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름 1 왕 암살자 연대기 시리즈 1
패트릭 로스퍼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긴 이야기의 시작은 웨이스톤 여관에서 익숙한 이야기(-그러나 우리에게는 처음 듣는..음유시인이 들려주는 전설, 혹은 영웅 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어느 무리의 이야기로 시작이 된다. 평범한 소설이라면 그 무리 중 어느 한 사람이 주인공이거나 주인공과 관련된 사람일거라 예측되지만, 놀랍게도 그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있던 여관 주인이 정체를 숨기고 속세에 묻혀 살아가던 놀라운 전설 속의 주인공이었다. 코우트라는 이름의 여관주인을 주인님이라 부르는 단짝 같은 지기가 한명 있었는데 그 이름은 배스트였고, 코우트를 도와 여관 운영을 돕고 있었다. 배스트에 대한 비밀은 책의 중반쯤에 밝혀진다.

 

스크래얼이라는 거대한 거미를 혼자 힘으로 여럿을 상대해 물리치고,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짐짓 아닌척 능청을 떤다. 그리고 끝내 정확히 알아낸 연대기작가 앞에서 그는 자신의 진정한 본모습을 장장 사흘에 걸쳐 풀어내기로 약속을 한다. 그렇게 시작된 크보스(코우트의 본명)의 이야기는 화목했던 그의 가정사와 함께 행복하게 시작되었다. 이디마 루우(일반 유랑예인에 비해 격이 높은 편이었던 )의 일원이었던 자긍심 높았던 크보스. 그는 보통 사람들에 비해 유난히 뛰어난 머리를 갖고 있었다. 아무리 어려운 것도 금새 외웠고 어려운 약기인 류트도 손쉽게 터득하였다. 그의 재능을 알아본 신비술사 벤이 그에게 수많은 지식을 사사하였고, 가장 배우고 싶었던 "바람의 이름"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지만 벤에게서 대학에 가면 수많은 장서를 접할 수 있다는 소식에 눈을 뜨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벤을 처음 만난 날, 벤은 바람을 불렀다.

 그것은 단순한 공명술이 아니었다.

이야기책에 나오는 마법이었다.

내가 무엇보다 알고 싶은 비밀스러운 마법이기도 했다.

181.182p


 

이디마 루우의 수장이자 당시 전설 등을 노래로 만들어내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던 크보스의 부모님은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거의 금단의 전설이나 다름없었던 "란레"에 대한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금단의 노래와 불러서는 안될 이름을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챈드리언들에 의한 끔찍한 살해를 당하고 만다. 란레. 누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았던 그 이름.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은 크보스는 영리했지만 자신을 지킬 힘이 미약해서 끝없는 나락과도 같은 고통을 수년간 경험하게 되었다. 아이엄마다 보니, 아이가 겪는 고통이 너무나 끔찍하게 느껴져서 괴로운 마음을 겪어야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영웅은 더이상 없다. 현재의 그가 있기까지, 아니 여관에 몸을 숨기기전까지 대활약을 펼쳤던, 심지어 왕의 암살자라는 이름까지 붙은 크보스가 되기까지 그가 겪어야 했던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과 어린 아이의 한계를 넘어선 고생은 비극 속에서 갈고 닦아 수양해야 하는 노력형 영웅의 면모를 보여준다.

소설 속에 액자식으로 들어가있는 테일루, 란레 등의 신화같은 이야기들은 당시 구전되어 떠도는 노래에 끊임없이 등장을 하면서도 절대 현실과 동떨어진 일이 아님을 (실제로 챈드리언이 존재함을 보았고, 그들에 의해 부모가 살해당한 모습까지 목격하였으니 말이다.) 보여주고 있다. 1편에서는 아직 맛보기처럼 란레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만 살짝 드러났을뿐, 크보스의 진정한 이야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가 앞으로 어떤 일을 겪고, 어떻게 강인해져 가는지.. 까지의 과정이 언급되었을뿐..

 

1권과 2권까지의 이야기인줄 알았던 이 환타지 소설은 장장 9권 정도의 시리즈로 구성될 듯 하였다.

바람의 이름이라는 1부만 해도 3권까지 있었고, 그 이후 2부 현자의 두려움과 3부 돌의 문이 예정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이 책이 작가의 최초 데뷔작이라는데 뉴욕 타임스 등의 미국내 수많은 언론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7년여의 장시간의 집필 끝에 완성된 바람의 이름은 그가 대학졸업 2개월을 앞두고 완성한 작품이라 하였다.

겨울이 긴 날씨에 케이블 티브이도 나오지 않는 집에서 책을 읽고 쓸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했던 지라 더욱 집필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던 패트릭 로스퍼스.

그는 책에 나온 신비술사처럼 실제로 지하실에서 연금술을 연마하기도 하는 특이함을 보이기도 하였다. 진정 소설 속 주인공을 사랑하는 듯, 그에게 투영된 최고의 두뇌를 자랑하는 크보스의 존재는 어떤 모습으로 2권에서 활약을 펼치기 시작할지 정말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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