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는 심부름 습관
다쓰미 나기사 지음, 박정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9월
품절


사실 정작 나는 어려서부터 심부름을 많이 한 편이 아니었다. 부모님들이 따로 시키시는 심부름은 해왔지만, 자발적인 청소를 한다거나 설거지, 특히 손님분들 오셨을때 예쁘게 차 대접하는 것들(해보기는 했지만)에 능숙해본적이 없었다. 학창시절에는 대학들어갈때까지 빨래는 할 생각도 못했고 말이다.



이 책에는 70~80년대에 태어난 요즘의 대부분의 젊은 부모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본인들은 집안일을 많이 안하고 자라 처음에 살림을 할때 막막했던 바로 우리 세대 이야기를 말이다. 그러면서 기계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가사가 해결이 되긴 하지만 아이의 지능 개발이나 학습향상을 위해 다른 노하우를 전수받으려고 분주하지 말고, 우리 주위의 작은 일거리 즉 집안일을 하나하나 도와가면서 자존감을 세우고 지능계발도 할 수 있는 일석 이조의 노하우를 배우라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집안일 하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체계적인 가르침을 위해 부모도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정리정돈법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기를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이 아니면 알려주지 못하는 일, 바로 집안 일을 말이다.




-집안 일 돕기의 세가지 효과-



하나, 자립심이 길러지고 씩씩해진다.



둘, 학습 능력이 향상된다.



셋 가족간의 정이 돈독해진다.








집안일의 장점이 돋보였지만, 심지어 아이를 하나의 일꾼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에서는 잠시 생각이 막히기도 하였다.

밖에 나가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아이의 지능 계발, 학습 능력 향상 등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보다 집안 일 하나하나부터 차근차근히 하는 법을 가르치고, 자존감을 세울 수 있다면 정말 보람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를 일꾼으로 생각하라니 어떻게 그런단 말인가. 사실 지금 나에게는 만 두돌바기 어린 아기가 있어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아이가 좀더 자라면 아이가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에 대해 정말 많은 고마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너무 어려서 아이를 일꾼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꿈도 꾸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분명 아이도 어른의 일을 따라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고 끊임없이 모방을 하려 한다.

다만 아기가 하면 자꾸 흘리거나 더 어지럽히는 것 같아서 못하게 했을뿐 아이는 엄마 따라서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싶어하고, 빨래도 널고 걸레질도 하고 싶어한다.

거의 6~7개월에 쏘서 (보행기와 비슷한 장난감)에 태웠을때 쏘서 장난감을 제균 티슈로 닦는 엄마를 보더니 어느 날 아기가 먼저 옆에 놓인 가제를 들어 장난감 꽃이며 벌 등을 정성스레 닦는 것을 보고 내가 잘못 본게 아닌가 싶었다. 그 이후로 아기는 바닥을 거즈나 물티슈로 닦으며 걸레질 하는 시도를 하며 노는일이 많았다.

자루 걸레를 보면 자기가 밀겠다고 하고, 청소기를 보면 자기가 직접 돌리겠다고 한다.


자신이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아이한테 한번 가르쳐주고 제대로 못하면 왜 이런것도 못하는 거야 라며 화를 내고 답답해한다. 그럴때는 부모니까 포기하지않고 시켜볼수있다고 생각해보자. 남이라면 한번 하게 해보고 못하면 그만 내버려 두겠지만 부모이기에 아이가 익숙해질때까지 반복해서 가르쳐줄수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이 부모의 특권이다. 23p



만 두돌인 지금은 빨래를 널때 자기가 직접 옷걸이를 들고 가서 건조대에 걸어놓고서는 기분 좋다며 박수까지 친다. 따로 재미난 놀이도구 없이도 그저 엄마가 하는 일을 같이 한다는 즐거움이 꽤 큰 것 같다. 이렇게 어렸을때는 오히려 심부름 하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지만, 책에도 나왔듯이 아이가 점점 더 크면서는 자신의 놀이에 빠져서 집안일이나 부모의 심부름을 하기를 귀찮아하기도 한다고 한다. 실패하거나 억지로 하면서도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집안일을 익히면 나중에 독립했을때 자신의 생활을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다. 26p




2008년 10월에 부모와 자녀에게 가사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가사학원을 열고,정리법 세미나를 여는 등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색다른 업무를 하고 있는 저자 다쓰미 나기사님의 이 책을 보면 아이 눈높이에 맞는 정리정돈법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집안일 등이 세세하게 잘 나와 있다. 그저 순서를 정하지 않고 되는 대로 했던 청소나 집안 일등이 이렇게 체계적으로 하면 더 쉽겠구나. 그리고 어려서부터 몸에 배이면 그게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먼저 찾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청소만 해도 걸레질하기, 먼지떨기, 진공청소기 돌리기, 빗자루, 쓰레받기 사용하기, 화장실 청소하기,욕실 청소하기로 세분화되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욕조에 물 받기라는 대목을 우연히 보고서는 남편이 일본 책인가? 하는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탕에 온수를 받아 목욕하는 일이 많고 대부분 아이들이 그 심부름을 하기도 한다기에 그렇게 말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약간 다른 가정 문화가 나오기도 하였지만, 온수 받기를 제외한 다른 일들은 거의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는 집안일들이었기에 거부감이나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꽤나 많은 집안일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가정 주부인 나조차도 이런 일들까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인가? 하는 놀라움이 들게 하였다. 연령별 집안일 돕기 편을 보면 놀랍게도 만 1세부터 3세까지의 아이부터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이 나와 있기도 하다. 실제로 쓰레기를 휴지통에 버리거나 마신 컵을 개수대에 갖다 놓는 일들은 아기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시키지 않았을뿐이지.



기초부터 차근차근 집안일을 배울 수 있고, 부모를 돕고 자신까지 기분좋게 하는 많은 집안일 노하우가 수록된 책.

아이에게 가르쳐주기 위해 책을 펼치면, 부모인 나 또한 책에 나온 체계적인 살림법으로 몰랐던 상식까지 습득하게 되는 비법서같은 책.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는 심부름 습관.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는 우리 아이가 나중에 서재에 꽂힌 이 책 제목에 분통을 터뜨리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 읽고 나니 "널 위해 그런거야." 하는 생각이 듬뿍 들게 하는 그런 책이 되었다. 아이가 같이 봐도 무방할 그런 책이니 체계적으로 아이와 함께 집안일을 하나하나 해나갈 수 있도록 이 책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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