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쥐네 집은 누가 지킬까? ㅣ 아라미 사회 동화 5
치사토 타시로 글, 케이트 웨스터런드 그림, 박선주 옮김 / 아라미 / 2011년 5월
치사토 타시로의 따뜻한 생쥐 그림들이 세계 일러스트 거장전에 출품된 작품들이었다네요. 직접 다녀오신 분들의 후기 또한 무척이나 좋았구요 전시회를 가보지는 못했지만, 작품들이 하나하나 그림책의 명장면으로 거듭난 동화, 생쥐네 집은 누가 지킬까?에서 직접 그림들을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표지서부터 따뜻한 그림, 하지만 생쥐들의 이야기에 들어가면서 그들이 만들어낸 창의적이고 따뜻한 너무나 멋진 집을 보면서 어릴적 정말 무한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그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기분이 정말 너무 좋아지는 그런 그림책이었어요.
아라미 출판사의 책을 예전에 <충치괴물들의 파티: http://melaney.blog.me/50100117115>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꽤 만족스러운 그림책이었고,게다가 이번 그림책은 그림 하나하나가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미리 접하면서 보게 되니 더욱 기대감이 높아진 책이었지요.
털 색깔도 성격도 판이하게 다른 다섯마리의 생쥐 구레, 치비, 타로, 쿠로, 시로.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고 성격까지 표현을 하면서 주인공 하나하나에 애정을 담고 있는 작가의 마음이 돋보입니다. 참 그림은 치사토 타시로지만 글은 케이트 웨스터런드네요. 글도 참 재미났는데 그림이 너무 좋아서 보고 또 보게 되는 책이었어요. 느낌은 상당히 다르지만, 그림만으로도 소유하고 싶은 그림책이라는 생각은 '로베르토 인노첸티' 이후 처음이었네요
착한 생쥐 다섯 마리가 자꾸 무서운 일이 생기는 지하를 떠나 안전한 다른 곳을 찾아 나서기로 결정했습니다.
글밥은 조금 있는 편이었지만 그림이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볼거리가 풍성하니 아이가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는 동안 읽어줄 시간이 충분히 있더라구요. 그림이 너무 단순하거나 아이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 다 읽기도 전에 그 다음장으로 아이가 넘겨버리곤 했거든요.
여러 곳을 찾아다니다가 쿠로가 사람들이 버린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인 곳을 발견해냈습니다. 그리고 그 물건들을 이용해 근사한 집을 짓기로 하죠.
다섯마리 생쥐가 열심히 뜻을 모아 집을 짓기 시작하는데, 우와 정말 열심입니다. 친구들을 격려하기도 하고, 협동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아직 형제가 없는 우리 아들, 친구도 하나뿐이라 어울려 노는 진정한 재미를 모르는 것 같아 늘 안쓰러웠는데 힘든 일을 척척 같이 해내는 생쥐 친구들을 보니, 아이가 유치원에 가서도 좋은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고 마음도 잘 통해서 뭐든 씩씩하게 잘 해낼 수 있기를 바래게 되더라구요.
빨간 의자로 지붕을 만들고, 깨진 화분으로 빗물을 받고, 목욕탕을 만들었습니다.
좋은 집이 될 거야 멋진 집이 될거야 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집이 될거야.
생쥐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저까지 감탄하게 되었어요. 사실 아이디어가 너무너무 멋졌거든요. 진짜 생쥐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겠지만, 그들을 작은 인간으로 보고 이렇게 멋진 상상을 해냈다는게 놀랍기만 했어요 그리고 그림으로 펼쳐지니 상상이 사실이 되는 환상에 빠져듭니다.
벽시계로는 그들의 음식을 채워넣을 멋진 창고를 만들었어요. 보기만 해도 푸짐하네요. 그야말로 환상적인 보금자리가 완성됩니다.
엄마 어렸을 적에 말괄량이 삐삐라는 영화를 보면서 막무가내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삐삐가 참 이상하기도 했지만, 좋아하는 동물들과 함께 재미난 보금자리에서 사는 모습은 좀 부럽기도 했거든요. 독특하지만 본인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아늑한 보금자리, 상상이 꿈이 되는 곳, 다섯마리 생쥐 친구들은 그 꿈을 조금씩 실현해갑니다. 낮잠 자는 방을 보게 되면 부러운 마음에 모두들 입이 딱 벌어질지도 몰라요.
누구나 부러워할, 심지어 보고 있던 아기도 부러워할 그렇게 멋진 집이 완성되고 저마다 자기만의 특별한 침대 속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엄청나게 큰 소리가 들려왔어요.
야~아아~옹!
헉..생쥐들의 천적인 고양이 소리네요. 이를 어쩌지요?
열심히너무나 예쁘게 지어놓은 집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덫에 걸린 엄청나게 커다란 고양이를 보면서 생쥐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다들 혼이 빠질 듯한 모습이 되었어요.
생쥐네 집은 누가 지킬까요? 놀이시설에 전용 엘리베이터와 목욕탕까지 갖춘 멋진 집을 말입니다.
하나하나 완성되어가는 멋진 생쥐들만의 러브하우스를 보면서 아, 정말 행복한 그림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스토리 또한 빠지지 않게 훌륭한 작품이었어요. 아이들 그림책이지만 엄마까지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감동적인 책이었네요. 아이에게도 엄마가 기분이 좋아 한번이라도 더 보여주려고 자꾸만 꺼내들게 되는 책이 되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