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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즐기고 내일을 꿈꾸다 - 파이브툴 플레이어 추신수가 꿈을 향해 가는 다섯 가지 방법
추신수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야구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운동 경기에 관심이 없는지라 내가 운동 경기를 관람할때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이 진행중일 때 뿐이었다. 이런 취향이다보니 아는 운동선수 이름들은 뉴스나 각종 매체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아주 유명한 선수들 이름이 대부분이다. 그 중 최근에 유난히 내 귀에 많이 들린 이름 하나가 바로 메이저리거 추신수선수였다. 내가 이름을 알 정도면 정말 유명한 선수임에 틀림없는데 정작 그에 대해서 아는 건 야구선수라는 사실 하나 뿐이었고, 책을 좋아해 많이 들락거리는 인터넷 서점 등에서 화제의 신간으로 자리 자은 그의 자서전을 보자 어떤 내용일지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미국에 와서 남다른 문화를 겪었고 연륜이 쌓여가다 보니 이기는 것에 대한 생각이 어릴때와는 많이 바뀌었다.
이기는 것만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던 어린 날의 나는 그런 근성을 뛰어넘어 즐기는 야구에 몸을 담근 성숙한 자세를 배우게 됐다.
95p
MLB 사상 동양인 최초 타율 3할 이상, 20-20 클럽 두 해 연속 달성. 엄청난 결과일텐데도 그 수준을 헤아리기가 힘든 야구 문외한으로서는 큰 감흥이 오지는 않았다. 다만, 그가 몸을 담근 메이저리그라는 무대가 보통의 무대가 아니라는 것만 어렴풋이 감을 잡았을 뿐이었다. 운동을 하기에는 체구가 작은 편이라 불리한 조건이었음에도 어려서부터 엄청난 끈기와 열정, 게다가 물심양면으로 뒷받침해주시는 부모님의 덕으로 그는 오직 연습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한다. 그리고 최고를 지향하는 그의 목표가 있기에 운동 모범 선수로써의 이미지가 확고하게 굳어져 선배님들과의 도망 사건때에도 그만 배려가 되어 빠질 수 있었다 했다. 오히려 참가하겠다는 그를 선배들이 극구 만류했다는 것이다.
어디서나 진심은 통한다는 것이었는데 그의 노력은 정말 보통 사람이 해내기 힘든 것이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고교 때 스카우트되어 미국의 루키 리그부터 시작을 하게 되었다. 가장 아래 단계인 루키 리그의 선수들 실력과 열정을 보고 한국 고교 최고의 선수였던 그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기는 야구가 아닌 즐기는 야구를 하는 선수들을 이기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우리 또한 일을 정말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당해내기는 힘들다. 그는 야구를 통해 모든 진리를 깨닫는 듯 했다. 미국의 대부분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기에 중도에 탈락하거나 부상을 당해도 변호사 공부를 해서 성공하거나 하는 사례가 종종 보이는 것과 달리 한국 선수들은 학업을 배제하고 훈련에만 몰두하니 운동에서 성공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하였다. 갈 곳 없는 절벽에 선 느낌. 그가 미국 선수들을 보며느낀 감정은 그런 느낌도 있었으리라.
최고로 해줄 테니 나도 최고가 되었으면 하는 아버지 나름의 강한 훈련 철학이 있었고 그 배경에는 나를 살아남게하려는 마음이 컸을 것이다.
공부를 했다면 1등을 하면 1등을 하는 대로, 10등을 하면 10등을 하는 대로 나름의 위치에서 그 자리에 맞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운동은 다르다는 것이 아버지의 생각이었다.
운동은 2등조차 알아주지 않는다.
위로 올라갈수록 선수의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피라미드형의 생존 구조에서 등수가 떨어진다는 것은
돈을 더 벌고 덜 버는 문제가 아니라 운동 선수로 생명을 유지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이다.
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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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동을 못 하는 까닭에 운동쪽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운동으로 대성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의 말 마따나 정말 최고가 아니면 힘든 위치가 바로 그 위치였기에 운동을 어느 정도 하는 실력이라도 감히 도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의 책에는 한가지 재능이 아닌 다양한 재능을 가진 야구 선수의 상징인 파이브 툴 플레이어로 뽑힌 그의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다. 못 알아듣는 전문 용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야구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자세가 투영된 이야기이고, 또 그를 사랑하고 최고로 뒷받침해주신 부모님과 형을 위해 희생한 아름다운 동생의 이야기, 그리고 인생의 전부였던 야구를 잠시 잊게 만드는 재주를 지닌 아내와 귀여운 두 아들의 이야기까지 담겨 있어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조금씩 자리잡아가는 기특한 동생은 지난 번 미국에 돌아가는 길에 배웅을 나와
"형 이제 몸 다치지 말고 조심히 야구해, 힘 없어지면 내가 먹여 살릴 수 있으니까"라고 듬직한 이야기까지 해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127p
작은 삼촌이 작은 탱크로 불리우는 유명한 야구 선수라 하였다. 삼촌을 보고 어려서부터 키워왔던 야구선수의 꿈, 최고의 제품을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다 주셨던 아버지와 매일같이 유니폼을 빨아 다려주시고, 스파이크를 매일 빨아 드라이로 보송보송하게 말려주셨던 , 운동장에 항상 와 계셨던 어머니의 지극 정성이 있었기에 그는 흔들리지 않고 연습할 수 있었던 듯 싶다. 그의 이야기는 책 안에 가득했다. 어느 자리에서나 그만큼만 노력한다면, 4시반에 일어나 연습을 하고, 남들이 오기 전에 모든 준비를 마쳐 놓는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면 성공은 곧 그 사람의 손에 잡힐 수 밖에 없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