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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바꾸려 하지 말고 긍정으로 교감하라 - 엄마가 폭발하지 않고 아이와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는 법 ㅣ 자녀 양육 시리즈 7
매리 S. 커신카 지음, 이상원 옮김 / 물푸레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34개월인 우리 아들은 어릴적부터 신중하고 조심성이 많은 편이었다. 일부 어른들은 소심하고, 겁이 많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그런 표현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에게도 우리 아들은 신중하니까..하고 늘 말해주고 있다. 이 책은 그런 내 마인드와 일맥상통하는 그런 이야기여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 흔히 아이들이 쌀 등 처음 보는 사물이 눈앞에 놓이면 선뜻 손부터 넣어 만지려 들겠지만 우리 아기는 어렸을적부터 한참을 먼저 살펴보고 안전하다고 확신이 든 후에 조심스레 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지지 않아, 낯가림이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지는걸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조금 낯이 익었다 싶으면 무척이나 잘 지내고, 또 자신을 아껴주는 가족들과 함께 하면 하루 온종일을 온통 행복한 목소리와 애교로 함께 하며 모두를 기뻐하는 양가 집안의 재롱둥이여서 부족함 없는 사랑에 아이가 밝게 자라고 있다 믿고 있다.
다만 한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아이의 사회성이었다.
어렸을적부터 워낙 둥글둥글 잘 웃는 성격이라 날 닮아 외향적인가 했는데 클수록 아빠처럼 좀 내성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의 테스트 결과도 엄마는 정말 완벽한 외향적 성격으로 나오고, 아기는 아직 더 지켜봐야알겠지만 양쪽을 모두 타고 났으나,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쉬 풀어지지 않는 건 사실이다. 거기엔 엄마의 주의도 한몫을 했다. 어린 아이에게 그런 선입견을 심어주고 싶지는 않았는데, 낯가림이 없어진 후 어른들을 마구 좋아하고 따르다보면, 나쁜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유아들을 유괴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하여 (그런 육아서를 제법 많이 읽고) 아직 어린 나이지만, 누가 같이 가자고 하면 낯선 사람을 절대 따라가면 안된다고 단단히 일러두었기 때문이었다. 안 그래도 경계심을 풀기 어려운데 엄마의 이야기는 아마 쐐기를 단단히 박게된 계기가 되었으리라.
아기가 낯선 환경을 싫어해 문화센터도 다니다 말았고, 어린이집에 보낼 생각도 못했다.
그러다 30개월이 넘은 요즘 소수정원의 미술놀이 등을 공개수업으로 진행시켜보니 처음 만나는 아이들과도 제법 잘 어울리고 친구라며 잘 노는 모습이 새롭게 포착되어 드디어 아이의 사회성도 발달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꼈다.
책에는 남들보다 "좀더" 강한 기질을 드러내는 아이들을 활력이 넘치는 아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외향성이 짙은 아이만 표현하는게 아니라, 고집이 세고, 격렬하고, 예민하고 지각능력이 뛰어나고 적응이 더딘 그 모든 성향들을 한데 아우르는 말이 활력이 넘치는 아이이다. 내가 점수를 좀 보통에 많이 두고 평가를 해서인지 몰라도 우리 아이의 경우에도 활력이 넘치는 아이 초기 정도로 나왔다.
평소에는 잘 웃고 기분이 좋다가 아주 가끔 별 일 아닌 일로 고집을 피우고, 심하게 떼를 쓰며 울때가 있었다. 아이가 하자는 대로 할아버지댁에 갔는데, 도착하니 안 들어가겠다 울고불고 떼쓰고 유모차에서도 안내리려고 해서.. 결국 다시 길을 돌아와야했던 것. 얼마전 한 며칠을 그렇게 했던 것 같다. 사랑하는 가족들, (엄마 아빠를 제외한 할머니, 할아버지 등)에게도 싫어요 미워요 등, 처음으로 부정적인 표현을 하고, 예전의 사랑스러운 아이는 어디로 갔나 했지만 곧 돌아올거라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던 내게..기적처럼 아이는 원래대로 돌아왔다. 할아버지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안해요 보다는 웃음과 사랑을 표현하는 귀여운 왕자님으로 말이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요점은 그것이다. 우리 아이에게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아주지 말 것.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아이는 그 꼬리표처럼 행동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엄마도 아이도 더욱 힘들어지고..이왕 같은 기질을 표현할 거라면, 긍정적인 꼬리표로 바꾸어 달아줌으로써, 엄마가 느끼기에도 발전성이 있는 아이처럼 느끼게 되고, 아이 또한 긍정적으로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느끼게 되면 그에 맞는 칭찬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예측불가능한'은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으로' 불안한'은 '조심스러운'으로 '까다로운'은 '신중하게 선택하는'
등으로 꼬리표를 바꾸어주는 것.
"누군가 우리 아들이 정신없이 소란스러운 아이라고 말하면 저는 감정이 워낙 풍부해서 그렇다고 대답하지요. 그러면 상대는 잠시 움찔하지만 몇 분만 지나면 제 말이 맞다고 동의하더라구요. 몇 번 제가 그 말을 하고 나자 아이 할머니도 '얘, 네 풍부한 감정이 다시 나타나는 구나. 음악을 틀고 함께 노랠르 좀 불러볼까' 라고 말씀하시게 되더군요."
남들이 당신 아이에게 상처 주는 꼬리표를 붙이도록 내버려두지 말자. 아이의 잠재력을 반영하는 표현으로 당신이 그 꼬리표를 바꿔주면 된다. 싸울 필요는 없다. 긍정적인 어휘로 상대의 생각을 살짝만 바꿔보자. 43p
전체의 10~15%를 차지한다는 활력이 넘치는 아이. 우리 아이가 정확히 그 범주에 들어가는 것같지는 않지만 ( 책 내용에 맞추어 볼때) 육아에 임하는 엄마의 성향을 깨닫고, 피드백이 필요한 엄마라는 사실, 그럼으로 내가 먼저 즐거워야 아이육아 또한 즐거울수 있다는 사실들을 깨달을 수 있어서 고마운 책이었다. 아이가 가진 성향이나 성격이 엄마의 탓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를 비롯해 꽤 많은 부모들이 자신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객관적인 느낌으로 아이를 분석하고 성향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리고 긍정적인 꼬리표로 아이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면서 즐거운 육아를 하게 되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골자가 아니었나 싶다.
활력이 넘쳐나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세요.
보통 아이들보다 '좀더' 활력이 넘쳐나는 기질을 지닌 당신의 아이는 '좀더' 많은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입니다. 48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