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기출문제집 2 - 대한민국 이십대는 답하라 인생기출문제집 2
박웅현 외 15인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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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에 생각했던 20대는 가장 젊음이 아름다운 때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30대가 되어 되돌아보는 20대는 정말 바쁘고도 치열하게 살아온 때였던 것 같다. 대학, 그리고 직장 생활.. 어쩌다보니 대학을 졸업하고 단 하루도 쉬지 않고 30까지 내달린 직장생활의 나의 20대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직장을 옮기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그만 두고 다음날 다른 직장에 바로 들어가는 바람에 제대로 쉼다운 휴식의 시간을 가져 본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서른.
서른이 되면 마치 인생이 끝날것처럼 두려웠다. 결혼을 하지 않아서였을까? 남자친구가 없던 29살이라 불안해서였을까? 서른이 되자 놀랍게도 불안했던 마음은 싹 가라앉았고, 그리고 내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 사실 20과 30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달라질 것도 없었다. 그저 주위 사람들의 나를 보는 시선만 달라질 뿐.정작 나는 달라질 것이 없었다.
 
그래, 마치 우리가 지겹게 봤던 문제집을 떠올리게 하는 인생 기출 문제집. 그 1권을 나는 아직 못 읽었지만, 2권부터 읽어도 무리가 없다. 인생 기출 문제집. 20대의 젊음들에게 던지는 선배들의 이야기가 어떠한지 궁금하였다. 그리고 아직 20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생각하는 나도 되돌아보게 하는 그때의 이야기, 그리고 인생에 대한 그 질문이 궁금하였다.
 
그리고 머리말에 나온 대로 머리를 비우고 가슴을 여는 순간 책은 놀라운 속도로 내 가슴속으로 파고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티브이를 보면 항상 중복되듯이 나오는 몇몇 인기인들이 있다. 무한도전의 인기멤버이자, 유난히 시끄러운 말발의 소유자 마치 따발총처럼 다다다다 내뱉는 그의 속사포 같은 말투는 정장 슈트가 근사하게 어울리는 그의 멋진 외모를 한창 다운 그레이드 시키는 듯한 저렴한 남자로 그를 만들어 내놓는다. 그는 바로 노홍철이다.
그저 튀는 행동과 돌아이라고 스스로 포장하는 그런 무지함의 소유자라고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는 놀라운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었고, 우리나라 최초의 플레이 매니저이자 (그 스스로 이 직함을 만들었다. ) 스스로 재미있게 선택한 일의 ceo가 되어 젊어서부터 사업으로도 성공하고 끊임없는 아이템 개발로 뛰어난 그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명함을 만든다면 직함을 뭐라고 쓰고 싶어?
대부분은 ceo나 뭐 전문직의 이름을 쓰고 싶지 않을까 생각했다. 인터넷 쇼핑몰을 구상하면서 명함 직함을 고민하던 노홍철은 플레이 매니저 노홍철이라는 이름을 적어넣었고, 그에 부합하는 뛰어난 기지를 발휘하였다. 카이스트에 다니던 형 주위 사람들에게 홍보를 하여 엠티 프로그램을 멋지게 짜넣었던 것이다. 재미난 장난감들과 함께 그 만의 재치있는 설명서를 곁들여 말이다. 읽으면서 참 똑똑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자신의 재미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사업으로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 그가 바로 노홍철이었다.
 
누구나 재미난 삶을 꿈꾼다. 그리고 지루하게 일하지 않고, 재미난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한다. 취미도 일이 되면 재미가 없다는데, 노홍철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그 인생 자체가 버라이어티 쇼같이 느껴져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20대들 뿐 아니라 30대인 나까지 흥분하게 하는 이야기였다. 재미나게 살면서 인생의 꿈을 실천하기. 용기를 내어 찾아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줄 그 무엇인가를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던 곽세라. 그 분의 이야기가 또한 인상적이었다.
잘나가는 광고 카피라이터였던 그녀는 어느 날 집시로 되돌아온다.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여행가로 살아가고 있는 곽세라의 이야기.

 
아픔을 참고 투쟁해서 얻는 것만이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내길이 아닌것같고 쉽지 않은데 참고 견디면 감각만 무뎌질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주의 작전과 맞지 않으면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다. 나의 삶이 우주의 작전과 맞는지 아닌지 알아보는 진단법이 있다. 그것을 하면서 사는게 쉬운지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쉽다면 옳은길이고 힘들고 고달프다면 잘못 가고 있는 길이다. 168p
 
우주의 작전에 부합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열세번째 도넛 (열두개의 도넛을 사면 덤으로 주는 공짜도넛)이 기다리고 있다. 167p

 
사실 그녀의 자유로운 영혼이 마냥 부러웠다. 나도 정말 이렇게 마음껏 여행하고, 내 꿈을 펼치고 싶지만, 정작 나는 그럴 용기가 없기 때문이었다. 예전의 내 직장, 내 직업.. 충분히 안정적이지만, 매력은 크게 없는 그런 직장이었다. 남들 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내게는 재미로 하는 일은 아니었다. 다칠만큼 크게 상처가 되는 일은 아니었어도 그렇다고 이 안에서 최고가 되어야지 하는 마음도 들지않았다.
 
그저 나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할 수 있는 뒷받침이 되는 직업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내 주위에 그렇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고, 일을 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여행 등은 취미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언제고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 그 일.
다른 일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그 일이 안정적이라는 이유 하나 뿐이었다.
그리고 신랑이 하는 일을 도울 수 있는 보완적인 일이기도 하니 윈윈이라고 생각했고..
하지만.. 조금더 바꾸어 생각해보면 얼마든지 창조적인 일로 바꿀 수 있는게아닐까 싶다.
 
그것은 나에게 달려있겠다. 노홍철과 곽세라의 일들을 생각해보며, 내 직업의 틀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면.. 그 안에 나만의 색채를 입히는 것이다. 아주 작은 변화일지언정 그것은 분명 내게 큰 기쁨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고, 여행을 좋아하며 사람들을 좋아하는 나. 나만의 특색으로 밋밋한 나의 직업을 기쁨으로 바꿔줄 구상을 하니 갑자기 삶이 즐거워진다.
 
고마워, 인생기출 문제집.
 
그리고 다음에 또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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