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링 calling - 빅마마 이지영 터키 소나타
이지영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노래 잘 부르는 가수가 드문 요즘 (컥!) , 빅마마는 내가 무척 좋아하는 노래 잘하는 가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빅마마의 이지영님이 터키 여행을 다녀온 후에 쓴 에세이
 
좋아하는 가수의 여행 에세이이자, 가고 싶었던 나라인 터키에 대한 이야기인지라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사실 아직 못 가본 곳이라 그런지 많은 이야기가 실려있었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내 예상과는 달리 그저 그녀의 감성을 살짝 표현해내는 마치 시 같은 그런 함축적인 표현들과 그리고 그녀가 여행지의 감흥에서 또 글을 쓰며 떠올린 노래들. 정말 그녀의 표현대로 그녀가 추천해준대로 노래를 옆에 틀어놓고, 같이 여유있게 읽어보면 더 좋을 그런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처럼 쉼없이 달려가다가 공원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면 정말 가슴이 갑자기 뻥 뚫리는 심정이 되지 않는가? 활자가 빼곡히 적힌 그런 책들만 읽다가 사진이 더 많은 이 책을 읽으며 처음엔 좀 당황했다가 나중엔 여유를 찾게 되었다.
 
그래, 좀 쉬어가자.
 
이제 발을 뗀 격이지만, 부르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은 많으니 내일이 설렌다. 44p
 
역마살이 있다는 그녀, 이집트도 다녀오고 유럽도 다녀왔댄다. 그녀가 적어내린 이 말.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부르는 곳은 없어도 갈 곳이 없으니 내일이 설렌다는 그말. 나또한 다녀본 곳이 별로 없으니 앞으로 언젠가는 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설렘에 하루하루가 더 즐거운지도..
 
 터키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고 말을 걸어 인사를 나누면, 십중팔구 차를 권한다.
그리고 차를 다 마실 때까지 여행자의 곁에서 말동물르 해준다.
차만 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간까지 내준다.
차와 함께 여유와 마음을 따라준다. 75p
 
몇년전부터인가? 터키의 한국전 참전과 더불어 많은 끈끈한 감정들이 인터넷을 통해 전해지면서, 터키라는 나라에 대해 더욱 큰 환상을 갖게 되었다. 동서양의 문화가 합쳐져 문화유산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하지만 자연적 요소로도 볼거리가 충분하다는.. 그래서 유럽을 다녀온 사람들이 그 다음으로 터키를 많이 선택하고..또 다녀온 많은 이들이 모두 마음에 들었다 강추해서 더욱 가고 싶어진 나라 터키.
게다가 터키 사람들이 한국인에 우호적이라고 하니 더욱 애정이 갔다.
 
이지영님은 터키 사람들이 차를 권하고 시간과 마음까지 내어준다고 하였다.
앞으로 내가 간다면 패키지로 갈 확률이 높으니 자유여행에서 만날 그 행복을 누리긴 힘들겠지만.. 어쩐지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 사람 못지않게 따뜻한 사람들이구나.하면서 말이다.
 
거리의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사람이 먹고 남은 빵을 접시에 높이 쌓아 공원 벤치에 놔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말 못하는 동물도 감정은 느낀다.
그래서인지 거리의 동물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덕분에 공원에서 쉬어 가는 여행자의 눈과 마음이 즐겁다. 93p
 
그저 평범하게만 살아와서 그런지 스타는 더욱 멀게만 느껴진다. 요즘 그런 스타들이 내어놓은 많은 여행 에세이들을 읽으며, 마치 그들이 내 주위 사람인양 친근감을 갖게 되는데, 이 느낌이 그리 싫지는 않다. 그냥 거리에서 만나도 낯이 익어 어쩐지 아는 사람 같이 혼자서 반가운데, 그런 느낌에 플러스하는 것 같달까?
어쨌거나 그 에세이를 읽으면서도 어쩐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을 것 같은 지영님의 마음이 조금씩.아주 조금씩 보인 것 같아 그냥 그게 반가웠다.
 
 

 
오히려 제가 잠시 방황하는 시간에 썼다는 것이
당신 앞에 솔직한 고백입니다.
 
누구나 같은 크기의 마음의 공간이 주어집니다.
오늘 그 안에 무엇을 챙겨넣으셨나요.
어떤 생각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셨나요.
 
당신과 내 마음의 공간이 여유롭길
그리하여 참 아름다운 것을 만났을때
망설임없이 마음에 담아 취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241p

 
 그녀가 솔로음반 준비중이라는 말이 프로필에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슬럼프와 방황기라는 말들이 들어간 것일까? 사람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어쩐지 가서 위로해주고 싶은 오지랖이 생긴다. 따로 배워 본 적은 없지만, 그래서 자유로이 그리는게 더 행복하고 나중에는 스케치북이 아닌 정말 걸작을 그려보고 싶다는 그녀. 아티스트로서의 지금의 삶이 정말 위안이 된다는 그녀.
 
이지영님이 추천해주는 음반들을 찾아 다시 이 책을 읽어보면 더욱 감흥이 클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음악가답게 그녀의 책 역시 차례를 다시 들여다보니, 음반 순서처럼 정열이 되어 있었다.
그래, 언제 음악과 함께 이 책을 다시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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