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된다는 건 작은 돛단배 12
크리스타 켐프터 글, 프라우케 벨딘 그림, 김영민 옮김 / 책단배 / 2011년 5월
품절


어렸을 적부터 형제 자매, 혹은 사촌 등이 많아 자주 만날 기회가 있거나, 엄마 친구 아이들이라도 비슷한 어린 또래 친구들을 자주 만났더라면 친구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을텐데.. 우리 아기는 아직 가까운 친척아이가 하나도 없고, 엄마친구 딸도 딱 한명만 집근처에 살아서 (다른 친구들은 또래기는 한데 다들 서울에 살아서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딱 한 친구만 사귀게 되어 친구의 중요성을 잊고 사는게 요즘 엄마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어린이집을 안보내고 집에서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처음에 또래 아이들에게 보였던 관심이 적어지고 어른들과 어울려 관심받기를 더 좋아하고 있다. 물론 한 단면만 바라본 것일수도 있으니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아직 친구들을 접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만날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친구와 우정에 관련된 그림책들을 골라 읽어주었는데, 어렸을적보다 요즘이 약간 반항기라 그런지 쉽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 같아 걱정이었다. 직접 부딪혀 보는게 좋겠지만 게으른 엄마덕에 아직 뭔가를 시도하지를 못했다. 친구들을 하나하나씩 만나게될때를 대비하여 또래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이가 좋은 그림책을 많이 읽도록 엄마는 오늘도 책을 찾는다.



그렇게 만나게 된 <친구가 된다는건.>


이 책은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의 책으로 독일 출신의 작가들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 어른 책이 글의 중요성이 압도적이라면 아이들에게는 아직 글을 모를때라 그런지 그림의 섬세하고 따뜻한 느낌이 무척이나 크게 다가올듯 하였다. 나역시도 어릴적 읽었던 그림들을 통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꽃피웠던 생각이 나니 말이다. 이 책은 내용도 좋지만 그림이 너무나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다. 곰과 토끼의 보들보들한 털까지 생생하게 묘사한 색상 표현도 딱 적합한 것 같았다.


같은 집의 일층에는 토끼가, 이층에는 곰이 살고 있었다. 한집에 살고 있었으니 당연히 친한 친구라 생각했는데 둘은 참 많이도 다르다.

털털하고 여유로운 곰에 비해 토끼는 아주 깔끔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이라 정리정돈 안되고 시간 개념이 명확치 않은 곰을 못마땅해 한다.

처음에는 비오는날 유난히 곰에게 떽떽거리는 토끼를 보고 아니, 왜 이렇게까지 심하게 굴까?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몇번씩 다시 읽다보니, 어쩐지 토끼는 바가지 긁는 내 모습 같았고 곰은 휴일에 쉬고 싶은 신랑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물론 내 평소 모습은 곰에 가깝지만..


책 속에서 깔끔한 성격의 토끼가 실내화마저도 돌아다니면서 자연히 바닥을 청소할 수 있는 걸레 슬리퍼 같은 것을 신고 있어서 그런 그림 하나하나를 발견하는 재미가 또 남달랐다. 또 자동차가 바위에 걸려 멈추는 순간에 토끼가 미사일 발사하듯 튕겨나가는 장면은 어찌나 웃기던지.. 그림을 잘 그리는 작가의 그림책을 본다는것은 보는 이들에게는 정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었다.



같은 일이라도 둥글둥글 원만하게 넘어가려는 곰의 여유로운 모습이 대부분의 남성을 생각나게 한게 아니었나 싶다.

어린 아이들 또한 깔끔함이 몸에 배어있는 친구서부터 다소 털털하더라도 시원시원하게 성격좋은 그런 아이들까지 아주 다양한 성향의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내 친구가 나와 조금 다르다고 해서 내 기분대로 친구에게 화를 내고, 신경질을 부린다면 모두의 기분이 나빠지고, 결국 다시 그 친구와 어울리는 일이 어색하게 되는 법. 그래서 서로 다른 두 친구가 엇갈린 감정을 조율할겸, 기분전환을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여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친구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면 좋을텐데.. 아직 어린 아기들이라 강요하기는 힘들고 친구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보자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끔 아이가 엄마에게 요구하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이 될때, 반대로 엄마도 이렇게 하면 아기가 힘들지 않을까? 하면서 아이에게 물어보곤 했다. 대부분 수긍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도 나름 생각을 해보고 그렇다 아니다라고 표현을 해주니, 이제는 제법 대화하는 재미까지 생기는 것 같다.

친구의 존재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를 하게 되면 좋을텐데. 아직은 혼자 놀기의 재미에 푹 빠져 있는 듯, "유치원 안 가요 괜찮아요" 라고만 말을 하니 앞으로 조금씩 더 노력을 해서 아이가 친구들에 대한 호감을 키우도록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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