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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
김동석 지음 / 글과생각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이 여린 사람에게 특히 힘든 일 중의 한가지가 조직을 이끄는 위치가 되었을때 잔소리를 하고, 질책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에도 바로 그 잔소리를 하는 상황 즉, 낯빛을 싸늘히 하고 엄격하게 잘잘못을 가려내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는게 싫어서 인생을 배우는 지혜를 배우고 나누고 익히자 라는 취지도 같이 책을 읽고, 직원들과 공감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매주 아침마다 함께 나눈 그 소중한 경험을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책, "세상을 읽어주는 의사의 책갈피"이다. 사실 나도 결혼 전 팀장이라는 위치에 있을 적에 몹시 곤란한 일을 종종 겪곤 했다. 마음이 다부지고, 강한 사람 같으면 슬기롭게 헤쳐나갔을 그런 상황이 어찌나 버겁고 힘들던지, 내가 이렇게 나약한 사람이었던가? 싶은것이 나 자신을 먼저 강하게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때의 힘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가의 마음이 담긴 이 책을 더욱 관심있게 읽기 시작했다.
책에는 4파트로 나를 위한 책갈피, 직장인을 위한 책갈피, 고객 서비스를 위한 책갈피, 그리고 리더를 위한 책갈피로 나뉘어 그에 맞는 책과 작가의 생각이 소개되어 있었다. 정말 책을 좋아하는 분이시라, 내가 못 읽어본 책들이 대부분이었고, 읽고 싶었던 책이나 읽어본 책들이 나오면 더욱 관심있게 글을 읽게 되었다. 서평과는 또다른 작가의 이야기, 글의 처음에 나오는 작가의 말대로 마치 인기 블로거의 글을 읽는 듯한 그런 편안한 분위기의 글들이 많아 다양한 책 소개와 함께 작가의 생각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80명이라는 직원이 일하는 치과병원의 공동원장으로써 참 바쁜 시간이었을텐데, 짬을 내어 이렇게 많은 책을 읽고, 또 생각을 정리했다는게 놀랍기만 했다.
책뿐 아니라 신문기사서부터, 영화, 다양한 일상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 읽어주기에 들어간 하나하나의 글들은 모두 단편 에세이와 전문칼럼처럼 재미나고, 핵심을 잘 짚은 내용들이 많았다. 단순히 잔소리대신이라기에는 너무나 말씀도 잘하시고, 인상깊은 내용들이 많다고나 할까?
광고계의 이슈가 되었던 직원수 20명도 안되던 빅앤트 인터내셔널의 기사도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재벌가의 자제라는 사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치고 혼자 힘으로 광고계에 우뚝 선 그는 사실은 학창시절 문제아로 소문난 사람이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한 가지 일에 미칠 정도로 몰입하여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낸 일이 정말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또 최고의 영화배우 알파치노가 유난히 그를 외면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더듬더듬 시상 소감을 밝혔다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 또한 미처 못보고 넘어갔던 소식이었는데, 저자를 통해 새로이 접한 정보였다. 사실 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러소식을 망라하여 저자의 생각으로 재구성되기에 읽는 사람들 또한 더욱 재미나게 몰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병원을 잘 이끌어나가기 위한 직원 교육에서 시작된 책갈피의 내용은 사실 우리같은 보통 사람들을 위해서도 적용할 사항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대화의 중요성,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많은 부분들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핵심을 짚어내는 혜안으로 조목조목 짚어주는 부분들이 정말 귀에 쏙쏙 잘 들어왔다.

정말 상담을 잘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으로 지그 지글러의 클로징이 추천되었고, 이웃님 리뷰로 만났던 넛지의 대단한 열풍을 이 책 속에서도 만날 수 있었는데, 넛지가 왜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였는가를 배울 수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뽀로로의 인기를 분석해봄으로써 진정한 고객 중심의 서비스는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금 짚어주었다.
직장일 스트레스가 많은 신랑에게도 재미나게 권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책이 두꺼워도 하나하나의 글이 다 독립적이라 잠깐 잠깐씩 짬날 때마다읽기에 좋았고, (마치 좋은 생각, 샘터 등의 책을 읽는 느낌도 들면서 그러면서 가벼운 에세이보다는 좀더 전문화된 칼럼의 느낌도 강했다고 할까?) 하나하나의 내용이 무척 인상적이라 작가가 추천해준 책 중에 꼭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은 책들도 제법 생겼다. 대부분이 소설이 아니라 인문서적이라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은 아니었으나, 나를 위해 읽어둘 필요가 있는 책들이 많다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도 책을 읽고 서평을 쓰지만, 핵심을 잘 짚고, 인상적인 글을 남기기에는 아직 많은 부족함을 느낀다.
서평으로도 훌륭하고, 인생의 조언으로도 기억이 될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인생의 추천서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