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멍멍곰! 마음이 커지는 그림책 10
애덤 스토어 지음, 고수미 옮김 / 을파소 / 2011년 3월
절판


제목에서부터 눈치빠른 엄마들은 예상했겠지만, 그래도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유쾌하기 짝이없는 그림책, 안녕 멍멍곰이다.



사랑스러운 그림에 재치있는 말투들, 그림책이니까 가능한 설정 등이 조화롭게 어울려 어른도 아이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완성되었다.


이 책을 읽을까 다른 엄마 책을 볼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아, 정말 안 봤으면 후회했을 책이었다. 언젠가 어떤 엄마가 4살 아기와 엄마가 모두 재미나게 볼 그림책 추천해달라는 말에 고민도 않고 이 책을 추천해주었다. 누구라도 재미나게 볼 수 있기에..다만 좀 어린 아가들은 바른 걸 바르다고 이야기해야 하기에 이 책의 아이러니를 이해하는게 약간 어려울 수 있다.



아이들 그림책을 읽어주다보면 공감은 하지만, 어른 눈높이에는 재미가 없는 책도 많았는데, 이 책은 드물게 어른들마저도 너무나 큰 웃음 터뜨릴 유머가 가득한 책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동생도 이 책 보다가, 물을 뿜을 뻔 했고, 신랑 또한 너무나 재미나게 보았다. 32개월 아가눈에는 아직은 어리둥절한 모양이지만, 그래도 조금 더 크면 이 책의 진정한 재미 속에 푹 빠져들리라.



그래서 아닌 걸 아니라고 하는게 아기 눈에는 영 불편하고 이상한가 보다.



어느 날 아침, 릴리는 마당에서 아주 멋진것을 보았어요.



몸집이 커다랗고 갈색털이 북슬북슬한

다리가 네개고, 꼬리도 있고 촉촉하고 큼지막한 코까지..

바로 릴리가 늘 갖고 싶어하던.....



긴장되는 순간이 지나가고, 다음 장에는 바로 그 동물이 나타난다!


주인공 릴리가 " 멍멍이다" 하는 장면에서 우리 아이가 눈이 휘둥그레지며 "곰이야!!!" 하는 장면이 엄마에게는 더욱 웃겼다.



어쨌거나 주인공은 곰을 멍멍이인줄 알고 열심히 데리고 다니고 재미난 하루를 보낸다.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며, 키우고 싶었던 강아지가 제발로 정원에 들어온 것에 환호성을 지를 뿐이다.




곰은 스스로를 곰이라 하지만 (예를 들어 크르릉 하고 으르렁 거리며 아이를 겁주려 한다) 릴리눈엔 성질 사나운 개일 따름이었다. 목도리로 줄을 만들어 개목걸이까지 채워주고.. 곰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따라나선다. 아하하... 심지어 머리 위에 앙증맞은 리본까지 단 모습을 보고 여동생은 배꼽을 잡고 쓰러져버렸다.


게으른 멍멍이는 공원은 좋아하지만 걷기도 싫어하고 재주 부릴줄도 모르면서 긁어주는 것만 좋아한다. 하지만 엄마는 아마 주인이 있는 개일거라며 (엄마는 멍멍이를 안보신걸까? 참 궁금하다.) 주인을 찾아주어야 한다 말씀하신다. 릴리는 축처진 어깨로 포스터를 붙이고 돌아온다.



어른들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세상.

위험하고 무서운 동물인 곰이 아이의 강아지로 무사히 어울릴 수 있는 세상. 모두가 둥글게 둥글게 살아가는 세상은 그림책 속에서나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어린 아이와 사나운 곰을 같이 두는건 너무나 위험할 수 있는 일이기에..


어른이 되니 벌써 이렇게 생각의 문이 막혀버렸다. 그래도 그림책속에서 마음껏 유쾌하게 릴리와 함께 하루를 즐겨보는 것도 즐거운 시간이 되는 듯 하다. 게다가 아이들 머릿속 상상 세계에 한번 더 들어갔다 나올 수 있고 말이다.



꽉 막힌 어른들 기준으로 글을 쓴다면 이런 상상도 나오지 않았으리라.

귀여운 멍멍곰, 그리고 멍멍곰이 떠난 후에 만난 또 하나의 귀여운 동물, 즉 끝나지 않은반전까지..



책은 끝까지 유쾌하고 재미가 났다. 아마 우리 아이가 이 넌센스를 이해할때쯤이면 배꼽잡고 쓰러지며, 또또 읽어달라고 할 그런 대박북이 되리라.

지금은 엄마가 읽고 보고 또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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