요.

그리고 그 앞에서 친구와의 우정을 가늠해야한다면 아이들처럼 순수하게 선택하기가, 그리고 사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동심을 유지한 어른들이라면 충분히 릴리와 오스카처럼 해결했겠지만 말입니다.




요술지팡이는 아니지만 자기 포크레인을 친구들이 가져갈까봐 걱정했던 우리 아들, 이 책을 읽으며 장난감보다 더 소중한 존재를 깨닫지 않았을까 싶어요. 친구와 같이 공차기 하고, 뜀박질하고, 미끄럼틀 타는게 혼자 타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것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기에 말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