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피넛 2
애덤 로스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데이비드와 앨리스 부부의 이야기가 가장 중심이 될 줄 알았는데 그에 못지않게 다른 두 형사 부부의 이야기도 꽤나 비중이 크다. 1부에서 앨리스와 데이비드에게 한없이 몰입되었다고 하면 2부의 비중은 꽤나 셰퍼드 부부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느낌이었다. 이 작품은 한나와 해스트롤까지, 세 부부의 결혼생활의 어두운 면까지 이르게 된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훌륭한 외모에 능력있는 의사였던 셰퍼드. 그는 숱한 여자들과 염문을 뿌리면서도 아내 마릴린 앞에서 당당했다.

그리고 그녀는 말없이 기다렸다. 그런 그가 어느날 수잔이라는 여자와 지독한 열애에 빠지게 되고, 아내와의 이별도 고려하게 된다. 아내가 노력하면 할수록 그는 오히려 정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가졌다.

 

마릴린은 자기 자신이나 세상에 대해서 과거 한때든 지금까지든 확실히 알고 있는 부분이 있었던 데 반해 수잔은 그 무언가를 알지 못했다. 마릴린과는 너무도 확연히 다른 점이었다. 참으로 기묘한 반전이었다. 198p

 

부부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문제. 사실 부부가 아니더라도 도저히 그 상황에 직면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것. 어느날 마릴린에게 부부문제를 상의해온 부인에게 마릴린조차 대답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였다.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것. 사람의 마음을 묶어둘 수는 없는 것이기에 기다리면서도 그 기다림의 끝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의사의 아내, 말썽쟁이지만 귀여운 아들도 있고, 뱃속에는 그들이 기다리는 아기가 또 탄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뱅글뱅글 돌던 남편도 자리를 잡아 되돌아온듯 하였는데.. 사건은 생각지 못한 순간에 일어난다.

 

데이비드의 이야기를 캐내기 위해 만난 뫼비우스라는 인물. 결혼 생활의 서로 다른 안팎의 이야기가 결국은 하나로 이어짐을 상징하는 듯한 , 이름조차 뫼비우스였던 어느 이가 그들의 이야기 속에 파고들었다. 세 부부의 이야기가 참 희한하게도 맞물려 돌아간다 했는데..앨리스와 데이비드의 첫 만남 속에 또다시 셰퍼드의 이야기가 등장해 놀라움을 주기도 하였다. 작가는 과연 어디까지 구상을 하고 어디부터 시나리오를 적어갔던 것일까?

앨프레드 히치콕의 영화감상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앨리스와 데이비드. 그 영화 가운데서도 "이창"이라는 영화는 셰퍼드 사건의 이슈화됨과 더불어 더욱 관객몰이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듯한 교수의 강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각각의 이야기가 한편의 독립적인 이야기라 해도 무난했을 , 하지만 한권의 책에서 너무나 잘 어울리는 구성으로 만나 데뷔작이라는 사실에 살짝 소름이 돋기도 했던 소설. 흥미 위주지만, 재미나다고 생각만 하기에는 다소 끔찍한 느낌도 들었던 책.

결혼이라는 제도를 중시하지 않는다 생각했던 미국의 가정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들은 결혼이라는 제도의 틀 안에서, 한없이 극한에 다다르고, 행복하지 않은 결말로 달려갔다. 극단에 이른다는 것, 소설이라 가능한 것이라 믿어도 좋은 것일까?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조금 더 믿고 헤아리면 좋을 것을..

자유를 찾아 갈망하고 달려가고픈, 그러면서도 아내에게 되돌아오고픈 남자들의 본능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좀먹고 있는게 아닌가도 싶었다.

기다린다는 것에 대한 여러 생각을 주는 글.

 

미스터 피넛은 정말 작년 한해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이 될만한 작품이었고, 올해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화제가 될법한 책이었다.

부부간의 사랑이 오래도록 평탄하길 바라며..아니 꼭 사랑으로 절절 끓지 않더라도 책의 극단에 가슴아파하며 현실에서는 좀더 이해하고 보듬어야겠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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