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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베이비 - 엄마가 찍고 만드는 우리 아기 포토 앨범
김미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엄마들의 많은 정성과 열성에 탄복하게 된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돌잔치 준비였다. 사실 아기를 낳기 전에도 간혹 우연히라도 육아 사이트에 들어가다 보면 엄마들의 돌잔치 후기가 이어지는데, 정말 대단한 정성이라는 생각이 들어 내가 아기를 낳아도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
그리고, 정말 내가 아기를 낳고 난 후 돌이 되었을때 많은 고민 끝에 나는 간소한 돌잔치를 하기로 했다. 사실 신랑도 그렇고, 시댁에서도 간소하게 식구들끼리 하기를 원하셨고, 첫 아이라 다른 집 못지 않게 해주고 싶었던 나는 섭섭한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신랑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하고 마음을 비웠다. 가족들끼리 간소하게 외식하고, 집에서 돌상을 꾸며서 돌 스냅촬영은 해주기로 하였다. 간단히 집에서 하는 돌상과 기사를 부른 돌스냅촬영이었음에도 신경쓸게 제법 있었다. 아기 한복과 정장 준비에서부터 돌상 대여와 풍선 장식하여 꾸미기 등등 많은 것들이 내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실제로 밖에서 거하게 파티 준비를 하는 엄마들을 보면 엄마, 아빠까지도 왕과 왕비처럼 멋지게 차려입고, 아기 성장앨범과 동영상까지도 직접 포토샵 등으로 만드는 엄마들이 있어서 그 대단한 정성에 혀를 내두르기도 하였다. 포토샵에 문외한인 나는 사실 밖에서 하면 그런 많은 것들을 어떻게 해결하나도 큰 걱정거리였기 때문이다.
아이가 이제 두 돌이 되기 몇달전인 지금.. 내가 뒤늦게 만난 책 오! 마이 베이비.
이 책은 엄마가 찍고 만드는 우리 아기 포토앨범이다. 저자인 김미경님이 사진을 워낙 좋아하고 아기들을 좋아하여 조카들 성장앨범을 직접 만들어 선물해주다가,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하였다 한다.
기계 치이기도 한 나는 우리 집의 세번째 똑딱이 디카인 하이엔드 디카 (이 책은 dslr이 아닌 하이엔드 디카에 초점을 맞춰 쓰여진 책이라 더욱 관심이 갔다. ) 캐논 디카의 제대로 된 작동법은 숙지하지 못한채 그저 셔터 누르고 사진 확인하고 하는 등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만 숙지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손떨림도 워낙 심하여 좋은 카메라를 쓰면서도 제대로 예쁘게 사진을 찍을 줄 몰라 아기의 매일매일의 (돌아오지 않는 그 예쁜 순간들의!!!!) 사진을 찍으면서도 흔들리거나 움직여서 망친 사진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그럴때마다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이 책에서는 간단한 하이엔드 디카의 사용 설명법부터 시작하여 3개월까지의 사진, 백일사진 촬영, 돌 사진 촬영 등의 컨셉과 더불어 야외 촬영 팁까지 잘 망라되어 있었다. 끝으로는 촬영한 사진을 수정하고 프린트해 만드는 베이비 앨범 만들기까지.. 마치 나를 위해 준비된 듯한 그런 책이었다.
카메라라는 녀석은 자주 만지고 셔터를 눌러보고 구석구석 탐험해봐야 가까워지는 친구랍니다. 혹시 고장날까 두려워말고 적극적으로 익혀나가다 보면 강한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요. 16p 저자가 나에게 해주는 말인듯 하다. 용기를 내라구..기계치 아줌마!
우리 아기가 돌이 지났다고 해도 여전히 지금도 예쁜 모습으로 자라고 있기 때문에 (아기는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얼굴도 조금씩 달라진다.) 처음보다 많이 찍어주지 못한 최근의 모습들을 좀더 심사숙고하여 찍어보도록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다. 또한 이제 슬슬 둘째를 가져볼까 하는 나로서는..어린 아기때부터 찍는 엄마가 찍어도 프로같은 멋진 사진들이 탐이 났었는데, 둘째를 위해서는 첫째때 놓쳤던 그런 사진들을 찍어줄까 싶다.
어디서 본 건 있어갖고서, 우리 아기 손발을 예쁘게 찍어주겠다고 처음에 그냥 막무가내로 찍어댔던 사진이 있는데, 작가가 찍은 사진처럼 앙증맞지가 않고, 갓 태어난 신생아발을 실제 발보다도 크게 확대해서 찍어서.. 귀여운 맛이 떨어지고, 실감도 덜 나게 찍기도 하였다. 그냥 같은 사진인데도 이렇게나 느낌이 다를 수가 있나 싶었다. 아기의 손과 발을 찍을땐 카메라의 클로즈업 접사 기능을 이용하고, 바닥에 엎드려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촬영해야 흔들림이 없다고 한다. 조리개 4, 셔터스피드 1/30, 감도 400으로 설정을 해준다. 42.43P
아기엄마라 그런지 아기 모델들의 다양한 사진들을 올려줬는데, 카메라 매뉴얼도 들여다보기 싫은 나로서는 아기의 귀여운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듣는게 너무나 좋았다. 게다가 아기의 포즈들을 보면서 아, 나도 이렇게 찍어봐야지 하는 좋은 예가 되었기 때문에 (또 몇가지는 스튜디오에서 50일 촬영등을 하며 배운 동작들을 나도 집에서 해봤기에 겹치는 동작이 있기도 했다. ) 둘째를 위해서는 좋은 포즈 연구가 될 것 같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스튜디오처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거실에 탁자를 두고 패브릭을 깔아 아기를 눕히고 찍은 사진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스튜디오에서 찍어주는 성장앨범이 워낙에 고가인 탓에 아기 사진 찍어주고 앨범 만들어주는게 사실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주위 친구들 가운데에서도 차라리 그 돈으로 비싼 DSLR을 사서 아기 사진 더 자주 찍어주는게 낫겠다면서 카메라를 산 친구가 둘이나 되는데.. 대부분은 프로같이 사진을 찍지못해서 백일 돌 사진만 찍지 못한채 그냥 카메라만 남은 친구들이 많았다. 그럴때 이 책이 정말 유용하지 않을까 싶었다. 나야 워낙 내 발로 찍는 솜씨를 아는 지라, 아무래도 프로가 나을 것 같아서 성장 앨범을 포토 마트 라는 메뉴를 개발한 모 스튜디오에 맡겨서 패키지로 찍고, 나중에 원본 사진만 받아와서 나름 저렴하게 찍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집에서 짬짬이 찍어주는 사진이라도 최소한의 기술이 필요하고 아기 성장에 따라 좀더 예쁜 사진과 배경을 만들수 있는 이 책의 표현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또 포토샵을 못하는 나를 위해 차근차근 짚어주는 파트 3를 읽으며, 우리 아기 사진을 원본으로 받아온 탓에 (게으른 엄마는 아직까지 돌 앨범과 액자도 해주지 않았다. 50일부터 200일까지는 한권의 앨범으로 만들어 양가 부모님께 선물로 드렸지만, 돌 스튜디오사진과 돌잔치 스냅촬영은 아직 액자와 앨범을 안만들고 CD그대로인 채로 있다. )마침 연약한 피부에 뾰루지 났던게 너무너무 오래 가서, (거의 몇달) 얼굴에 뾰루지 자국 난게 마음의 짐으로 남았었는데 (앨범 만들지 않는 사람은 포토샵을 안해주었기에 ) 이제 내가 직접 포토샵을 해서 앨범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생각하니.. 이 책 한권이 아기 앨범이라는 보람찬 결실물로 이어질 것 같다. 끝으로 CD에 들어있는 엄마가 만드는 동영상 앨범에는 동영상 앨범 샘플과 재미난 음원들이 들어있어서, 업체에서 해주는 것 못지 않은 멋진 솜씨를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돌사진은 끝났다 생각했는데, 리뷰를 쓰며 되돌아보니 아직까지 돌 앨범도 만들어주지 않은 무심한 엄마였다. 이제 도움이 크게 될 책도 있으니 천천히 아기 돌 앨범 준비도 하고, 두돌을 향해 나아가는 아기 사진도 보다 더 예쁘게 찍어주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