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의 강 살림 YA 시리즈
마쓰우라 히사키 지음, 박화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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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아이와 그 아이의 아이, 그리고 또 그 아이의 아이도 이곳에서 강이 흐르는 모습을 보며 살아가겠지?
늘 같은 모습인 것 같지만 단 한순간도 같았던 적이 없는 저 강을 바라보면서 말이야.
강은 늘 새로운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어. 23.24p
 
일본 만화 하면 자극적인 소재가 가득한 성인물이 아닐까 하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내이웃 토토로, 추억은 방울방울 등의 여러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나면서 천천히 그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이 상당히 발달한 문화다보니 다양한 장르로 발전이 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그들 만화들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르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들 뿐 아니라 강의빛이라는 제목으로 나왔던 이 소설의 원작 만화 또한 무척이나 감성적인 만화였다. 그 만화를 사정이 있어 끝까지 보지 못하고 앞 부분만 보았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다시 나와 읽게 되니 앞 부분의 영상이 생각나면서 그때의 그 기분으로 다시 돌아가 볼 수 있었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 개발이라는 이유로 생태계를 마구 파괴시키는 행위, 그 속에서 피해를 겪는 많은 집단 중에 곰쥐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타타는 곰쥐 가족의 장남 쥐이다.
엄마가 병으로 일찍 죽고, 아빠와 동생 칫치와 행복하게 살던 타타는 어느 날, 귀를 찢는 듯한 무서운 불도저 소리와 전기 톱 소리에 정신을 잃을 정도로 혼란스럽다. 그리고 절대로 집을 떠나지 않겠다던 아빠 또한 생존을 위해 가족을 데리고 새로운 집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그 와중에 무시무시한 시궁쥐 집단을 만나 위협을 느끼고, 그들을 피해 상류로 올라가려 하지만, 그들은 자꾸만 곰쥐 가족을 쫓아다니며 괴롭힌다. 엄마처럼 하얀 빛을 띄어 유난히 적에 노출되기 쉬운 어린 칫치, 아빠와 타타는 칫치를 보호하기 위해 더욱 노력을 하지만, 여행 과정에서 맹금류에게 칫치가 잡혀먹힐뻔한 위기에 처하기도 하였다.
 
사실 영화 라따뚜이를 보면서도 느꼈던 거지만, 다른 동물에 비해 쥐는 어쩐지 징그럽고 해로운 동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호감이 가지 않는게 사실이었다. 아무리 귀엽게 묘사된다 한들,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수백마리의 쥐만 생각해도 갑자기 식욕이 떨어졌으니 말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도 귀여운 어린 아기 쥐들, 타타와 칫치를 생각하며 정을 붙이려 해도 처음에는 그 길다란 꼬리와 그들이 퍼뜨릴 세균 등이 생각나 혐오감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칫치와 타타가 겪는 각종 어려움들, 그리고 인간때문에 생겨난 그들의 고충과 아빠와 떨어질뻔한 상황에서 아기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엄마인 나로써도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아기를 바라보며, 아기가 나오는, 사람이 아닌 아기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만 읽어도 어쩐지 더욱 몰입이되고 공감이 되어 가슴이 시렸던 것이다.
 
특히나 집을 처음 떠날때 먼저 만났던 젊은 쥐 부부가 겪은 고난을 보며 마치 인간사의 슬픈 일을 보는 듯 가슴 한구석이 콱 막혀왔다. 시궁쥐에게 남편쥐가 찢기는 것을 보고, 두 아기쥐의 죽음까지 겪은 후에 젊은 엄마쥐가 넋을 잃은채 아기 쥐 한마리를 안고, 자장가를 구슬피 부르던 그 장면. 나까지 눈물이 나려 해서 참기가 힘들었다.
 
도서관에서 그렌과 행복하게 살 수도 있었고, 게이치라는 마음 착한 소년의 집에 가서 보살핌을 받으며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타타네 가족은 고행스럽더라도 처음에 생각한 강 옆에서 살아갈 것을 고수하였다. 시궁쥐와 족제비 등, 그들을 공격하는 적이 많았어도 그들은 자유를 선택했고, 강에서 살아야할 운명이라는 생각을 고수하였다.
 

강은 결코 지치지 않아. 강은 끊임없이 흐르고 있을때 기쁨을 느끼거든. 저길 봐!
타타는 물 위로 솟아 있는 커다란 바위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물살을 가리켰다.
205p
 
나약해 보이는 곰쥐 가족, 사람들에게 아니 지구라는 아주 큰 단위에서 바라볼때에 그저 한낱 미물에 불과할 아주 작은 생명체, 그 생명체가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은 기적이라고 작가는 말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살아남았다. 힘든 그 과정을 모두 견뎌내고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모험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더 큰 모험이 남아 있다고 귀뜸까지 해주었다.
 
미키마우스 말고도 귀여운 쥐가 있다는 사실을 또다시 알려준 책, 타타의 강을 읽으며 귀여운 칫치와 타타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자꾸 그려보게 되었다. 또, 직접 읽고 만나봐야 할..그들의 모험 속에 등장하는 많은 동물들, 암컷( 스스로 항상 강조하는) 강아지 타미, (아줌마가 아니라는)고양이 블루, 참새 가족, (현명하지만, 말 많고 지나치게 앞서가는) 두더지 아줌마와 귀여운 아가 두더쥐들, 시궁쥐지만 현명한 그렌과 그 친구들, 그리고 인간이지만, 다른 인간ㄷ르과 달리 동물을 정말 사랑하고 보호하는 다나카 수의사 부부와 게이치 등 소년들.. 
 
재미있는 타타의 강을 만나 즐거운 시간이 되었고, 더 가슴벅찬 모험은 무엇이 될지..타타네 가족에게 불행한 일은 제발 없도록 책을 읽는 내내 마음 졸였듯이 다음 이야기에서도 해피 엔딩이 되길 바래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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