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걷기사전 - 서울에서 제주까지 걷고 싶은 길 200
김병훈 외 지음 / 터치아트 / 2010년 8월
절판


대전 8경, 대전시가 뽑은 관광 명소 8곳 중에서 내가 아직 못 가본 곳은 계족산과 구봉산이었다. 최근 들어 대전의 명소가 계속 바뀌고 있지만, 꾸준히 명소에 들어 있는 곳이 바로 계족산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 한번도 못 가본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대한민국 걷기사전이라는 이 전국을 아우르는 방대한 걷기 사전의 200여 길 중에 대전을 찾아보니 딱 한 군데, 바로 계족 산성 길만 나와 있었다. 아마도 그 길이 걷기로는 대전에서 가장 멋지다는 이야기 같은데..그래서 더 아쉬운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걷고 싶은 200여가지의 길을 입맛대로 골라 걸을 수 있게 소개하고 있는 책, 대한민국 걷기 사전. 걷기여행을 비롯한 각종 여행계의 다크호스처럼 떠오르고 있는 터치아트의 책이기에 소중한 여행지침서가 되리라 생각을 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걷기여행 바람에 불을 붙인 격인 제주 올레길은 일주길이라는 테마에 담겨 있었고, 집근처에 있는 소중한 마을길도 테마에 담겨 있었다. 한때 유홍준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유행을 했듯, 역사 문화 답사길에서는 짧게나마 그 지역을 돌아보며 역사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숭고한 걷기 여행을 만들어주었다. 걷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숲속길이 따로 있었고, 숲 만큼이나 아름답게 걸을 수 있는 바닷길과 섬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이 6가지 분류의 맨 처음에는 자연과 함께 하는 산길, 들길, 물길이 담겨 있었다.



사실 제주도는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지만, 다른 내륙지방들은 차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곳이어서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서, 친구가 살고 있는 지역, 예전에 여행다녀왔던 지역들을 찾아보며 걷기 여행의명소를 만나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말 그대로 사전이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내리 읽어내려가는 여행기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곳을 원하는 정보대로 골라 쏙쏙 얻어내는 그런 걷기 사전이었던 것이다.



자박자박 걷기 좋은 등산로라는 경기 군포시 수리산은 보고 싶은 친구가 살고 있는 집 근처였다. 한번도 가보지는 못했지만, 편지와 소포를 보낼때 주소를 적으며 익숙해진 그 곳. 그 곳에는 이런 명소가 있었구나. 친구 부부가 등산을 좋아했던 만큼 시간이 된다면 아마 수리산을 열심히 오르내리고 있겠지만, 우리 아기 못지않은 어린 아기가 있는 터라 아마 지금은 자중하고 있는지도.. 여행정보를 보면서 친구 이야기가 떠오르고,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학창시절의 추억들도 떠올랐다.




조금이라도 인연이 닿았던 아는 곳을 발견하는 기쁨 못지 않게, 모르는 별천지 신세계를 발견하는 재미 또한 컸다. 전남 무안군 회산백련지의 사진과 이야기는 한눈에 나를 사로잡았다. 무안이 자랑하는 최고의 절경, 회산 백련지는 눈을 의심케 하는 어마어마한 넓이의 연밭이 감탄을 자아내는데, 특히 한여름 살짝 비가 내린 후 화사한 꽃이라도 피어나면 저절로 열두 폭 병풍 그림이 된다. 들판에 황금 물경이 출렁이는 10월 초나 회산백련지에 연꽃이 만개하는 8월의 영산강 둑길은 감동의 여정이다. 116p



상상만 해도 멋진 꽃들의 향연, 한송이 한송이 바라만 봐도 예쁠 연꽃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그 광경은 인생을 통틀어 꼭 한번 봐야할 장소란 생각이 들었다. 무안! 제일 먼저 찜해두었다.


풍경을 그대로 느끼며 자박자박 걷는것도 좋아하지만, 멋진 풍경을 같이 느낄 수 있는 동행이 있으면 더욱 행복한 걷기 여행이 되리라 생각한다. 혼자보다는 둘, 둘보다는 셋을 좋아하는 , 사람을 좋아하는 나의 특성상 걷기 여행 또한 혼자가 아닌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 될거라 믿는다. 싱글일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차가 없더라도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혹은 버스를 타고 그 근처까지 가서 열심히 걸을 상상에 부풀었을텐데.. 지금은 가족들의 스케줄도 고려해야하고, 친구보다는 가족과 함께 하는 모든 것에 더욱 익숙해지고 있다.




주말 일정으로 가깝게 시작해도 좋을 각종 코스들.

소중한 정보가 가득한 이 책 한권으로 걷기 여행의 한 토대가 마련되는 듯 하다.

200곳이 정말 많은 곳이라 생각했는데, 가까운 대전만 예로 들어도 한곳밖에 안나왔다 생각하니, 아마 2권에는 더 많은 명소들이 소개되지 않을까 기대해보면서.. 가족들과 친구들과 가고 싶은 명소들을 하나하나 마음의 갈피 속에 저장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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