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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넨이 있는 바느질 살롱 - 기분 좋은 내추럴 생활 소품 만들기 ㅣ 행복한 손놀이
김미지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예쁘장한 소품을 무척 좋아하는 동생이 제법 비싸보이는 가위를 사주었다. 바느질에 쓰이는 가위라면서.. 이 책과 너무나 잘 어울려 꺼내들고 보니, 책 표지와 내용에도 많이 등장하는 "실밥 가위"였다. 물론 디자인은 각각 다양하지만 말이다. 선물받은지는 벌써 몇달째인데, 정작 간단한 바느질 후 실밥 자를때에는 이 가위가 아닌 일반 막가위를 쓰곤했다. 그러다 예쁜 리넨 바느질 책을 보자 너무 잘 어울리는 가위라 꺼내들었던 것.
가위만 동생에게 받은 것이고, 곰돌이모양, 꽃 모양 등의 어여쁜 나무 단추들은 책에 들어있던 것으로 초판 한정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게을러서 무척 실천하기 어려운 삶이긴 해도 부러워하고 동경하는 삶은 있다.
오후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티테이블에 앉아 카페보다도 예쁘게 테이블 세팅을 마치고, 차와 다과를 즐기는 와이브로거들의 여유로운 삶, 물론 그 준비과정이 여유롭지는 않겠지만 사진 속 그 멋드러진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비싼 찻잔세트도 한몫할 수 있겠지만, 오후의 티타임을 한결 더 돋보이게 만드는 것들은 간결해보이면서도 깔끔한 멋이 두드러지는 티 매트와 같은 리넨 소품이었다. 사실 작가도 열두달의 홍차라는 책을 낼 정도로 홍차 마니아였는데 바느질을 좋아하지 않던 그녀가 단지 티웨어를 만들기 위해 천과 바늘을 집어들게 된 계기였다고 한다.
어쩐지 내가 만드는 것들은 학창 시절 가사 시간에 만들었던 것처럼 조잡한 결과가 나올 것만 같아서 (사실 그 이후 바느질 솜씨가 더이상 진보할 수 없는 것이 연습을 할 일이 없었다. 구멍난 양말이나 옷 꿰매기 등의 간단한 바느질만 하다보니 뭔가를 작업해 만들어낸다는것이 머나먼 일로 느껴졌다.) 쉬 도전할 생각을 못했다. 더욱이 바느질은 더더욱 하기 싫다는 여동생은 예쁜 티 타임 세트를 나무로 된 제품과 리넨 소품등을 따로 구입을 할 정도로 열을 올렸으나 만들 생각은 더욱 하질 않았다. 그러다 호기심에 읽게 된 리넨이 있는 바느질 살롱.
레이스는 더욱 해보지 않은 분야라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대부분의 리넨으로 만든 제품들은 어려워보이지만 그래도 손수 만든 정성이 예뻐서라도 더욱 애착을 갖게될 소장품으로 느껴졌다. 요리도 그렇겠지만 바느질 역시 작가의 솜씨라 그런지 보기도 너무 좋고, 따라 만들고싶은 욕구를 확확 불러일으킨다.
아기자기 예쁜 것들을 좋아했던 여학생 시절을 지나 이제는 좀더 실용적인 것 등을 찾는 아기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예쁜 리넨 소품들을 보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사춘기 소녀의 심정으로 되돌아간 기분이랄까? 너무 오래 안해 굳어버린 손이지만, 삐뚤빼뚤이라도 시작해보고픈 마음이 들게 한다. 아, 그러고보니 바느질을 영 손놓은 것은 아니었던게 아이를 가졌을때 태교목적으로 흑백, 컬러 모빌과 배냇저고리 세트를 만든적이 있었다. 손수 만들었다는 기쁨에 더욱 애착이 가는 물건들이었는데 다시 또 그때의 흥분을 되살리고픈 생각이 든다.
책을 좋아하다보니 북커버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판매되는 북커버가 아닌 직접 만든 북커버를 책을 사랑하는 좋은 언니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소박한 꿈을 가지면서 다른 바느질 이야기들도 살펴본다. 통장지갑, 카드 지갑 등도 막상 구입하려면 값만 비싸고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리넨 제품은 정말 돋보이게 예쁘면서도 나만의 독창적인 제품이라 더욱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부엌을 가득 메우는 티코스터부터 티매트 등 키친 파트는 작가의 홍차 사랑이 가득한 코너였다. 런던여행을 다녀온 분께 티 타월이라는 것을 처음 선물 받고서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몰라 한참을 방황했던 나같은 생초짜는 티매트 외에도 이렇게 다양한 리넨 소품들이 티웨어로 쓰일수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움이었다.
피크닉 매트는 보통날의 카메라파우치와 더불어 사실 가장 필요한 소품이었다. 돗자리가 있기는 하되 어여쁜 돗자리가 없어서 아이 피부에도 좋을 리넨으로 된 매트를 만들면 피크닉이 더욱 즐거워질것같았다. 그리고 필요이상으로 너무 큰 카메라 가방을 두고, 맞춤형 파우치를 만들어 들고 다니면 가방안에서 지금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소중한 카메라에게 미안한 마음이 줄어들 것 같고, 사진도 지금보다 훨씬 더 예쁘게 잘 나올 것 같다. 내가 사진을 잘 못 찍는건 혹시 내 카메라가 나의 소홀한 취급에 화가 났기 때문은 아닐까?
지루했던 가사시간과 달리 일상 생활에서 너무 행복한 기쁨을 줄 것 같은 리넨이 있는 바느질 살롱.
책 뒷면에 소개된 것처럼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쉬운 상세한 과정 일러스트와 사진,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유용한 팁, 실물본과 수놓는 방법, 자수와 패턴 도안 등이 바느질을 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는 것 같았다.
직접 만들어 쓸수 있고 만든 것을 하는 즐거움까지 선사할 수 있는 행복한 책, 행복한 손놀이로 일상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