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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지혜.이지나 글 사진 / 나무수 / 2011년 1월
절판
뉴욕여행에 관한 책만 한동안 읽다가,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책을 처음으로 읽었다. 표지와 제목글자부터가 너무나 예쁜 샌프란시스코.
어쩐지 뉴욕보다 덜 복잡하고, 덜 바쁘고, 여유가 있을 것 같은 생각? 편견! 이 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워낙 뉴욕이 쇼핑과 치열한 경쟁으로 빛나는 예술로 눈부신 도시라 하면, 샌프란시스코는 케이블카, 스트리트카가 있는 낭만과 여유의 도시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편견이 어쩐지 확인이 되는 듯한 기분.
카페수업이라는 책을 재미나게 보았는데, 그 책의 저자인 이지나님과 언니인 이지혜님, 두 자매의 알콩달콩 샌프란시스코 사랑 이야기다. 그 곳에서 열심히 살았던 샌프란시스칸 언니, 그리고 언니 있는 곳으로 여행을 훌쩍 떠났다가 도시에 홀딱 반한 관광객 동생, 여행자와 생활인, 게다가 성격, 취향이 전혀 다른 두 자매의 샌프란시스코 요모조모 이야기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한 책이다.
책에도 나왔듯이 맛집이 많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는데, 어느 여행지에서나 가장 기본이 되는 맛집의 행복을 빼놓고 여행한다는 것은 앙꼬 없는 찐빵과 다름없다 여기는 나로써는 너무나 반길 소식이었다. 암요, 중요하고 말고요. 셰프가 즐기는 맛집, 셰프로 활동했던 맛집, 그리고 친구들이 추천하는 맛집 등등 그녀들이 소개하는 맛집을 다 둘러보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나 또한 샌프란시스코에 눌러 살아야 할 것 같았다. 한참을 책에 빠져서, 눈에 하트를 그리고 살았나보다.
미국 대부분의 레스토랑은 전화나 온라인 예약을 필수로 한다. ...즉흥적으로 그 거리를 지나다가 좋은 곳을 발견해서 식사를 하고 싶은 경우에는 바나 라운지에 앉아서 그곳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바나 라운지 대부분은 워크-인 walk-in(예약없이 들어오는손님)에게 오픈돼 있다. 99p
어제는 책에 연일 칭송되는 블루 보틀 커피의 향긋함이 웬지 그리워져 (먹어보지도 못했는데 그립다니..참 어불성설이지만..) 체인점 카페 커피라도 너무나 마시고 싶었다. 그만큼 그녀들의 이야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재주가 있다. 아, 먹고 싶게 만드는 솜씨. 하루종일 커피를 그리워하다가 커피 믹스로 채워지지 않아서, 집에 가는 길에 가까운 토스트 집에서 아쉬운 아이스라떼 한잔으로 입가심을 해주고, 오늘 드디어 친구를 만나 카페 베네에서 그윽한 우유거품을 입에 묻혀가면서, 카푸치노를 즐겼다. 그리고, 이 책을 꺼내서, 친구에게 너도 사줄까? 하고 물었다. 카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었기에..
이 책 읽고 나서 나 향수병 걸리면 어떻게 해? 안 그래도 아기 엄마라 여행은 꿈꾸기 어려운데, 샌프란시스코라니.. 라고 말하는 친구 앞에서.. 그냥 빙긋이 웃으며..
뭐 나도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날을 기다리면서, 이렇게 책으로 대리만족하고 지내는 걸 하고 웃어주었다.
정작 여동생 앞에서는 우리 샌프란시스코 꼭 가자~ 하고 외친 주제에 말이다.
그래, 언젠가 언젠가는 꼭 가게 되겠지.
그래서 곳곳에 있다는 아름다운 하트 상징물(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재단에서 만든)도 숨바꼭질하듯 찾아내고, 처음 들은 스트리트 카의 정체도 눈으로 확인하고, 금문교의 아름다움도 보게 되겠지. 전세계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라는 감옥, 알카트레즈는 영화 더 록으로 유명한 명소였다.
금쪽같은 아들래미를 두고 있는 엄마라 그런지, 아이용품 전문점이나 아이와 함께 가볼만한 곳들도 눈에 띄어 관심을 가족 읽어보았다.
spring이라는 곳은 첫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에게 어떤 상품이 좋을까 생각하다 아예 이런 상점을 열게 되었다는 곳이고, 모든 제품들의 첫번째 테스터가 바로 그들의 아이들이라니,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닌가 싶었다.
자전거를 사랑하는 매니아라면 전세계 유일한 크롬 전문점이라는 샌프란시스코의 크롬 스토어에 꼭 들러봄직하겠다.
한정적으로 보았던 내눈을 확 트여준 다양한 쇼핑 소개와 맛집 소개들, 읽는 재미도 쏠쏠했고, 사진이 많아 보는 맛도 참 좋았다.
아, 이렇게 며칠 동안 샌프란시스코를 눈으로 훑고 나니, 따뜻한 바람이 불어올 듯한 봄이 더욱 기다려진다. 어디로든 가까운 곳이라도 우선 나를 데려가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샌프란시스코의 그 맛있는 커피를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즐겨보고 싶다.
덧붙임: 이 책 뿐 아니라 요즘의 감각적인 여행서적들이 현지인들처럼 즐길 만한 맛집과 명소 소개를 메인 테마로 하는 책들이 많다. 보다 완벽한 지도와 가이드북이 필요하다면, 100배 즐기기 같은 전문 여행서적을 같이 병행해보면 좋을 것 같다. 책과 함께 미리 떠나보는 여행으로는 이런 책을 보며 즐기는 여유도 무척이나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