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시교 - 전 세계 학부모를 열광시킨 동양식 자녀교육법
인젠리 지음, 김락준 옮김 / 팝콘북스(다산북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또다른 동양식 자녀교육법 책을 읽었다. 다른 중국인 엄마가 쓴 책이었는데, 그 책에서는 지나치게 아이를 억압하고 주입식 교육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식 교육법은 다 이렇게 치열하게 하는 방식인가 싶었다. 그래서 거의 500여 페이지 가까운 이 책을 받아들었을때, 내심 걱정이 앞섰다. 엄마들이 손으로 베껴가며 돌려보던 바로 그 책이라는 말에 힘입어 선택한 책이었는데, 또 그렇게 주입식 교육만 강요하는 책이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말이다.

 

소설로 쳐도 아주 두꺼운 그런 책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쉽게 몰입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34개월 아기를 키우면서, 제법 많은 육아서를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허공에 대고 떠드는 말들이 아닌 실제로 자기 딸을 키워본 (더군다나 그녀는 두 차례의 월반을 하고, 0.2% 이내에 드는 엄청난 수재로 명문 대학에 두군데나 합격을 했다.) 경험과 10여년의 교육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살아있는 조언이 가득 담긴 육아서를 펼쳐내었다. 그녀를 가르친 교대 교수님조차도 놀랄 정도로 그녀의 글에는 깊이와 힘이 있었다. 3년동안 220만부 넘게 팔렸다는 숫자를 차치하고라도 당장 읽는 내가 몰입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였다.

 

아직 어린 내 아기. 하지만 지금 내가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만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바른 인성을 키우며 공부에 대한 거부감과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키워낼 수 있을까?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상세한 그녀의 답변이 육아 일기처럼 펼쳐진다.

 

남자 아이임에도 성격이 유순하여 누구를 때리거나 괴롭히지 않고, 잘 웃고 벙글벙글한 성격을 타고난 우리 아들, 워낙 양가 부모님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 자란 터라 사랑을 받는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생각을 하였다. 비교 대상인 다른 조카들도 아직 없고, 친구들을 만날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도 거의 다니지 않아 친구도 아직은 엄마 친구 딸 하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회성 문제로 유치원 보낼일이 걱정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조심스레 아이의 육아 방향을 바로 세워가도 좋을 것 같았다.

 

어른들은 아이를 놀리고 아이가 우는 것을 보고 즐거워한다. 특히 연세 있으신 분들이 그런 행동을 종종 하셨다.

얼마전 코스트코에 다녀오는데, 반대방향 에스컬레이터로 지나가던 가족이 보였다. 5살 정도의 여아가 카트 손잡이를 꼭 잡고 유아석에 앉아있으니 할아버지가 자꾸만 장난으로 아이 손을 떼내어 괜찮다고 하시며 웃었다. 에스컬레이터 위의 카트에 앉아있던 아이는 안 그대로 몸의 중심이 잡히지 않아 두려운 마음에 손잡이에 의지하고 있었는데 짖궂은 할아버지의 장난에 공포감이 들어 급기야 울고 말았다. 가까이 엄마와 다른 식구들이 있어도 할아버지의 그런 장난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책에는 아이를 놀리지 않는다라는 파트가 있다.

아이를 놀리는 것은 어른이 유리한 위치에서 아이의 유치함을 이용하고 일부러아이가 잘못을 저지르고 울고 두려워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른은 그저 즐겁기 위해서 놀리지만 아이는 수치심을 느끼고 걱정과 실의에 빠진다. ..아이에 관한 일 중에 사소한 일은 없다. 부모의 눈에는 사소한 일로 보이지만 아이에게는 큰일이다. 30p

 

의자 아프지않게 쓰다듬기도 놀라운 부분이었다.

사실 걸음마 초기 단계에 아이가 넘어지거나 다쳤을때 할머니께서 떼이~ 하면서 바닥을 혼내시자 아이가 울음을 그쳐서 나도 그 방식을 따라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넘어지면 아주 당연하게 바닥이나 의자, 미끄럼틀등을 때려주는게 고정일과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아기는 울지 않지만, 무생물을 대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어른과 다르다는것, 아이들 눈에는 인형이나 책상 등도 하나의 중요한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그렇게 때려주는 것은 일종의 보복행위로 나쁜 육아법이라 한다. 초보 엄마는 그리고 아이들을 많이 길러보신 어른들께서도 자주 범하는 우가아닐 수 없었다. 위엔위엔, 저자의 딸이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고, 어린 아이라도 어려서부터 제대로 배운 습관이 바르게 인성으로 연결되어 많은 친구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로 자라났음을 알게 되었을때 지금의 육아 방식을 좀 바꿔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직은 어린 아이를 두어서 아이를 아이답게 대한다라는 파트에 가장 관심이 갔지만, 곧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될 것이고 공부는 아이와 엄마의 질기고 질긴 줄다리기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옆에서 끼고 가르치는게 능사는 아닐터인데 어린 아이에게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한다는 것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일 것인가. 이 책에는 공부 습관을 들이는 방식에 대해서도 잘 나와 있다. 딱딱한 육아서라기 보다 조근조근조용한 말투 속에 강한 힘이 담겨있는, 작지만 큰 차이로 아이를 훌륭하게 키워낸 엄마의 성공담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번 보고 덮어둘 책이 아니라 옆에 두고 계속해서 참고할 그런 육아서로 적합한 그런 책으로 인재시교를 만났다. 올바른 육아서적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이 책으로 많은 것을 배울 생각에 기분이 살짝 들뜨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