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메뉴판 - 레시피의 비밀을 담은 서울 레스토랑 가이드
김필송.김한송 지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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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꽤 많은 사람들이 맛집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미식 여행을 즐기고 있다. 나 또한 맛집 검색에 남들보다 조금 더 열성인 사람 중에 하나이다. 첫 블로그 시작도 맛집과 여행 등 소중한 검색 자료들을 스크랩하고, 다음에 이용하기 위한 용도로 쓰기 위한 파일 저장고 정도로 시작했던 것 같다. 내가 직접 포스팅하는것이 익숙지 않았던 초보 시절에는 , 타인의 소중한 맛집 리뷰를 비공개 등으로 스크랩해서, 다음에 찾아갈때 이용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곤 했던 것. 실제로 많은 맛집 카페에도 가입하고, 첫 블로그 이웃도 맛집 리뷰로 유명한 어느 블로거님이었다. 대학시절부터 직장생활까지의 10여년이라는 기간을 서울에서 지내면서, 꽤나 많은 맛집을 다녀보게 되었고, 더 나은 곳은 없을까? 하는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검색도 많이 하고, 입소문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소중한 정보를 지인들과 공유하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즐거웠던 생각이 난다.



그때 이런 책을 미리 만났으면 좋았으련만 싶은 책을 이제야 만났다.

궁극의 메뉴판.

이 책은 서울 레스토랑 가이드 북으로 오뚜기 인사팀에서 근무 중인 요리를 사랑하는 컨설턴트님과 워커힐 호텔 조리팀 근무 경력의 글 쓰는 요리사 님의 공동 집필 저서이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지만, 표지부터가 마치 식객에 나올 듯한, 소중한 비법서같은 느낌을 띠고 있는 중후한 디자인이라 맛집을 사랑하는 매니아로써 정말 마음에 쏙 든다. 양식, 한식, 일식, 중식, 디저트의 분야별 최고의 맛집이 가득 담겨 있는 소중한 책, 맛집들의 대표 메뉴와 그 메뉴가 완성되기까지의 레시피의 비밀까지도 담겨 있는 이 책을 보며 한 곳 한 곳 모두 찾아가고픈 욕심마저도 생겼다.

해외여행을 다닐 적에도 그 먼 곳까지 가서 대충 한끼 떼우고 말기보다, 이왕이면 다시 맛보기 힘들 맛집을 찾아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려 노력하곤 했는데, 비싼 항공료를 내지 않고도 한국에서 다양한 세계의 진미들을 맛볼 수 있다니 사실 서울까지 찾아가는 기차표가 아깝지 않겠단 생각도 든다. 파리에 가야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밀푀유도 청담동 기욤에 가면 제대로 된 맛을 만날 수 있다는 정보에 귀가 솔깃해졌다. 아기가 좀더 자란다면, 신랑과 아이와 함께 정말 가고픈 맛집도 둘러보고 친구들도 만나고 그렇게 서울을 즐기다 내려오고 싶어졌다.


사실 일류 요리사들이나 전문 레스토랑 컨설턴트가 추천해주는 맛집이라면 보통 사람들은 가기 힘든 비싼 호텔 레스토랑만 나오지 않을까 싶었는데, 서민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그야말로 맛집 가이드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흥미로운 책이 완성이 되었다. 오랜 시간을 보냈음에도 매번 가던 곳이 비슷하고, 주머니 사정에 맞춰서 비싼 곳보다는 그때그때 사정에 알맞으면서 직장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의 맛집을 다녔던 나로써는 ..사실 이 책에 나온 다양한 맛집들이 생소한 곳이 더 많기는 하였다.

그래도 검색들을 통해 귀에 익은 곳, 또 직접 내가 다녀봐서 그 맛을 검증 받은 곳들또한 같이 속해있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미피아체에서 즐겼던 파스타도 반가웠고,


수많은 맛집 리뷰에서 만나봤던 테이스티 블루바드는 꼭 가보자고 점찍어둔 곳이었다. 진주 회관의 진한 콩국수의 국물은 숟가락으로 떠먹지 않고서는 마시기 힘들 정도였고,


그 외에도 많은 맛집이 낯익었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접근성 덕분에 내가 좋아했던 맛집을 꼽아보라면 강남역에 있던 아소산이 바로 그 중 한 곳이었다. 웬만한 맛집 카페에도 소개가 되었지만 그러면서도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작은 일본음식전문점. 그곳의 새로운 메뉴인 냉우동이 책에 소개되었지만 내가 정작 좋아했던 요리는 매콤하지 않으면서도 맛이 났던 해물야끼우동과 다른 곳보다 훨씬 부드럽고 맛있었던 가츠돈이었다. 숟가락으로 떠먹어도 될 정도로 촉촉한 소스가 스며들어서 밥과 소스, 돈까스와의 조화가 정말 잘 어우러졌던 그 맛에 흠뻑 빠져서, 웬만한 돈까스집의 가츠돈은 그 후에 입맛에 잘 맞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또 삼성동 내이름은 김삼순 촬영지에 처음 생겼던 토다이 레스토랑도 소개되어 반가웠다. 체인점이긴 했지만 홍콩 여행시 못가봤던 곳이라 한국에 생긴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대되는 곳이었고, 처음 한동안 정말 예약없이는 들어가지 못할 정도의 호황을 누렸던 곳으로 기억한다. 그 곳이 얼마전 대전에도 오픈을 해서 부푼 기대감을 안고 찾아갔는데, 서울에서 먹었던 퀄리티에 많이 못 미쳐서 큰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서울에 워낙 많은 인구가 몰려 있어선지 많은 맛집들이 서울에 밀집해 있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맛집으로 유명할 집들이 얼마 없어서, 이 곳 맛집 커뮤니티에 가입해놓고서도 항상 갈만한 외식 명소를 고르지 못해 난감한 처지였던 터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가볼 맛집이 많은 서울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서울이란 곳은 사람 많고 살기 팍팍하다고 투덜대는 남편과 여동생 앞에서는 서울의 복잡한 생활에 대해 더 할말은 없지만, 맛집에 한해서만은 아쉬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그래서 서울에 살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가족과 근사한 외식, 혹은 오랜만에 즐거운 입맛을 위해 외식에 도전해보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한끼 그냥 대충 떼우고 마는 식사 말고 집 근처에 있을지 모를, 더 나은 맛집을 찾아 행복한 즐거움 하나를 더 추구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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