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 2011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필립 C. 스테드 지음, 에린 E. 스테드 그림, 유병수 옮김 / 별천지(열린책들) / 2011년 3월
구판절판


내용도 좋았지만, 삽화가 너무나 빼어난 그런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2010년 뉴욕 타임스 최우수 그림책으로 선정되었고, 2011년 칼데콧 메달을 수상한 이 작품은 에린 E. 스테드의 첫번째 그림책이라 더욱 놀라웠답니다. 남편인 필립 C. 스테드가 글을 쓰고, 아내인 에린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연필로 섬세한 그림을 그린 후 목판화로 색을

입힌 독특한 수작업이 더욱 책의 완성도를 높여준 것 같아요. 하나하나의 그림이 얼마나 세밀하고, 표정이 잘 살아 있는지 보는 엄마 또한 놀랐답니다. 아이도 이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책을 사랑해주고 있구요.



아이의 탄생과 더불어 어린이 책에 조금씩 관심을 갖다보니, 예전에 미처 몰랐던 칼데콧 상이나 뉴베리 아너 상 등을 알게 되었는데 수상작품들을 살펴보면 정말 놓치기 아까운 작품들이 많아서, 신뢰감 높은 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세 정도의 아이 책이라 글밥도 적고, 책도 얇지만, 그 속에 담긴 따스함은 어느 두꺼운 책 못지 않은 온정을 느끼게 해줍니다.


코끝이 빨간 아모스 할아버지와 덩치가 커다란 코끼리, 그리고 작은 펭귄 셋이 앉아 카드 게임을 펼치는 표지서부터 마음 속에 들어와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요? 아모스 할아버지 코끝이 빨간것으로 보아, 코를 많이 푸신 것 같으니 아마 감기 몸살이지 싶은데요. 그 궁금한 세계 속으로 아이와 함께 조심스레 들어가봤답니다.



부지런한 동물원 지기인 아모스 할아버지의 작고 평범한 일상부터 책은 시작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하나하나의 그림이 얼마나 섬세한지 다시금 반하게 됩니다.


아이들도 압니다. 어른의 정성이 가득 담긴 책을 알아보는 것이지요. 엄마들은 그 깊이있는 그림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되는 거구요. 아저씨의 단촐한 침대 밑의 아주 작은 생쥐 그림은 처음에 예사로이 볼때는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즐거움이었습니다. 책장을 하나하나 넘길수록 아이와 함께 내용에도 빠져들게 되지만, 미처 못보고 넘어갈 풍경 속의 아주 작은 배경과 작은 동물과 사물들에 빠져들게 되는 묘미는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느끼게 해주는 새로운 참신한 재미가 되기도 합니다. 숨은 그림찾기 같기도 하구요. 보물 찾기 같기도 합니다. 아주 작은 그림에도 민감한, 눈이 좋은 우리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이렇게 하나하나의 세부 묘사에 공을 들이는 작가분들께 감사를 드릴 따름이지요.



엄마의 사설이 길어졌네요.

다림질한 제복을 입고, 간단하지만 따뜻한 아침 식사를 한 후 할아버지의 일상이 시작됩니다. 동물원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 친구들을 찾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어요.

하나하나를 소중한 친구로 대해주는 것, 그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정말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 같네요.

코끼리와의 체스, 거북이와의 달리기 경주, 펭귄과의 마음의 나눔, 그리고 코뿔소에 대한 배려, 할아버지의 따뜻함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표정 속에 드러나는 따스함이랄까요. 아, 부엉이를 빼놓을 뻔 했네요. 할아버지의 소중한 친구들과의 만남 후에 어느 날 재채기와 콧물, 오한까지 든 할아버지는 어쩔수 없이 결근을 하게 됩니다. 동물원에서 하루종일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친구들이 할아버지 소식에 목마르게 되는 것이지요.


자, 아모스할아버지가 아픈 날,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소중한 친구들이 할아버지를 찾아 문병을 오게 됩니다. 할아버지의 깜짝 놀라는 표정이 잔잔한 내용에 재미난 파문을 일으키네요

"만세! 친구들이 찾아왔구나."



동물들 중에서도 특히나 코끼리를 좋아하는 아들인지라 코끼리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던 이 책이 흥미로울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른 동물들 또한 아모스 할아버지 못지 않게 따스한 마음,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너무 좋더라구요. 하나하나의 친구들을 배려하고, 또 친구들또한 그런 아모스 할아버지의 마음을 잘 알아, 문병을 와서 그 마음에 보답하는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인 책이었습니다.


며칠전 아이 친구네 집에 놀러갔는데, 아이 친구가 감기에 걸려 기침이 심한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집에 돌아오게 되었어요. 엄마들끼리 먼저 친구인 사이라 흉허물없는 사이기도 했고, 서로의 아이를 먼저 챙겨주고 걱정해주는 사이였기에 아이들의 건강을 배려하게 되었거든요. 중간에 집에 오자고 하자, 31개월 아이, 집에 오기 싫었는지 더 놀고 싶다고 보채고 조르더군요. 그러다 친구가 기침도 하고, "아프니 쉬게 해주자." 했더니만, 친구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괜찮아? 괜찮아?" 라구요.

아가들의 따스한 말과 표현에 아마 친구네 아이도 얼른 낫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어린 아이도 아픈 사람이 얼른 나아야 하고,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구나. 하였거든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날>을 같이 읽으며, "우리 친구도 얼른 낫게 해달라고 같이 바라자" 말해주었네요. 오늘 참, 다시 문병을 가서 비염에 좋다는 약도 건네주고 왔구요.



언제 펼쳐봐도 행복할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아이와 함께 따뜻한 봄날을 누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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