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간의 트랙터 다이어리 - 열혈청춘 강기태의 트랙터 국토순례
강기태 글.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품절


최고 속력이 시속 30km인 트랙터로 180일간 4500km의 국토를 순례하고 돌아온 당찬 청년 강기태.

그는 한국교원대 체육교육과를 과수석으로 졸업한 재원이었고, ROTC로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자신의 꿈이었던 트랙터 일주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여, 일개 개인이 따내기엔 너무나 힘든 기업의 협찬을 받아 트랙터와 유류비 300만원을 지원받는 쾌거를 이룩하며 꿈으로의 한발자국을 디뎠다.


세상은 도전하는 이에게 결국 문을 열어주지만, 자신을 두려워하는 이에게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98p



그가 어느 책에선가 봤다던 그 구절은 나를 부끄럽게 하면서, 동시에 그의 젊음과 패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이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도 소개가 되었다는데, 나는 이 청년의 트랙터 일주를 티브이에서 보았으니 아마도 사미인곡이나 다큐인 중 한 프로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시골 출신인 청년이 농촌의 현실과 실상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고향을 대표할 트랙터를 타고 일주를 꿈꿨다는 것 자체가 창의적이나 무모하게 느껴지는 시도였다. 사실은 아메리카를 트랙터로 횡단할 꿈을 꿨던 그가 한계에 부딪히자 전국 일주로 우선은 눈을 돌렸다. 운전면허도 없이 집에 있는 트랙터로 전국 일주를 하겠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렸다가 지랄뱅이하네 라는 꾸중을 듣고, 100일간 정말 트랙터 여행을 진행하는 것을 지켜본 가족, 그 중에서도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걱정이 신뢰로 바뀌어 아들에 대한 믿음을 더욱 곤고히 하게 되었다.


평범한 청년이 되고 싶지 않았던 그. 교사라는 안정된 길을 버리고, 자신만의 꿈을 찾아 남들이 가지 않은, 하지 않은 길 앞에 선 그는 그가 존경한다는 노홍철 만큼이나 새롭고 창의적인 청년이 아닐 수 없었다. 인조 잔디 구장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고, 호수물을 떠와 밥을 지어먹으며, 이제는 할아버지처럼 수염을 길렀다는 할머니들의 핀잔을 들을 정도로 노숙과 고행길에 적응이 되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다른 이들의 도움을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버텨낸 청년의 젊음이 정말 아름다워보이기만 하였다.






자선과 봉사의 의미를 부여한 트랙터 여행.

단순히 나 자신의 성숙을 위해서만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들에게 작지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여행,

인생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그들이 존중받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주위를 둘러보는 여행을 하겠노라 다짐하면서 나아간 여행길이었다.

288p









고향 하동의 농산물을 싣고 다니며 도시에서 시식회를 열고, 봉사활동의 기회를 마련하기도 하는 등, 그의 여정은 즐기기 위한 여정이라기보다는 뜻깊은 여행의 의미가 더 컸다. 트랙터 티셔츠를 협찬 받아 그 수익금을 한비야님의 월드 비전에 보내어 나누고 베풀 줄 아는 삶을 실천한 젊은이. 나락가마니를 수십가마니씩 나르고, 일일 어부로 만선의 꿈도 이뤄보고, 인맥을 동원해 의료봉사를 열어 노인분들의 아픈 곳까지 보듬어 준 마음 착한 트랙터 천사.




너무나 바빠 1분 동안 할말을 하고 가라는 한비야님 앞에서 청년은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고, 여행부문에 있어서는 한비야님을 넘고 싶다는 무모해보이는 소망까지 비쳤을때 한비야님의 대답이었다.





그래, 반드시 나를 뛰어넘어. 20대 젊은이라면 도전할 줄 알아야 해.

내 어깨를 밟고 올라서. 기꺼이 내 어깨를 내 줄수 있어.

그렇게 누군가가 뛰어넘는다면 성장하는 또 다른 젊은이들에게 다시 어깨를 내밀어 줄수 있잖아.

그 어깨를 공유하고 다 같이 돕는 그런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 말이 내 심장을 고동치게 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어깨를 내줄 수 있을 사람으로 우뚝 서야 한다는 것. 그 희망찬 목표를 새로이 새겼다.

226p







트랙터와 함께 했던 180일간의 기록,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며, 그만의 실천된 꿈을 펼쳐내는 그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운 젊은이의 모습이었다. 나약하게만 그려졌던 어느 동화의 현대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길에서 만난 많은 인연 중 매일 문자를 주며 용기를 북돋우시는 어느 형님이 청년을 마음에 들어하며 꼭 사위 삼겠다 호언장담하시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도전이라는 것을 두려워하고, 힘들고 지치는 길은 가지 않으려했던 내 지난날을 반성하게 만드는 글을 읽으며, 청년의 용기에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란도란 2010-11-1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러브캣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러브캣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덧글남기고가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

러브캣 2010-11-19 00:20   좋아요 0 | URL
^ㅡ^ 넵..도란도란님 블로그 들어가서 신청했답니다.
친구세라님.아빠소님 등 이웃이신 분들 이름도 보이더라구요 ^ㅡ^ 반가웠네요~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