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날 땐 만화를 그려 봐 동글이의 엽기 코믹 상상여행 8
야다마 시로 지음, 오세웅 옮김 / 노란우산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동글이는 학교 수업시간에 창피를 당하였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 빨래줄에 걸린 옷을 후다닥 입고 가는 바람에 그만, 동생 팬티가 바지에 집게로 붙어있는지 모르고 등교해버린 것이었다. 선생님이 지적하고, 아이들도 모두 웃고, 집에 와서 동글이는 이 짜증나고 창피한 상황을 만화로 그렸다.

 

동글이의 취미생활은 만화그리기.

 

만화로 그리면 창피한 일도 아하하 웃을 수 있다. 만화의 주인공이 실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말이다. 13p

 

짜증나고 창피할때 무엇을 하면좋을까?만화를 그려 동글이처럼 유쾌하게 승화시키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얼굴이 붉어지는 그런 일들이 있으면 나는 몰라몰라 하면서 고개를 휘젓고, 잠을 자거나 다른일을 하곤 했다. 어렸을 적에 앞에 걸으시는 할머니가 우리 외할머닌줄 알고, "할머니" 하고 큰소리로 부르며 뛰었다가.. 앞에 가서 보니 아니길래.. 창피한 마음에 마저 가던 길을 그냥 뛰어서 갔던 일, 미술 학원에서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꼭 우리 이모 같아서, 이모 오신줄 알고, "이모!" 하고 뛰쳐나가보니 전혀 생판 모르는 남이었던 일. 등등..사람을 잘못 알아보고 무안했던 일들이 아직도 이렇게 생생한걸 보면 (둘다 꼭 동글이 만할때 겪은 일이었다.) 동글이처럼 만화로 그려 하하하 웃기라도 했으면 속이 다 시원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만화를 그리고 그리다가, 나중에 소재가 떠오르지 않자 일부러 실수를 해봤는데, 그것도 여의치않고..

결국 동글이는 만화를 그리는 법이라는 책을 사서, 읽으며 이런 저런 상상의 힘을 키우기 시작한다. 좀더 황당하고, 재미난 결론을 내기 위해서 책의 힘을 빌렸던 것.

그러다보니 동글이의 만화는 정말 재미도 있지만, 황당함이 부풀어져만 갔다. 그 상상의 끝은?

 

몸은 아빠지만 원래는 개니까 땡글이를 묶어 두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면 마당에서 뛰놀고 있는 아빠를 묶어야 할까?

동글아, 누구를 묶어야 하는 거니?

엄마는 정말이지 무시무시한 질문을 했다. 너무나 황당한 광경을 보다보니 목이 탔다. 57p

 

아빠와 개의 몸이 바뀌고, 동생이 고양이 나비와 몸을 바꿨다. 엄마 얼굴은 마미사우르스, (동글이가 상상해낸 엄마 괴물)가 되었다가 만화 속 엉망진창이 되었다가 하고, 세상 모든 일들이 자꾸 이상하게 동글이가 그린 괴물 그림대로 바뀌어갔다. 으.. 만화도 좋지만, 너무 만화에 빠지면 안된다는 것일까? 만화 속 공간을 탈출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것일까?

 

동글이 아빠처럼, 엄마 아빠도 어려서부터 무척 만화를 좋아했고, 특히나 아빠는 아직도 만화를 좋아한다. 우리 아기가 자라면 아마 같이 만화를 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워낙 만화를 좋아했던 아빠는 옆집에 놀러가 만화로 된 역사 전집을 보고싶어서 한글도 모르면서 옆집 형에게 얼른 얼른 읽어달라 조르다가, 한글을 깨쳤다 하였다. 그렇게 깨친 한글로 역사 만화를 닳을때까지 봐서, 아빠가 기억하는 역사는 엄마가 교과서를 줄줄 외운 역사보다 더 폭넓고 세부적인 사항을 기억한다. 역시 재미로 한 공부가 오래 가는 듯 하다.

 

같은 만화라도 아이가 흥미가 있다면 충분히 재미난 만화로 유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의 예를 들어 말이다. 동글이는 만화를 사랑하면서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결하고, 또 상상력을 키우며 잠재된 작가, 만화가로서의 역량을 키웠는지 모른다. 어쩌면 작가 야다마 시로의 어릴적 모습일 수 있는 동글이의 이야기.

아이의 실수가 만화가 되는 이야기서부터, 이야기가 점점 부풀려져 현실 세계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대 사건이 되는 것까지.. 거창하지만 충분히 재미난 상상이었다.

 

돌아오는 법도 깔끔하게 마무리!

 

아이들에게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부제가 달렸듯이, 아하하놀이공원에서 시를 쓰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가 하면, 이번 편에서는 재미난 만화를 그려보고픈 마음이들게 하였다. 아이들의 상상의 단추를 살짝 눌러주는 그런 이야기였달까? 재미나게 읽고, 즐기며 그 안의 상상력 버튼을 한번 눌러주는 감각까지.. 즐기는 순간이 곧 행복이 되게 할..재미난 시리즈. 그 다음 편의 이야기들은 어떤 이야기일지 또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