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친구할래?
아순 발솔라 글.그림, 김미화 옮김 / 풀빛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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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2개월, 네살난 우리 아이에게는 친구가 딱 한 명 뿐이다.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 등을 다니지 않고, 놀이터에도 자주 데려가 놀지를 않으니 아이가 또래 아이들을 사귈 기회가 거의 없었다. 6개월 빠른 엄마 친구 딸이 집근처에 살아서 유일하게 그 친구만 편하게 만나 자주 노는 사이가 되었다. 그래도 아직은 같이 어울리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 아이가 언제고 유치원에 들어갈테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두루두루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친구와 우정에 관한 그림책들을 자주 찾게 된다. 그래서, 만나게 된 또하나의 명작, 우리 친구 할래?

 

이 책은 스페인 작가 아순 발솔라님의 작품으로 1978년에 스페인 아동문학상과 스페인 최고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맑고 투명한 수채화로 그려진 풍경과 동물들이 선명한 색채감과 더불어 눈에 띄는 작품이다 했는데 역시 최고 상을 수상한 작품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겨울잠을 자고 난 고슴도치는 주위를 둘러봐도 혼자뿐이라, 외로움을 느낀다. 토실토실한 땅딸보에 몸은 온통 가시투성이인 고슴도치.

만나는 친구마다 고슴도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도 않고 부리나케 도망을 가버린다.

삐죽삐죽 자기를 찌를 것 같은 고슴도치의 가시가 무서웠고, 가시로 자신을 위협할까 겁이 났던 것이다.

 

고슴도치의 내면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한채 그렇게 동물들은 고슴도치를 외면하고 만다. 심지어 고슴도치와 많이 닮아 기대를 했던 들쥐조차도 말이다.

 

알록달록한 꽃들과 향긋한 향기, 초록빛으로 반짝이는 풀밭과 숲에서 들려오는 천 가지 소리 숲속 어디에서든 숨바꼭질하는 노란 태양.

모든것이 정말 아름다웠고 고슴도치를 기쁘게 했지만 모두가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한 고슴도치는 그저 언제나 흐느낄 따름이었다.

 

친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에 대한 상처와 두려움. 고슴도치의 마음이 그대로 닫혀버릴까 걱정이 되었는데, 어느 화창한 날 고슴도치가 부딪힌 아주 딱딱한 무언가가 그와 그가 바라보는 세상을 변화시킨다.

 

친구딸은 우리 아기보다 뭐든 빨랐다. 말도 빠르고, 걷는 것도 당연히 빠르고.. 그리고 유치원에도 아주 일찍 (바로 올해에 )들어갔다.

또래들에 비해 뭐든 빠른 친구 딸이 또래 아가들에게 같이 놀자고 말을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 (아마도 우리 아이 또래거나 몇개월 빠를) 은 혼자 노는데 익숙해서, "아니 혼자 놀래." 하며 거절하곤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예민한 친구 딸이 유치원에서 꽤 상처를 많이 받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들은 친구가 무척이나 가슴 아파했고, 선생님이나 엄마가 나서서 어찌할 수 있는게 아니라 아이들이 크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좀더 빠른 아이가 받을 상처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친구할래? 라고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냈는데 거절당한다는 것.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외면의 가시가 아닌 마음 속이 만신창이가 되었을 고슴도치가 떠올랐다.

우리 아이도 아직은 어려서 친구보다 혼자 놀기를 더 좋아한다. 좀더 지나면 심심해서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할때가 오려는지..

어른들이 잘 놀아주어 (잘 놀아주는것도 아닌데, 암튼 주위에 있기는 하다. 예를들어 게으른 엄마인 나같은..) 그런지 몰라도 또래 친구를 자주 못 만나 그런지는 몰라도 친구의 소중함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 유치원 내년에 갈까? 라고 물어도 "집에 있을래요. 혼자 놀거야." 하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엄마도 슬며시 걱정이 되었다.

공부 자라는 바램보다도 아이가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지내고 좋은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는 아이가 되길 먼저 바라는 마음이기에 친구와 사귀는 것에 대한 두려움 걱정을 더이상 갖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상처를 준 친구들보다도 고슴도치의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본 단짝 친구를 만나게 되었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도 좋은 친구와 인연이 닿아 행복한 아이로 자라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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