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의 천사
키스 도나휴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가까이서 보면 너무 예쁜 여자아이의 얼굴이 있는 표지. 그런데 책을 놓고 다른 곳에 다녀오다가 멀찌감치서 본 표지는 너무 하얀 아이의 얼굴이 비현실적으로 보여서 으스스한 느낌이 들었다.

 

어느 날 노크를 하고 들어온 작고 가녀린 아이. 그 아이는 절망에 빠져살아온 마거릿 할머니에게 지키고 픈 운명이 되어주었다.

 

소녀는 단지 이틀 밤을 함께 보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마거릿은 어떤 거짓말을 해서라도 노라를 지킬 각오가 되어 있었다. 마치 평생 사랑해온 친손녀인 것처럼. 35p

 

읽자마자 우리는 소녀의 신비로운 행동ㄸ문에 이 소녀는 천사일지 몰라. 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그리고 금방 이 희망이 공포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소녀는 천사가 아닐지도 몰라. 소녀가 천사가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일까? 기적을 일으키는 신비주의 밀교의 광신도일까? -정혜윤, 침대와 책 작가

 

이 책의 시작 부분과 어느 정도의 전개가 예전에 읽었던 "프로즌 파이어"를 떠올리게 했다. 사랑하는 오빠의 가출로 절망에 빠져 있던 소녀에게 어느날 신비하게 다가온 소년. 그 소년은 오빠를 생각나게 하고, 어쩌면 오빠를 찾을 수 있게 해줄지 모른다는 희망을 주는 끈같은 존재였다. 소년을 쫓는 사람들이 있고, 다들 위험하다고 소년을 말하는데 소녀만은 그를 믿어준다. 그리고 그 소설의 결말의 신비함까지도....

프로즌파이어 1 http://melaney.blog.me/50082792931

프로즌 파이어 2 http://melaney.blog.me/50082792952

 

많은 부분에서 파괴의 천사와 프로즌 파이어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프로즌 파이어도 작가의 인생 최대의 걸작이라고 하였는데, 이 책 역시 해리포터보다 신비롭고 스톨른 차일드보다 매력적이라는 평을받는 걸 보면, 신비한 존재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과 인간의 호기심과 두려움은 우리에게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되어주는 것 같다.

 

장장 5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총 세 파트와 에필로그로로 나뉘어 있었다.

1장 상처받은 사람들은 1985년 1월의 일. 절망에 빠진 마거릿할머니에게 어느 날 낯선 소녀 노라가 다가온 일.

그리고 2장은 방황하는 사람들 1975년 10월의 일. 마거릿 할머니의 실종된 딸, 에리카에 대한 이야기.

3장은 구원받은 사람들.. 다시 1985년 2월의 일. 다시 마거릿할머니와 에리카의 현재로 돌아온 이야기.

끝으로 에필로그는 2005년 6월의 일이었다. 끝으로 숀이 성장한 이후의 이야기.

 

느지막에 너무나 기다렸던 딸 아이를 낳게 된 마거릿과 남편에게 에리카는 인생 전부였다. 그런 딸이 10대에 남자를 따라 가출하게 되고, 그 이후 그들의 삶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이를 찾아 망가진 인생을 소비하는 동안 남편도 무너져 내려 그녀의 곁을 떠났고, 그녀는 그대로 산 송장처럼 마지못해 살아가게 되었다. 딱 두번 딸은 그녀에게 살아있다는 엽서만 남겼을뿐..10년이상 연락도 없었다.

 

그런 마거릿에게 기도에 대한 응답처럼 다가온 소녀. 마거릿은 소녀가 자신의 손주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지고 아니더라도 그렇게 믿고 생활하기로 결심하였다. 

 


 

"영악한 아이죠.  누구에게든지 철썩 달라붙는답니다.

그 아이를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생각할 수도 잇지만, 그 응답이라는게 결국 또 다른 의문을 가져오죠.

또 모든 소원은 또 다른 소원이로 이어지게 되고 말입니다."

 

"우린 그런 여자앨 모릅니다."

팻이 말했다.

 

"그 아이를 조심하십시오."

111p



 

소녀를 쫓는 수상한 남자.

그리고 소녀가 단짝 친구 숀과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신기한 마법같은 행동들.

소녀 스스로 천사라 말하지만, 숀은 그녀가 천사인지 마녀일지 두려움이 앞서고, 그러면서도 소녀에게 빠져들어 그녀만을 굳게 믿게 되었다.

 

오랫동안 할머니를 찾아오지 않는 딸 에리카.

그리고 너무나 신기하게 나타난 소녀 노라와 그녀가 바꿔놓은 마거릿과 숀.

 

이 책은 열린 결말 같은 느낌을 준다.

노라가 누구인지..노라가 말한 그 때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노라를 추격하는 그 남자는 대체 누구인지..

천사라 믿었던 그녀가 친구들에게 한 이상한 행동들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작가가 열린 결말처럼 던져 준 소재들로 우리는 새로운 상상을 펼쳐낼 수 있다.

그저 작가가 보여준 것에만 열광한다면 그 안에서 갇혀진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준 소녀의 등장은 인생의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기도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주고, 믿음에 대한 진지한 통찰을 하게 해준다.

그리고,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게 해준다.

이 세상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는 천사의 모습. 천사의 존재를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그들이 우리 앞에서 하는 말 모두가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간절히 바래는 사람들에게는 꿈처럼 기도가 이뤄지는 일일 수도 있다.

 

그것이 소녀의 모습일지 남자의 모습일지.. 아니면 정말 파괴의 천사를 우리가 착각하고 있는것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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