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 엄마와 행복한 미술 시간
바오.마리 지음 / 진선아이 / 2011년 4월
절판


잠꼬대로도 파랑 노랑을 연달아 찾고, 눈 뜨자마자 찾는 것이 크레용, 잠들기전까지 스케치북과 크레용 등을 챙기도 또 갖고 놉니다. 요즘 우리 아기, 한참 그림 삼매경에 빠져 산답니다. 처음 한동안은 엄마 아빠보고 그림 그려달라고만 하더니 요즘은 제법 자기가 그림그리는데도 재미가 붙어서 한참을 그리고 놀아요. 그러고 나서, 새로운 그림이 그리고 싶을때 또다시 엄마와 아빠에게 부탁을 한답니다. "무지개 그려주세요." "얼룩말, 코끼리, 기린 그려주세요. " (아기가 생각하는 순한 동물 3종 세트랍니다. 사자, 호랑이는 무섭다네요.) 이모가 사다준 스케치북과 연습장을 금새 다 써버려서, 코스트코에 가서 스케치북 한 묶음과 연습장 두 묶음을 사왔는데도 제법 빠른 속도로 소모해가고 있네요. 아기라 한 장을 꽉꽉 채워 그리기 보다 자기가 다 그렸다 싶으면 새 걸로 넘겨주세요. 하거나 자기가 직접 넘겨서 새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든요.

아기가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다 보니 처음 한동안은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포크레인, 너클 크레인 등만 그려줬고, 그 다음으로 동물에 관심을 갖게 하려고 엄마가 스스로 동물을 그려주기 시작했고, 요즘에는 가족 그림도 그려주고 있네요. 엄마도 아빠도 어릴적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전공은 그림이 아니었지만 어려서 낙서처럼 그림 그리는 것을 무척 좋아했어요. 둘 다 대학때 미술 쪽으로 동아리 생활을 할 정도였지요. 엄마는 마침 들어간 전공과의 미술 동아리가 유화반이라..좌절하고 금새 나왔지만요. 유화를 그려본적도 없는데, 당장 다음 달에 전시회 출품할 작품을 그려내라니 기운이 다 빠졌거든요.) 아기에게 그림 그려주는게 별일 아니라 생각했지만, 웬 걸요. 몇년 아니 거의 몇십년 가까이 (가장 열심히 그려본게 초등학생때였으니 말입니다. 그때는 정말 아가 못지않게, 매일 갱지 수십장에 볼펜으로 그림을 그렸던것같아요.) 안 그리던 그림을 생뚱맞게 그리려니, 마치 중2때 이후로 쳐보지 않은 피아노가 낯설어 손가락이 따로 놀듯이 그림도 마찬가지더라구요.


그래서 초등학교때 그렸던 말 (그때는 말을 참 좋아했어요 유니콘이라고 뿔과 날개가 달린 말을 항상 그리곤 했죠) 이 너무나 까마득히 느껴져서, 지금 제가 그리는 말은 너무 뻣뻣하고 다리도 역동적으로 그리지 않고, 거의 일자형, 통나무처럼 그려대는 통에 제 스스로가 부끄러울 지경이었답니다. 욕심만 많을뿐, 손가락이 굳어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달까요? 아빠도 마찬가지 기분이었나봅니다. 아기를 위한 그림이라 둘다 그냥 되느대로 그려준다 생각했지만 보다 더 잘 그려주면 아기도 좋아하고 좀더 나은 그림을 따라그리게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그러다 만난 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

때마침 요즘 우리 아기가 잘 그려달라고 하는 동물 그림이 가득하더라구요.

아이도 제가 이 책을 들여다보니 너무나 좋아하면서 표지도 뚫어지게 바라보고, 비행기, 거북이 아저씨 (아빠가 무천도사처럼 의인화된 거북이를 그려주자, 거북이 아저씨라고 부르면서 매번 그려달라고 합니다.) , 기차 등이 있다면서 관심을 갖습니다. 책 안에도 자기가 좋아하는 코끼리, 기린 등이 있으니 너무나 좋아하구요. 아빠도 다른 책은 잘 안보는 편인데, 이 책을 보더니 "우와. 제대로 된 커닝 페이퍼(?)가 나왔네!!" 하면서 반기더라구요.


때마침 어제 아기가 아빠에게 말을 그려달라고 하니 말 그린지 너무 오래됐다고 못 그리겠다 하길래 이 책을 얼른 갖다 주었어요.

그랬더니 보고 열심히 따라그려주길래 사진 한장 찍어봤네요. 아기도 아빠가 책 보고 그림그리는 것을 유심히 보더니, 책 속에 있는 동물들 그려달라고 말하기 시작하더라구요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원숭이도 그려달래서 아빠가 같이 그려줬어요. 엄마도 이제 아빠말대로 재미나고 유용한 커닝 페이퍼가 있어서 무척 자주 애용하게 될 것 같아요.


엄마 아빠랑 그림 그리는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요라는 표지의 아이가 하는 말. 아마 요즘 우리 아기도 그런 심정일거란 생각이 드네요.

책을 보며 소재를 찾는 아기도 귀여웠고, 아빠도 엄마도 수월하게 따라그려줄수 있어 편했답니다. 남의 그림을 따라그리는 것을 임화라고 한다고 배웠는데, 아이들은 아동화를 참고하여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네요. 남의 그림을 똑같이 따라 그리는게 무슨 효과가 있냐고 생각하겠지만 아이들은 같은 그림을 참고해도 서로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배워간답니다.


실제로 우리 아기도 엄마 아빠가 그린 포크레인을 따라 그려보지만, 매번 다른 모습으로 그려내더라구요 그리고 조금씩 형태를 갖춰가는 모습에 놀랍기도 했구요.

사계절 모습이 다른 나무의 변화와 눈이 크고 예쁜 기린과 말, 그리고 무섭지만 특징이 있는 사자와 호랑이 등 각종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따라 그리다보면 다음 장에는 주제로 그리는 그림이 나옵니다. 우리 아기같은 세돌도 안된 유아서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어요.

아직은 아기와의 그림이 주제그리기 단계에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주제 그리기 파트를 미리 살펴보니, 즐거운 명절, 병원에 가면 ,아프리카 원주민 등의 여러 주제가 주어지고, 각각의 팁(특징과 함께)을 살펴본 후에 여러 응용 그림과 친구들 작품을 통해 자기만의 그림을 그려낼 좋은 참고가 되는 것 같더라구요.


글이 많은 책이 아닌, 실제 그대로 보고 따라 그릴 수 있는 재미난 그림과 주제가 가득했던 책, 그래서 더 실용적으로 느껴졌던 고마운 그림책, 엄마는 행복한 미술 선생님으로 오늘도 엄마는 아이와 행복한 그림 삼매경에 빠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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