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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났어요, 산신령 할아버지! - 환경 이야기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0
무돌 글.그림 / 노란돼지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노란돼지의 그림책, "내 사과 누가 먹었지?" 를 아기가 너무너무 좋아해서, 노란돼지의 책이라면 먼저 호감부터 갑니다. 게다가 이 내용은 처음 만나는 산신령 할아버지를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어 기대되는 그림책이었지요. 엄마도 어려서 전설의 고향에서나 좀 만나봤고, 전래 동화에서나 읽어봤던 산신령 할아버지를 아이 그림책으로 만나니 또 새로운 느낌입니다.
이 책은요, 아이들에게 익숙한 외국 동물들에게 초점이 맞춰진게 아니라 실제 우리 숲에 살고 있던 많은 동물들,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동물들이 등장한답니다. 사실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외국의 동물인 코끼리, 기린, 사자 등이 아이들에게 더 친숙하지만 우리 숲에 살고 있는 고향과도 같은 동물들은 아니잖아요. 그 사실을 모르고 자란다는게 많이 아쉽기는 했어요 우리나라 강산을 사랑하고, 동물들까지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가득 담긴 예쁜 그림책을 만나 엄마까지 고개를 끄덕이며 재미나게 본 책이네요.
무엇보다두요. 재치있게 그려진, 그러니까 거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마냥 2등신으로 그려진 산신령 할아버지부터가 재미납니다. 눈이 쭉 찢어져도 하나도 안 무서워요. 산신각의 벽화도에 앉아계실 것 같은 할아버지가 깜짝 놀라 두 눈이 커지는 장면은 신화와 전설이 곧 현실로 튀어나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해주네요.
어린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적은 글밥인데다가 좀더 자란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는 내용을 알기에 더욱재미나게 느껴질 그런 깊이있는 그림책이었지요.
어느날 고요한 산신각에 부리나케 달려온 고라니가 "산불로 아기하늘다람쥐가 불속에 갇혔다"라는 소식을 급히 전달합니다.
깜짝 놀란 산신령 할아버지가 산동자에게 전화로 용왕 할아버지에게 연락하라고 하죠. 하하하.용왕 할아버지는 또 휴대폰으로 영상 통화를 받네요. 현대적으로 각색하니 더 재미난 동화랍니다.그림이 우리나라 민화의 느낌이 나기에 더욱 색달랐어요. 바다나 용, 물고기, 또 호랑이 등의 눈까지두요. 여태 익숙하게 봐온 그런 그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명 친숙한 그런 느낌이었어요. 고요한 절의 아름다운 단청이 생각나는 무늬와 색감이었달까요?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의 것을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느끼게 해주는 그런 책이라 너무 좋았네요.

용왕 할아버지의 부름으로 용이 비를 내리게 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예요. 우르르 쾅쾅 어떻게 천둥 번개를 내릴까요? 먹구름을 힘껏 물어 짜냈더니 비가 내리게 된 거랍니다. 엄마는 그 장면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용이 콱 깨물어버린 먹구름..많이 아팠겠지요? 덕분에 귀여운 아기 하늘 다람쥐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답니다.
뉴스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산불. 조금만 더 주의하면 산불을 예방할 수 있는데, 순간의 부주의 혹은 작은 불씨 하나가 원인이 되어 산 전체가 민둥산이 되어버리는 처참한 결과를 낳기도 하지요. 사람들도 그렇지만, 대피 못한 동물들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대피한다고 해도 안 그래도 적은 터전을 잃어버린 동물들에게는 살아갈 힘이 막막해지는게 사실일 거예요. 멸종 위기에 닥친 우리 자연의 많은 동물들, 그들을 아끼고 보살피는 마음이 산신령 할아버지에게서 우리 아이들 마음 속으로 전해져올 수 있길 바라게 되는 그림책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