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줌싸개 할래요! 주니어랜덤 세계 걸작 그림책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전혜원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9월
절판


부모님 세대때에는 아기들 배변 훈련을 돌 지나면 바로 시작해서 기저귀를 떼었다는데, 요즘의 육아서를 보면 18개월 이후로 시작을 하고, 24개월 전후해서 떼는 일이 많은 것으로 나와 있기도 하다. 사실 우리 아들도 이제는 슬슬 기저귀 뗄 때가 되었는데, 처음에는 변기에 앉으려고도 하지 않고 화만 내고 도망다니더니, 요즘에는 그래도 앉아있는 시늉이라도 내며 즐거워하여 슬슬 시작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기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시작을 해봐야지 하며 생각하고 있었더니 제목이 오줌싸개 할래요 라는 이 동화책이 눈에 번쩍 띄었다.

물론 조금 더 자란 아이들의 이야기긴 하겠지만, 기저귀 훈련을 하면서 밤에 이불에 쉬라도 하는 날에는 아기가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날 것이기에 이 책을 통해 그 스트레스가 완화되길 바랬던 것. 스트레스가 있어야 긴장도 되겠지만,어쨌거나 아이 스스로 심하게 자책하지는 않도록 해주고 싶었다.



책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참 많은 것 같지만, 아니 그렇다고 배웠지만 가장 피부에 와닿게 느끼는 것은 바로 아기를 키우면서였다. 아기가 책을 보고 즐거워 하고, 보고 배운 것을 따라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좋은 책을 많이 읽혀줘야겠다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게 되었던 것이다.



잠자리에 누워 이불 아래를 살짝 들춰보는 개구장이 아이.


아이의 이름은 훈이다.

훈이는 할머니 댁에서 살고 있는지, 할머니댁의 전경이 나오고, 그리고 아주 특이한 화장실이 나왔다. 아니, 이 엄청나게 큰 욕조같은 화장실은 대체 어디람?

아주 멋진 화장실에서 훈이는 오줌을 누었어요.



조르르조르르 조르르르르..

사실 오줌누는 소리만 들어도 밤에 자다가 쉬야가 마려운 경우가 흔치 않은가?

그래서 아이들 쉬야 연습 시킬때에도 쉬쉬~~ 하면서 옆에서 의성어 소리를 내곤 하는데..

정말 책 읽는 내내 조르르 쪼로록 주르륵 쭈르륵..등등의 의성어 소리의 연발에 웃음이 났다. 오줌 안 마려운 아이도 오줌을 누겠는걸? 하면서 말이다.



드디어 그 엄청나게 큰 화장실에도 오줌이 넘쳐 흘러서 오줌이 바다를 이루고, 훈이는 오줌 바다에서 첨벙첨벙 헤엄을 쳤다. 아, 차가워 오줌바다는 차갑구나.



나 또한 어려서 할머니댁에 갔다가 수박을 먹고, 푸세식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기가 무서워서 그냥 잠이 들었다가 실례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의 일이 기억나는 듯 했다. 그때도 꿈을 꾸는데, 분명 화장실에서 쉬야를 했었단 말이지. 아마 모든 아이들이 그럴지 모른다. 분명 자다가 깨어서 화장실에서 쉬야를 하고 누웠는데..


왜? 왜? 훈이는 오줌바다를 헤엄치고 있느냔 말이다. 얼마나 차가웠을까? 녀석..등이 아마 축축하고 기분이 무척 나빴을텐데.. 마치 내 일인것마냥, 아니 내 아기의 일인것마냥 안타까운 마음.



어쩌다 실수한게 아닌 모양으로 훈이는 매일 아침 일어날때마다 오늘도 또? 하는 마음에 슬퍼지고 말았다.


그때 물방울 모양에 이마에 "오줌"이라고 씌여있는, (꼬마 아이들이 이 글을 보고 얼마나 배꼽 잡고 웃을런지. 생각만 해도 즐겁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는 오줌, 똥이라는 단어의 즐거움을 모르는데..) 팔이 열개 정도 달리고 다리도 여러개 달린 인도의 무슨 신이 연상되는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그러더니 자신은 오줌싸개 신이라며 훈이를 놀리듯 덩실덩실 춤을 추고 사라져버렸다.

약이 오른 훈이가 오늘 밤만은 싸지 말아야지 했는데..

그 다음날에도 또 그다음날에도..오줌싸개 신은 열심히 나타나 춤을 추고 사라졌다.



도대체 오줌싸개 신을 만나지 않을 방법은 없는 걸까?


약이 오른 훈이가 오줌싸개 신에게 물어보자 비밀의 주문을 들려준다.

신다라 몬다라 시파파

초파라 푼타라 시페페



이 세상 모든 오줌싸개 아이들아. 주문을 외우자. 그러면 그 다음날 오줌싸개 신을 만나지 않고 약도 오르지 않을테니..

아, 이런 주옥같은 주문을 이렇게 알려줘도 되는건지 참,,오줌싸개 신은 인심이 후하기도 하다.

모래요정 바람돌이의 주문을 따라외우고, 만화영화에 나오는 어려운 주문들을 따라외우면 정말 소원이 이뤄질까 싶었던 어린철부지 시절의 기억들.

이 책을 읽고 열심히 주문을 외운 많은 오줌싸개 친구들이 그 다음날에는 머리에 키 쓰고 소금 받으러 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요즘 세상에는 키 구하기도 힘들단 말야.

우리 훈이도 비법을 알았으니 오줌싸개에서 벗어나려나? 그런데 왜 제목이 오줌싸개 할래요지?



대답은 책을 끝까지 읽어본 성실한 아이들만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어려서 말똥말똥 그림책을 보고 듣기만 하는 우리 아이도, 이 책의 주문을 들려주면 재미나서 까르르 웃을런지 모르겠다.

엄마가 이상한 의성어도 우쭈쭈쭈~ 해준다거나, 이모가 요로로로롭 해주면 까르르까르르 좋아하니..그래 신다라 몬다라 시파파..엄마가 외워주마.

배변 훈련 그 까짓거, 이 책과 함께라면 용기 백배~ 열심히 해보자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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