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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사랑의 동물원 ㅣ 생각놀이 그림책 1
마이클 홀 글.그림, 이주혜.이진경 옮김 / 상상박스 / 2011년 3월
절판
동글동글 색감이 좋은 귀여운 사자, 이 귀여운 사자가 잘 보면 눈을 제외하고 전부 하트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아기도 하트를 알아본다. 오늘도 그림을 그려주면서 나도 모르게 하트를 그리니, "하트 하트"하고 외쳐댄다. 이 책에서의 하트가 그렇게 인상적이었던건지도 모르겠지만.. 사랑, 마음, 심장, 그 아름다운 의미가 가득한 하트라는 단어. 그 단어가 주는 어감이 참 좋은데, 이 하트 모양 한가지로 동물들을 만들어내고, 그 동물들로 그림책을 만들어냈다는게 정말 톡톡 튀는 발상이다.
미국의 디자인 기업 홀 켈리사의 수석 디자이너 마이크 홀이 만든 어린이를 위한 디자인 아트 그림책이라 한다. 내 마음은 사랑의 동물원이라는 예쁜 제목과 걸맞게 책장 한장한장을 넘길때마다 놀라움으로 가득차 올랐다. 아이도 눈이 동그래져서, 익숙한 동물들의 새로운 모습에 신기해하였다. 하트 한가지로만 표현하려다보니 아무래도 실제에 아주 흡사한 모습은 힘든 법이어서 펭귄을 보고, 얼핏 부엉이 같았는지.."부엉이 부엉이" 하는 장면도 웃음이 났다.
두 딸을 둔 아버지의 입장에서 아빠의 마음와 디자이너의 풍부한 감각을 담아낸 책이라고 하니 그 마음이 온전히 우리에게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되도록 아이들에게 예쁜 마음,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은 부모들의 심정이 잘 반영된 그런 책이라고나 할까?
사실 그림의 신기함에도 빠져들지만, 내용을 잘 읽어보면 하루종일 변화무쌍한 아기의 마음을 잘 담아내고 있다.
수많은 표현 중에서도 물개처럼 개구지고 꽃게처럼 땍땍거리고, 펭귄처럼 멋지고 여우처럼 영리하고 등의 표현이 엄마 마음에 더 남았다.
"안개 속을 걸어가는 외로운 코요테처럼 풀이 죽기도 해요" 에서는 조용필 노래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연상되어, 이렇게 귀여운 아기와 외로운 코요테라니 하면서 하하하 웃기도 했다. 그래도 아기는 분명 외로울 때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놀아주지 않고 설거지하고 있을때? 같은..
귀여운 아기가 고독한 때가 있다고 하니 웃음부터 났지만 아이들에게는 분명 스트레스도 존재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어린 아기조차도 드럼이나 북 등 두드리는 악기가 스트레스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글을 보고 한참 웃기도 했지만, 아이를 위해 드럼을 일찍 사주기도 하였다. 건반과 함께 있는 장난감으로 말이다.
처음에는 다른 아이 같지 않게 "좋아좋아"만 연발했던 우리 아이가 요즘 들어 우선은 "싫어요 "부터 하고 보는 버릇이 생겨 안쓰러웠는데, 그래도 예쁘기만 한 걸 보면 난 분명 도치맘이다. 아이의 변화무쌍한 마음과 더불어 나 또한 일관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예뻐했다가, 혼도 냈다가 하게 된다. 하루종일 동물들처럼 다양한 마음의 변화를 겪고, 고단한 마음에 푹 잠드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귀여운 우리 아이에게 나도 좀더 잘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예쁜 그림책을 보면서 와 이렇게 만들려면 하트가 몇개나 필요한 거야?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오려 붙이기 미술 놀이북이 같이 들어 있어서 하트를 오리고 붙이면서 책 속 동물과 똑같은 동물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어린 우리 아기는 아직 엄마가 오려줘야하겠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면 무척이나 좋아하리라. 엄마가 게을러 아직 못 만들어주고 책만 읽어주었는데, 아이는 이 책을 보고 당장이라도 만들듯이 가위를 찾았다. 앞으론 좀더 많이 놀아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