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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클루스 제4권 - 무덤 저편에서 ㅣ 39 클루스 4
주드 왓슨 지음, 김양미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전세계를 돌며 39가지 단서를 풀어 숨겨진 비밀을 찾아내야 하는 댄과 에이미. 사실은 그들의 친척인 카힐 가의 영향력 있는 모든 가족들이 다 단서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어서, 어린 두 남매가 위험한 모험에 나서는 건 사실 너무나 가망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그들의 오페어 보모인 넬리가 보호자로 나서 주었고,카힐가의 수장인 그레이스 외할머니에 의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훈련을 받고, 추억 속에 암호를 부여받은 그들은 남들보다 좀더 발빠르게 단서를 찾아 나서며 해결할 수가 있었다.
1,2,3권에서 여러나라를 거쳐, 3권에서는 도쿄, 서울까지 거친 후에 드디어 4권에서 이집트에 도달하였다.
이 추리 소설의 특징은 세계 여러 곳을 누비며 다니기에 각 여행지의 특색있는 먹거리와 볼만한 구경거리 등이 같이 소개가 되어 은연중에 여행 에세이 같은 역할도 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실제 존재했던 위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언급이 되어, 책을 읽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참고하기에 좋게 뒷부분에 그 위인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실려 있다.
전세계 웬만한 위인들은 다들 카힐 가의 가문사람들이라는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설정도 있지만, 워낙에 미국의 자기중심적 가치관을 생각해보면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상상하기에 이 모든 위인들이 다 내 조상이고, 내 친척이라면, 그리고 내가 세계 최고의 비밀을 찾아 모험을 나선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겠는가? 물론 그들의 모험에는 목숨을 걸 (다름아닌 친척들이 그들의 목숨을 노리고, 사기를 치고, 괴롭힌다. ) 위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기에 책으로 읽기에는 안성맞춤이지만, 실제 이렇게 모험에 나서고 싶은 생각은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안 좋은 공기를 마시면 호흡곤란이 오는 개구쟁이 댄이나, 대인 공포증이 있는 에이미의 연약함을 생각하면 보호 본능이 마구 샘솟아서, 내가 그 자리에 가서 넬리처럼 그들을 보호해주고픈 그런 모성애도 발동하기도 한다.

오시리스, 이시스, 세크메트 등의 이집트 신화 속의 전설적인 신들의 이야기가 책속의 책 이야기처럼 중간 중간에서 흘러나온다. 그리스 로마신화나 우리나라 신화와는 또 다른 이집트의 신들, 예전에 우연히 접했던 이집트 신화에 잠깐 매료되어 이집트에 대해 무척 환상적인 기대를 품었던 기억이 있었다. 사랑하는 남편 오시리스를 잃고, 그의 시신이 토막난채 이집트 여기저기에 뿌려지자, 아내인 이시스는 눈물로 그 시신들을 찾아 헤멘다. 또한 전쟁과 파멸의 신 세크메트는 정말 무서운 존재로 종족 하나를 뿌리뽑기도 하는 무서운 여신이다. 머리는 사자상을 하고 있는.. 그래서 표지의 세크메트 상이 독특하게 다가왔나보다. 흔히 이집트 하면 스핑크스를 먼저 떠올리는데 여기서는 스핑크스 이외에 다른 신과 조각상 이야기를 응용하여 새로운 단서들을 만들어내었다.
어린 댄과 에이미가 서서히 잔인하고 냉정한 카힐 가 사람들에게 동화되어 가면서 그들의 순수함을 잃어가고, 사랑했던 그레이스 할머니마저 그들을 위험에 내몬 냉혈한 카힐가의 수장으로 의심하게 되는 현실이 몸서리쳐지게 싫었던 어린 소녀 에이미. 그리고 점차 사람들을 의심하고, 불신하게 되는 많은 일들 때문에.. 상처를 입던 터에 할머니의 친한 친구이자 손자가 따뜻하게 그들을 대하자 마음을 열게 된다.
이집트에서의 그들의 행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서울에서 그들을 철저하게 배반한 듯한 엘리스테어 오는 어떤 낯을 들고 다시 그들을 회유할 것인가?
어린 아이들과 적인 어른들, 혹은 그들과 대립 구도인 아이들조차도 순수한 아이들은 이미 아니다.
순수한 아이들은 댄과 에이미 뿐. 우리를 닮은.. 이 책을 읽고 있는 순수한 독자들을 닮은 그러면서도 머리는 작가를 닮아 똑똑한 에이미와 댄이 헤쳐나가는 모험의 이야기.
39 클루스 4는 이렇게 5를 향해 또다시 단서 하나를 던져 주고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