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경 옮김 / 작품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오쿠다 히데오. 그의 이름만 듣고도 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하며, 그의 신간에 주목하는 것을 보았다. 얼마나 재미있는 작가이길래 이렇게 팬이 많은 걸까? 아직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나로써는 더욱 그의 작품을 읽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그래서 선택한 그의 신간, 올림픽.
이 책은 소설가로 명성이 자자한 그가 쓴 여행에세이+ 올림픽 관전기이다. 처음에는 에세인지도 모르고 펼쳐들었다. 이렇게 내가 무신경하다. 
   


처음 몇줄을 읽어나가니 그의 말투가 마음에 든다. 어딘가 시니컬하면서도 재미있는 말투, 45살이라는 (책을 쓸 당시 2004년도의 나이이다.) 나이를 잊을 수 있는 그만의 재치가 어딘지 얄밉지가 않다. 물론 나중에 얄미워지는 대목이 나오긴 했지만 말이다. 편집자들과의 회식자리에서 올림픽에서 나가시마 재팬의 경기를 보고 싶어"라고 말하며 이런저런 구상안을 아무렇게나 지껄였는데, 다음날 담당 편집자인 t군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테네, Ok입니다. 회사에서 승인이 났습니다. 저도 카메라맨으로 동행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나오키상 시상식에도 참여하지 못한채 그리스 아테네로 날아간다.
회사에서 끊어준 비즈니스 클래스를 즐기며..
 
여행에세이를 무척 좋아하는 터라, 털털하게 그가 풀어내는 여행 에세이의 시작과 중간중간 과정은 무척 재미가 났다. 음식 품평이라던지, 숙소 품평, 혹은 그가 겪은 택시에서의 경험 등은 다음에 그리스를 방문할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미 6년이나 지난 그것도, 우리나라도 아닌 일본의 올림픽 경기들을 그의 눈과 입을 통해 관전을 하려니 다소 지루해졌다. 아, 그가 흥분하고 열변을 토하며 이야기하는 많은 선수들, 나는 관심도 없고 모르는 사람들이다. 일본인이니까.. 나는 한국인이고..
 
어쩌면 올림픽이 아닌 다른 여행의 이런저런 이야기였으면 더 재미있었을지 모르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러고 있던 차에 에게해 1일 크루즈를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 이런.. 여기에서 그는 반중 감정을 살짝 드러낸다. 거기까지도 뭐 나쁘지는 않았는데.. 중국과 대립하는 이야기가 영토에 대한 분쟁때문이었다. 그건 우리나라와도 엮여있는 거잖아. 독도는 우리땅. 그런데, 작가는 중국이 어이없는 주장을 한다며 광분을 한다. 물론 일본 작가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독도는 우리땅을 외치는 나로써는 잘은 모르는 중국과 일본의 관계 역시 또 비슷한 상황이 아닐까 싶어 작가가 흥분할때 공감할 수가 없었다. 
   


일본 작가의 시선으로 일본 국민을 위해 쓰여졌다는 느낌이 드는 에세이라 다소 아쉬웠다.
물론 수출을 생각하고, 글을 쓰는건 아니겠지만..
재미있는 표현으로 공감가는 많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들었기에 첫 작품으로 그의 에세이를 만난건 실수였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꼭 그의 소설들을 읽어보리라.
그러면 진정으로 사람들이 오쿠다 히데오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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