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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서울산책 - 쉽고 가볍게 즐기는 서울 걷기 여행 레시피 38 ㅣ 동네 한 바퀴 시리즈 1
이하람 지음, 이동천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품절
와. 역시 달랐다.
백배즐기기로 유명한 랜덤의 여행서적은 서울 산책에서도 두드러지게 빼어남을 선보인다.
우선 예쁘장한 겉표지처럼, 책 속 하나하나의 구성도 그냥 넘기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일러스트와 손글씨, 그리고 자세한 사진과 설명으로 정말 맘먹고 떠난 서울 여행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절한 가이드책이다. 여자의 눈으로 보니 더욱 그런 디자인적인 면이 와닿았다. 까다로운 여동생도 무척이나 좋아할법한 그런 책.
사실 서울 여행에 대한 다른 서적들도 있었던 터라, 크게 욕심내어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안 읽었으면 정말 후회했을 그런 완소북이 되어버렸다.
어느 날 내 마음에 쏙 들어온 그런 책~
이 책은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 동안 지나쳤던 서울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서울을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뻔한 서울'이 아닌 '놀라운 서울'을 발견하는 방법을 제시해주기를 바란다. 5p 작가의말
코스 별로, 한눈에 보이는 일러스트 지도가 먼저 소개되고, 완벽한 산책이 되도록 도와주는 상세한 교통편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장소만 안내해주고 상세하지 않은 교통편은 오히려 인터넷 검색을 늘리게 해주어 책을 보면서도 이중고의 부담을 안게 되는데, 이 책은 정말 책 한권으로 여행계획과 가이드가 완료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 그 다음 소개되는 것이 산책전에 알아두면 좋은 지역별 특징과 탄생 배경등 기초 지식, 그리고 산책 코스를 구분하여 1,2,3 으로 나누어 내가 원하는 스타일대로 고를 수 있게 도와준다. 산책이 지루해지면 (사실 내가 더 좋아하는 코스인 ) 주변 명소, 맛집, 쇼핑 숍으로 안내를 도와주고 각 핫 스폿들의 주소, 가는 방법, 전화번호, 운영시간, 휴무일, 가격, 홈페이지 등은 세심한 배려에 마침표를 찍는 설명이다.
10년을 살다 온 서울.
대학 시절 4.5년의 추억과 (0.5년 휴학하셨나요? 아니오~ 대학을 두 군데 다녔답니다. 한군데 다니다가 휴학후 다시 수능을) 직장생활의 추억까지..
그러고보니 나의 20대는 모두 서울과 함께 했다.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젊음의 상징 20대와 서울의 만남~
사실 운전도 못하고 크게 활동적인 편도 아니어서 매번 가는 곳만 다니고, 서울의 일상을 요소요소 누벼보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
그리고 몇년 지난 지금은 또 얼마나 화려하게 많이 바뀌었을까?
매번 서울여행에 대한 동경만 꿈꾸지만, 아기가 어리다고 어딜 데리고 가냐는 주위의 핀잔으로 아직까지 친구들도 만나러 못가고 그저 방콕하며 지내는 중이다.
책을 보며 놀라웠던 점은 내가 못 가본 곳이 너무너무 많았다는 안타까운 사실.
그리고 너무 예쁜 사진과 설명에 못가보는 속상함이 배가 된다는 사실이었다.
100배 즐기기나 해외여행 에세이집들을 들추며, 아, 어느 나라에 가고 싶네 하던 마음을 먹곤 했는데, 음..서울 여행이야말로 정말 반드시 거쳐야할 소중한 여행관문이 아닌가 싶다. 이토록 가고 싶은 곳, 누리고 싶은 공원, 그리고 먹어보고 싶은 맛집이 많은지 예전엔 몰랐다. 맛집 많은 줄은 사실 알고 있었지만, 그냥 두 눈 감고 모른 척 살아왔는데, 꼼꼼한 리뷰를 보니 더욱 가보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다는..
서울 살이를 할때 방학때마다 올라온 여동생과 어머니께 내가 다녀본 멋진 곳들을 소개해드리고 싶었는데, 귀찮다며 그냥 자취집에서 머물다 가시곤 해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했다. 이런 책이 진작에 나왔더라면 일찍 읽어보고 나 또한 같이 여행하는 기분으로 멋진 곳들을 찾아다녔을텐데..그땐 고작 모시고 가본 곳이래봤자 코엑스의 아쿠아리움과 리틀 사이공 등의 쌀국수 전문점 등으로 아쉬운 서울 여행을 마감하곤했다.
며칠 전 읽었던 씨즐, 삶을 요리하다에 나온 설명 중 이탈리아의 커피는 모두 맛있다란 말에 매혹되어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이탈리아로 떠나고 싶었다가, 두근두근 서울산책을 읽으니 그저 내가 못 가봤던 부암동 카페 골목에 가 진정 맛있는 커피 한 잔에 서울 전경을 내려다보는 것도 충분한 만족이 될 터였다. 모교는 안 나왔지만,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놀러가보거나 혹은 그 대학 출신 친구의 초대로 가봤던 캠퍼스 들의 소개도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였고, 이상하게 한번도 못 가본 이태원은 역시 맛집 천국으로 나의 눈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영등포의 새로운 산책 명소가 되었다는 타임스퀘어는 안 그래도 이번 방학때 동생이 아기도 함께 메리어트 호텔에 놀러가 들러보자고 한 곳이어서 더욱 관심을 갖고 읽었다. 저자의 친구도 5개월된 아기를 업고 자주 들를 정도로 아기 엄마들도 편하게 쇼핑하고 즐길 수 있는 곳이라 하니 서울 여행에 끼워 넣을만한 핫 스폿이 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예전 회사에서 바이어들에게 서울의 명소들을 안내하는 일정을 짜곤 했다는 k언니가 청주 사시는 부모님의 서울 여행을 위해 직접 서울 여행 코스를 짜보고 실행해보니, 부모님의 대만족을 얻었다란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고궁, 인사동으로 이어지는 언니의 추천 코스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나며, 아 나도 서울에 다시 가면 못 가봤던 공원과 박물관, 국립 중앙도서관 등을 꼭 둘러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서울 살이를 무척이나 싫어하는 신랑 덕에 아마도 앞으로 서울에 가 정착하게 될 가능성이 희박한지라, 앞으로는 아이와 함께 가끔 들러 하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럴때 아이와 함께 롯데월드 등의 유원지에만 만족하지 않고, 이 책에 나온 여러 명소들을 골라 산책하고 구경하면서 서울의 참멋을 알게 하는 여행을 일깨워주고 싶다. 엄마도 미처 못 보고 내려온 서울의 구석구석을 우리 아이에게는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