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섬을 품다 - 섬은 우리들 사랑의 약속
박상건 지음 / 이지북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바다'라는 말은 그 단어가 주는 울림만으로도 충분히 설레게 하는 말이다.

작년에 어린 아기와 바다에 갔을 적에 그때만 해도 말을 잘 하지 않을 때였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를 보더니, 아기가 "우와~"하는 탄성을 지르고, 이후로 바다에 관련된 영상을 볼적마다 눈을 반짝이며 "바다에 가고 싶다"라는 말을 하곤 해서 엄마는 어부지리로 아들 핑계로 바다 여행에 동참할 기회를 종종 얻게 되었다. 어린이날인 오늘도 그런 행운의 여행을 가게 되었다. 공휴일에도 출근하는 신랑 덕에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었는데, 친정 부모님께서 시골에 다녀오시면서 아기와 나를 데리고 바다 구경을 시켜 주시겠다 하신 것이었다. 아기가 하도 바다를 노래해서 여름 방학 (어머니와 여동생이 모두 선생님임)에나 갈 수 있겠거니 했는데, 아이 덕에 나도 일찌감치부터 바다구경을 하게 된 것.

 

때마침 바다를 그리며 읽고 있던 책이 이 책, "바다, 섬을 품다" 였던 지라, 햇볕 따사로운 오월의 오늘, 푸르른 바다와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를 듣고 눈요기 제대로 하고 오니 정말 숨통이 다 트이는 기분이었다. 내륙에서 살아서 그런지 바다는 상상만해도 행복해지는 그런 곳이 되고 말았다.

 

작년 여름 아버지께서 "섬 여행"을 가고 싶다 하셨는데, 섬까지는 부담스럽다 해서 가족들과 함께 (나는 아기가 어려서 몇박 몇일의여행일정에서 빠지게 되었고) 남해 일대를 자동차로 둘러보고 오시는 여정을 다녀오셨다. 이 책에는 섬만 다뤄지는게 아니라, 바닷가 마을 이야기도 담겨 있다. 아버지께서 다녀오시지 못한 섬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실 수 있을 책이었고, 또 앞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는 (들어가기 어려운 섬 뿐 아니라 자동차만으로도 갈 수 있는 포구 등의 이야기도 같이 담겨 있기에 ) 바다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책 속 사진이 너무나 수려하고 아름다워서, 이런 빛깔의 바다를 내가 본 적이 있었던가? 같은 바다라도 어쩜 이리 다른 느낌의 바다를 만났을까? 하는 작가에 대한 부러움의 마음이 들 정도였다.

 

동해안 화진포의 경우에는 너무나 유명한 드라마 가을동화의 촬영지로 준서가 은서를 업은 라스트 신을 찍은 유명한 바다라 하였다. 게다가 김일성 별장까지 있는 곳이고 (1948년부터 1950년까지 김일성 가족이 하계 휴양을 오던 곳이라한다.) 이승만, 이기붕의 별장까지 있다고 하니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길래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사람들의 별장이 몰려 있는 곳인지 이 책을 읽고 가장 궁금해지는 곳이 되었다.

 

책에는 그동안 예사로 봤던 등대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등대, 포구, 그리고 섬의 이름에 대한 역사 등등.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자연스럽게 전설과 역사를 짚고 넘어가면서 그 지역 특산물과 둘러볼 거리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책이었다. 충남에 살아서 주로 가까운 서해 바다로 놀러가곤 했는데 (대천, 무창포, 오늘은 홍원항) 매번 가는 곳이었지만 작가의 설명을 들으니 몰랐던 부분도 새로 배울 수 있었다.

무창포 해수욕장이 서해안 최초 개장한 해수욕장이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고, 바닷길이 열릴때 직접 채취할 수 있는 해산물이 너무나 다양하다는데 새삼 놀라게 되었다. 이번 여름에는 정말 엄마와 함께 조개잡이 등을 체험해봐도 재미날 것 같았다. (아기가 싫어하려나?)

 

또 바다와 섬 여행 전문가가 되었을 작가가 "가도 가도 또 가보고 싶은 섬, 사량도"라고 소개한 남해의 사량도는 얼마나 멋진 곳이길래 그토록 추천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겨울에도 늦가을 분위기와 이른 봄 분위기를 연출해주는 곳이라언제 찾아도 좋은 섬이다. 서해보다 수온이 높아 물고기 유영이 좋고 풍부한 해산물도 맛 볼 수 있다. 329p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전국의 섬과 바다를 둘러보는 그 시간이 무척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가고 싶은 곳도 꼽을 수 있었고, 가보지 못할만한 곳은 대신 아름다운 사진과 설명으로 아쉬움을 달랠수 있었다. 책을 다 덮고, 오늘 다녀온 홍원항의 바다를 떠올리며, 절경은 아니었지만 눈에 가득 담긴 푸른 물을 연상하는 이 순간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여름에는 아기가 좋아한다는 핑계로 더더욱 많은 바다를 눈과 마음에 담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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