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다는 왜 바다일까? ㅣ 동심원 18
이장근 지음,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6월
평점 :

중학교 선생님으로 재직중이신 이장근님의 시집은 청소년을 위한 시집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집 바다는 왜 바다일까?를 읽으며 역시나 편안한 그 느낌이 참 좋아서 시인님 이름을 찾아보니 같은 선생님이 쓴 작품집이었네요. 푸른 책들이 펴낸 동심원 시리즈라는 동시책 모음에서 18번째에 해당하는 동시집이랍니다. 돌고래를 타고 물안경을 쓴 어린이가 파도를 타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표지였는데 시집의 내용 역시 재미나기도 하면서 눈을 못 떼게 만드는 매력이 넘치는 동시집이었네요.
초등학교 시절 깊이있는 동시를 좋아하지 못하고, 그저 동시라면 일기장의 공백을 메워줄 산문보다 간단한 글짓기라고 편안하게 해석했답니다. 그러니 좋은 작품보다는 손쉽게 쓰여진 인스턴트 같은 동시를 써내기 바빴지요. 지금은 어디 처박혀 있는지도 모를 나의 일기장 속 동시들..

이장근님의 바다는 왜 바다일까?부터 시작해서 귀여운 아이들의 심리를 반영한 여러 동시들을 읽고 있노라면 어릴 적 내 모습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동시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그런 시들도 있네요. <집중>이 그랬답니다.
모두 같은 글씨인데 컴퓨터로 쓸때와 연필로 쓸때가 달라지네요. 그것 참..묘한 느낌을 잘 살려낸 시가 아닐 수 없었어요. 사이버 세상에 물들어가는 아쉬운 현실을 살짝 꼬집은 동시였는데 아이들도 많이 이해했을까 모르겠어요. 요즘 아이들 머리 좋고 똑똑하니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요.

<방귀>라는 동시도 참 좋았어요.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는 내 안의 방귀, 살짝 밖으로 밀어내야하는데 어떡해야 하나? 고민스러운 소녀의 마음이 잘 담겨 있습니다. 시인님은 참 여러 생각들을 하시나봐요. 내가 누군지 밝히지 말고 살짝 나가라는 방귀, 정말 소녀의 비밀을 지켜줘야하는 데 말입니다. 네살난 친구 딸이 엘리베이터를 타서 방귀를 뽕 뀌더니, 큰 소리로 "엄마 나 방귀 꼈어요."라고 말하더랍니다. 옆에 있던 아저씨 왈. " 참 솔직한 아이구나" 하고 칭찬 아닌 칭찬을 해주시니 더욱 신이 나서 "엄마 나 자꾸 방귀 뀔래요."라고 답했다 해서 전해듣고 웃은 기억이 나는데, 방귀가 뭔지, 부끄러운 것인지 잘 몰랐던 어린 우리 아이들이 어느덧 자라서 부쩍 어린이로 자라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시를 워낙 사랑하는 시인님, 사진찍을때도 김치, 치즈 하지 말고 동시~ 라고 하고 찍으라는데 그러면 정말 예쁘게 입이 모아진다나요? 한번 저도 동시~ 외치며 사진을 찍어봐야겠어요.
아이들에게 그림책처럼 편안히 다가오도록 예쁜 삽화와 더 예쁜 손글씨 제목이 돋보였던 동시집, 아이들 눈높이에 잘 맞춰 쓰여진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