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튼 탐정 동물기
야나기 코지 지음, 박현미 옮김 / 루비박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파브르 곤충기와 더불어 어린이들에게 거의 고전이나 다름없다는 시튼 동물기.

사실 난  시튼 동물기라는 제목을 접했을때, 처음 듣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주위 사람들(아버지, 남편)에게 물어보니 모두 들어봤고, 읽어본 유명한 책이라는 답변을 듣고 놀랐다. 어릴적에 제법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유명한 책도 못 읽어봤다는 데에 자괴감까지 들었다.

 

그랬는데, 이 책 시튼 탐정 동물기라는 새로운 소설을 읽으면서 늑대왕 로보 이야기를 들으니, 아하 하고 생각이 났다. 아마도 내가 그 전권을 읽지는 못했어도 부분 부분 단편단편의 이야기는 접했던 것 같다. 특히나 늑대왕 로보 이야기는 대강의 줄거리까지 생각이 나는 듯 하다. 이 책은 역시 시튼의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인 늑대왕 로보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사건을 풀어나가기 시작한다.

 

시튼이 사랑했던 야생동물들.. 그가 관찰한 야생동물들의 행태와 습성등을 바탕으로 살인사건, 다이아 도난 사건, 비싼 고양이 도난 사건 등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한다. 바로 탐정은 시튼이다. 80의 노인이 된 시튼이 과거에 그가 추리했던 사건들을 신문기자인 나에게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풀려나간다.

 

나와 시튼의 인연도 독특하다.

"나는 당신이 아주 비겁하고 잔혹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정말이지 무지막지하고 심장이 없는 사람입니다."14p라는 악플에 가까운 어린아이의 팬레터를 시튼은 놀랍게도 자신의 책에 가장 눈에 띄는 부분에 실어두었다. 그리고 그의 자서전에 대해 취재하려는 신문기자였던 나는 짖궂게도 바로 그 부분을 질문하였다. 왜 비난의 글을 눈에 띄게 실었냐는 것이었고, 시튼은 웃으며 카람포의 악마라는 사건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봅이라는 노인이 늑대왕 로보인 카람포의 악마에게 살해를 당하였다는 사건이었는데, 시튼은 뛰어난 야생동물의 습성을 파악한 추리력으로 멋지게 살인범을 색출해낸다. 그리고 그 사건에 덧붙여 하는 말이 자신을 비난한 그 말은 사람이 아닌 늑대의 입장에서 선 아이의 팬레터였기에 그런 마음에 더욱 공감한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은 바로 신문기자인 나의 어린 시절이었다! 시튼의 추리력 못지 않게 놀라운 반전이었다. 반전을 벌써부터 거론하면 어쩌냐는 비난의 여론이 일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단편단편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기때문에 그 맛보기로 첫 이야기를 소개해보았다.

 

80대의 노령에 불구함에도 번뜩이는 기지와 재치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시튼,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신문에 기고하여 연일 엄청난 반응을 얻는 신문기자인 나. 덕분에 시튼의 과거이야기는 좀더 술술 나를 통해 풀어나온다. 동물기에 대한 사건들 뿐 아니라, 시튼의 어릴 적 상황이나 배경 등까지 이야기가 되면서 정말 시튼과 기자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를 보듯, 재미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잔뜩 흥분이 되어 몰입하였다.

 

정말 내가 시튼 동물기를 다 읽었다면?? 좀더 재미있었으리라. 하나만 기억이 나도 이렇듯 반가운데, 시튼의 열혈 매니아라면 시튼이 탐정 역할을 하는  셜록홈즈 시튼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이 멋진 소설에 더욱 매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시튼씨는 야생동물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이 보여주는 아주 자그마한 사실로부터 전체를 추리하는 뛰어난  과학자였다. 그와 동시에 그는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이 아닌,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야생동물의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자연주의자였다. 이런 평범하지 않은 두 개의 시점을 동시에 가졌기 때문에 시튼씨는 지금까지 기묘한 사건의 수수께끼를 풀어왔다.

240p

 



 


늑대왕 로보 못지 않게 실버 스팟 까마귀의 다이아몬드 도난사건도 재미있었고, 작은 회색다람쥐 배너의 이야기도 정말 재미있었다. 사실 배너 이야기는 나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였던 지라, 소년에 대한 부분은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시튼에게 다람쥐 관람료를 받을때부터 참 아이답지 않다는 생각은 하였지만, 시튼씨가 풀어낸 추리로 밝혀진 소년의 모습은 추악하기까지 하였다.

 

이 글의 저자인 야나기 코지란 정말 놀라운 상상력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독특한 소재로 일본 추리소설 매니아들을 설레게 한다는 미스터리 추리 작가. 그의 참신하면서도 기발한 이번 소설로 인해 야나기 코지라는 작가의 이름이라면 꼭 한번 다시 되돌아봐야겠단 생각이 강하게 들게 만들었다. 나는 이 책 한권으로 그의 팬이 되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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