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재봉사 숲속 재봉사
최향랑 글.그림 / 창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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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그런 상상 한번쯤 해보시지 않으셨나요? 벨벳처럼 부드러우면서도 천연의 향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붉은 장미 꽃잎이 그대로 보기에 너무나 아쉬워 곱디고운 옷을 지어입으면 좋겠다라던지...요즘같은 가을에 떨어져있는 낙엽 색깔이 노랑, 빨강 너무나 예뻐서 노랑 은행잎으로 인형 치마옷을 해입히고, 빨강 단풍잎으로 예쁜 우산을 만들어 씌우면 좋겠다라는 그런 생각말입니다. 가끔씩 아이들 미술 시간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스탬프나 종이 사이에 물감 묻혀 찍는 존재가 되곤 하던 예쁜 나뭇잎과 꽃잎들로 숲속 재봉사가 멋진 옷을 지어주기 시작했네요.



창비에서 나온 책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하나하나 직접 지어입힌 옷이라고 해서 더욱 기대를 안고 본 그림책이었지요. 그러다가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엄마는 환호성을 지르게 됩니다. 우와..예쁘다. 이렇게 고울 수가.

사실 첫 페이지부터 웃음으로 끄덕거리게 만들었어요.


레이스 뜨는 거미 아줌마가 있구요. 옷 크기재는 자벌레도 열심히 일하구요. 가위질 하는 거위벌레 (거위벌레는 처음 들어봤네요.)도 숲속 재봉사의 멋진 조수랍니다.




달달달달

사각사각

스륵스륵

조물조물



새책에 처음에는 흥미를 보이지 않던 아들이 (지금 25개월입니다.) 재미난 의성어 소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자자, 이제 엄마와 같이 멋진 그림책 세계로 빠져들어가보자꾸나.


숲속 재봉사가 쉬지 않고 만든 옷들은 하나같이 너무나 멋졌답니다.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는 맨 나중에 다시 나오지만요. 신발부터 모자, 옷들까지 공주님들이라면 누구나 입고 싶어하는 그렇게 멋진 최고급 꽃잎으로 만든 화려한 드레스들이 눈에 띄네요. 숲속 재봉사님은 숲속에서만 일을 하지 않았어요. 하늘, 깊은 바다.넓은 들판, 산까지..모든 동물과 곤충들을 위해 옷을 만들어주고, 모두가 꿈꿔왔던 옷을 입고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답니다.


와. 하나같이 너무나 예뻐요. 그리고 평면으로 그림으로 존재했던 동물들이 숲속 재봉사님의 옷을 입고 입체가 되어 나타난 모습은 마치 책 속의 등장인물이 책 밖에 현실로 뛰쳐나온 듯이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 차이를 알 수 있겠지요? 아직은 어렵겠지만, 생각보다 우리 아이들, 정말 똑똑하답니다. 아니,그렇더라구요. 책을 그냥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흘려듣는줄알았는데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다른 책 읽어줄때 다시 찾아오고, 그거라고 하는거 보면 우리 아이들 절대 어리다고 생각할 일이 아니었어요.




책의 맨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 장에 무엇으로 만들었을까가 나옵니다. 깊은 바다 얕은 바다 조개껍데기들부터 새가 된 어린 으름열매, 시원한 여름치마 만드는 푸른색 수국 꽃잎 등등. 마치 시와 같은 재료의 이름들이 줄줄이 나오지요. 아이들도 환상적인 세계에 빠져들 수 있겠지만 엄마들까지 소녀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답니다. 독후활동도 정말 따라하기 쉬울 것 같아요. 하나하나 너무 정교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꽃잎과 나뭇잎으로 무언가를 흉내내어 만들 수 있다라는 용기는 주니깐요. 아, 너무나 고운 꽃잎들, 모란 꽃잎과 참나리 꽃잎의 아름다움에 도취되는 듯 합니다. 정말 이게 단줄 알았어요.



작가분인 최향량님에 대해 즐거이 읽다보니 바로 옆에 또 하나의 선물이 붙어 있었네요.

바로 숲속 재봉사의 옷장이 있었답니다. 그리고 재봉사님과 옷들이 놓여져 있었지요. 공주님들이 너무나 좋아할 종이인형으로 탄생되어서 말입니다.


어려서 종이인형을 너무나 좋아해서 구두 상자 가득하게 종이인형을모았던 엄마로서는 아이들의 종이인형 사랑을 백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아기는 왕자님이라 어떨지 모르겠지만, 요즘 세상에 뭐 공주, 왕자 따로 있나요. 재미있는 놀이라면 얼마든지 같이 즐기는 거지요.

마음 속 재미난 이야기,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거미처럼 솔솔 뽑아 눈에 보이는 책으로 만드는 일이 참 즐겁다는 최향랑님 덕분에 즐거운 그림책을 만났네요.

하늘색 맑은 표지의 단아함이 책장을 넘길 수록 히야~하는 감탄사로 바뀌게 됨을 ...

엄마와 아이 모두 이 책으로 따스한 감성이 자라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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