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동훈의 그랜드투어 : 동유럽 편 - 사람, 역사, 문명을 찾아 거닐고 사유하고 통찰하는 노블레스 여행 송동훈의 그랜드투어
송동훈 지음 / 김영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어려서 세계 여행을 일찍 시작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유치원 전에 호주 다녀온 우리 아들은 캥거루가 어떻게 생겼더라? 하며 기억이 안난다고 하던걸? "
가까이 지내시는 지인분이 해준 말씀이시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여행, 특히 해외여행을 다니는 것에 대해 장단점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 나 또한 장점만 꼽기에는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아이와 자주 해외여행을 다닐 여건도 되지 않지만, 여건이 된다고 해도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유익한 결과를 얻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막연하기는 하였다. 
 


 

유럽의 상류층들은 여행의 가치를 일찌감치 깨닫고 자녀들을 멀리 여행보냈다.
18세기초부터 시작된 이런 전통은 당시 치안과 교통, 통신과 위생이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길게는 6~7년이라는 긴 시간을 여행에 소요하면서 대학 교육을 마다하게 만들었다.
여행을 통해 자녀들이 교양인으로 성장할 것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배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그들은 '그랜드 투어'라 불렀다.
 
사람과 역사, 문명을 쫓아 떠나는 그랜드 투어는 당시 상류 사회의 자녀라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노블레스 교육의 꽃이었다.
5.6p
 


 
여행의 유익한 점을 일찍 깨닫고 그랜드 투어라는 전통을 만들어 대학 전의 아이들이 직접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게 만든 여행제도.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휴양 위주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지만, 좀더 자라고 책도 많이 보고 박물관에서 직접 보고 생각할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더 커져 있을때는 나도 아이와 함께 세계의 명소를 누벼보고 싶었다. 상류층의 그랜드 투어처럼 대단한 여행이 아닐지라도..적어도 아이의 생각의 깊이를 더욱 깊게 해주는 여행은 만들어주고 싶었다. 
   

 


이 책에는 러시아,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세 나라 이야기가 나온다.
여행지로써 먼저 손꼽히는 나라들도 아니었고, 우리나라 교과서 역사 속에서도 크게 주목받는 (특히나 공산국가였던 러시아의 경우에는 그들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배울 루트나 관심이 부족하였다고나 할까? ) 나라라 할순 없었지만, 이 책을 통해 현재의 명소를 둘러본 저자의 해박한 지식으로 러시아 등의 나라에 대한 지식이 충만해지는 느낌을 얻었다. 사실 책 한권 , 이야기 몇편으로 모든 것이 채워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여행기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여행기라기 보다는 좀더 생생한 세계사를 배울 수 있는 현장보고서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나도 사진으로 만나 볼수 있었고, (덕분에 세 나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이렇게 멋진 궁전, 그리고 풍경이 있는 곳이라니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새록새록 들면서, 그에 대한 배경을 미리 공부할 수 있음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 건물에 새겨진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 그리고 스쳐 지나가고 사진으로 찍고 말았을 동상인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러시아를 강력한 나라로 만들어준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모스크바 대학을 세운 로모노소프의 진리에 대한 열정 역시 아직도 불타오르는 후학들의 열기로 빛이 나는 아름다움이었다. 오스트리아의 행운아라고 할 수 있는 막시밀리안 황제에 대한 이야기도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이었다. 평생 황제의 사랑을 받았지만, 자신은 자유를 얻지 못해 쓸쓸하였던 시씨 황후 (엘리자베스 폰 비텔스 바흐)는 박물관까지 만들어져서 그녀의 아름다움이 후세에도 전해지고 있었다. 세계사를 배우는 중인 학생들에게는 역사적 인물을 배울 수 있고, 리더스 가이드처럼 각 단편마다 작가의 느낀점, 배울점까지 요약되어 있는 이 책이 보다 더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 오스트리아, 독일 등의 여행을 꿈꾸면 우선은 그 지역의 여행가이드 책자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둘러볼 명소들에서 뭔가 더 배움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을 더 읽어서 그에 대한 사전지식을 쌓고 떠나봄이 어떨까 싶다. 자녀가 학생이라면 더욱 보람찬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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