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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 괴물들의 파티 ㅣ 아라미 생활 동화 1
라이코 글, 에브 타를레 그림, 전은경 옮김 / 아라미 / 2010년 5월
구판절판
아주 어릴 적의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언제인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초등학교 입학 전에 치과에 가서 곤혹을 치뤘던 경험은 사실 아직까지도 악몽처럼 생생하다.
어른이 된 지금도 치아 관리를 잘하지 못해서 치과에 가면 언제나 손볼 치아들이 있을 정도로 치아는 내게 골치 중의 골치인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우리 아기만큼은 젖니부터 제대로 관리해주어 치과에 다니는 고통을 줄여줘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세상사 엄마 마음대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닌지라, 아기 양치시키는게 참 어려운 난제임을 깨달았다.
모유만 먹일때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부터 양치에 관심을 갖고 가제수건이나 양치 티슈 등을 이용해 닦아주거나 혹은 양치 스프레이 등을 이용해 뿌려주었는데, 그것도 자꾸 까먹는 엄마 덕분에 지속적인 유지는 많이 힘들었고, 그나마도 수월하게 관리되던 시기를 지나 실제 칫솔을 사용할 시기가 되니 아기가 아픈지 자꾸 입을 벌리지 않으려고 해서 더욱 관리하기가 힘들어졌다.
아기 양치의 필요성을 절실히 아는 엄마들 마음과 달리 양치를 유난히 싫어하는 아기들의 특성상 원활한 양치를 유도한다는게 얼마나 큰 어려움인지 아기를 키워본 엄마들은 대부분 이해할 것이다. 그래서 양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관련 dvd, 책 등의 도움을 얻기도 하고, 다른 엄마들의 조언을 구하기도 하는 등 (실제로 나도 그 중 한 엄마였다.) 많은 방법을 강구하곤 했다. 한 몇달은 입을 통 벌리려고 들지를 않아서 양치교육용 디브이디를 보여주거나 입 안에 벌레가 많다는 둥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를 최대한 동원하여 아이를 설득하느라 양치시간이 힘든 시간으로 느껴졌었다.
다행히 요즘은 그래도 양치가 수월하게 지나가는 편이긴 해도 여전히 아이가 자발적으로 동의하는 일보다는 뭔가로 유혹하거나, 노래를 불러주는 노력이 필요하였다.
아이에게 뭔가 필요한 것을 교육하거나 설명할때 그림책의 도움을 빌면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되는 경우가 많아서양치에 관련된 그림책을 찾다가 몇권 구입하기도 하였는데 큰 실효성은 거두지 못했었다. 아이가 한달에 한번씩 보는 교재의 도움은 조금 있었지만, 좀더 와닿을 그런 그림책이 필요했는데. 이 충치괴물들의 파티는 실제적이면서도 직접적인 자극을 줄 좋은 그림책이 되는 것 같았다. (양치의 필요성에 대해 이토록 와닿는 그림책은 처음인 것 같았다.)
우선 이 책의 저자가 실제로 일본의 치과 선생님이시다.자신의 아이를 비롯하여 많은 어린이들을 치료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선생님이 들려준 충치괴물 이야기로 치료를 거부하던 아이들이 스스로 치료를 받으려는 자세로 바뀌는 사례를 20년 이상 기쁘게 보아온 결과를 그림책으로 낸것이다. 치과 치료를 끔찍히 싫어하는 아이들 만큼이나 어른인 나도 여전히 치과치료가 어려웠지만, 우선 아이때와 달라진점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더 고생할 수 밖에 없고, 예방하는 일이 가장 좋은 해결책임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 어렸을 때와의 차이이기에 뒤늦게 깨닫기 보다 아이때부터 이렇게 좋은 조언으로 바른 양치 습관과 치과 치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곰돌이 친구 루카는 우리 꼬마 친구들처럼 달콤한 것을 너무나 좋아했다.
우리 아기도 이렇게 케이크, 아이스크림, 요구르트들을좋아하는데, 곰돌이는 정말 보기에도 단 것들을 끊임없이 먹고 있다가 드디어 이가 아파오는 신호가 왔다.
치과에 가서 라이코 선생님을 만나자 입안을 들여다보시고, 충치괴물들이 파티를 벌이고 있다는 깜짝 놀랄 소식을 전해주셨다.
충치괴물들의 끔찍한 모습, 게다가 끈질기게 살아남은 충치괴물의 왕까지..
루카가 무사히 치료를 마칠 수 있도록 용기를 내고, 루카와 함께 책을 읽는 아이들까지 무서운 치과를 예상하면서도 끔찍한 충치괴물들의 실제 모습을 보고서는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앞으로 충치괴물들이 내 입에서 파티를 벌이지 않게 할 수 있는지..라이코 선생님의 세가지 해법으로 아이들은 이제 충치괴물들과는 영원히 바이바이를 하게 될 것이다.
중간에 그림카드가 들어 있어서 돋보기로 루카의 입을 들여다볼때 입체 그림카드를 이리저리 돌리다보면 충치괴물의 끔찍한 모습을 큼직하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표지와 내용에도 들어있는 돋보기 그림에 카드를 갖다대니 아기가 재미난듯 또 갖다 대보고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새책인 이 책도 갖고 가 같이 보여주었는데, 사실 이 책을 보여주고 나서인지 물로 하는 양치든, 치약을 묻힌 양치든 아기가 수월하게 더 잘 받아들이는 듯 하였다. 그래, 아들, 루카처럼 단 것을 먹고 나서는 아니 단게 아니라 맛있는 밥을 먹고 나서는 꼭꼭 양치를 해야하는 거야. 알았지?
치과에 데려가기 두려워 영유아 건강검진의 구강검진도 거르고 못 데려갔던 마음을 반성하며, 엄마도 우리 아기가 충치로 고생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