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의 아기고양이들 - 언제 어디서나 고양이 마을…나고 나고 시리즈 2
모리 아자미노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5월
절판


내 닉네임은 러브캣이다. 그래서 love cat으로 해석을 해서, 고양이를 사랑하는 애묘인으로 종종 오해를 받곤 하였다. 사실 난 고양이보다 강아지를 더 좋아한다. 러브캣이라는 닉네임은 처음에 네이버를 시작하면서 금속 하트가 매력적이던 모 패션 브랜드의 이름을 떠올려 지은 ,속성으로 지은 닉네임이었는데, 익숙해지니 바꾸기가 싫어서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중이다.



그랬던 내가 표지와 맛뵈기로 본 아기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이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작가의 고양이 사랑하는 마음이 마치 초능력을 발휘하듯 내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았다. 한마리 한마리 사랑스러워 어쩔줄 모르겠다는 시선으로 그려낸 생후 3개월 남짓한 아기 고양이들의 몸짓과 특유의 표정들이 너무나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아, 고양이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였구나. 예전에도 가끔 너무 귀여운 고양이 사진들을 보긴 했어도 이 책 속의 일러스트와 내용 만큼 내 혼을 쏙 빼앗아가는 고양이들은 없었다.


나고 neargo 라는 마을이 처음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나고의 화폐 단위가 나고이고, 지도 모양이 고양이 모습인데다 깃발까지 고양이라.. 그제서야 작가의 상상 속 마을임을 알게 되었다. 어쨌거나 책 속에서는 나고에 살고 있는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이 주인공이다. 총 70여 남짓한 아기 고양이들의 특징들이 잘 설명되어 있고, 그들의 깜찍한 모습에 일본 여성들이 "가와이 가와이"를 외치며 수선떠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 했다. 내가 봐도 너무 깜찍하고 사랑스러워서..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였으니, 고양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한..그리고 귀여운 동물을 보면 호들갑을 떠는 일본 여성들의 특성상.. 참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게 당연한 일 같았다. 이 책은 일본 작가 모리 아자미노의 책이다.



글과 그림도 너무너무 잘 어울리고 좋은데.. 한국어 번역된 글자체 또한 마치 예쁘장한 여고생이 색색 다양한 예쁜 필기구로 편지를 써내듯 또박또박 쓰여있는 것이 마치 하나의 그림처럼 예쁘게 잘 어울린다. 책 한권이 그냥 그 자체로 소장가치가 충분할 정도로 "예.쁘.게" 느껴진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을 모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펼쳐보기를 권하고 싶고, 특히나 여중 여고생들의 아기자기한 수집품 목록에 꼭 어울릴법한 그런 책이다.



인간과 고양이가 마음 편하게 나이 먹을 수 있는 곳.

고양이와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주민등록증처럼 고양이에게도 나고 등록증을 발급해주는 곳.

고양이는 그냥 하나의 동물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의 가족으로 대우받는 그런 나라인 것이다.

나고의 일원이 되고 싶은 애묘인들은 책 속에 있는 나고 등록증에 반려묘의 사진을 올리고 기록하면 된다. 원본 등록증이 실려있으니 말이다.


정말 나고를 제대로 여행할 수 있도록 각종 여행 패키지 설명과 나고 지도, 코스 설명 등이 이루어지고, 귀여운 아기 고양이들의 한 컷 사진들도 첫머리부터 멋지게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고양이들의 특징에 들어가다보면 너무 귀여운 아기 냥이들과 그 가족들의 모습에 웃음도 나고, 인간과 같은 모습에 혀를 내두르기도 하고..



'사실은 저 고양이 말을 할 줄 알아요' 라는 모리 아자미노님의 말에 공감을 할 수 밖에 없다.

고양이말을 할 줄 모른다면 어떻게 이렇게 고양이들의 생각을 속속들이 읽어낼 수 있겠는가 말이다.

70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정보를 얻은 건지.. 이 많은 고양이들의 꼼꼼한 프로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이름, 생일, 나이, 성별, 털색깔 , 품종, 눈동자색, 고양이 분류 등등 특징과 사진 등의 에피소드 뿐 아니라 고양이 한마리 한마리를 존중하고 대우해주려는 작가의 의도가 강하게 느껴지는 그런 대목들이기 때문이다.



유기견, 유기묘들이 늘어나고 있는 요즘의 현실에서 보면 이렇듯 반려동물을 사랑하고, 모든 이들이 아끼는 그런 마을, 나라가 정말로 있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사실 그렇지 않더라도 적어도 동물을 사물로 대하지 않고, 가족으로 대하고 받아들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을 어떻게 홀대할 수 있겠느냔 말이다. '고양이들을 사랑합시다. 길 고양이들에게도 애정을 베풉시다' 하는 열마디 말보다 사랑스러운 고양이 이 책 한권이 훨씬 더 강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정말로 아기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기들. 생후 3개월이내의 귀여운 고양이들.

짧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게 될 아기들 말이다.

주인이랑만 있어서 낯을 심하게 가리는 삭스는 마치 턱시도를 입은 듯한 털무늬가 인상적이다. 아기 냥이 포지가 사라지면 깜짝 놀라 찾아나서는 아빠 냥이 앤디의 모습은 정말 고양이를 넘어서 인간 아빠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 사이사이로..나고 등록증, 나고 기금 등의 작가가 준비해둔 탄탄한 상상의 장치들을 살펴보면 정말 꼼꼼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교하게 기틀이 마련되어 있다. 고양이를 위해 이런 나라를 만들어주고 싶어. 이런게 필요하겠지? 아니, 이건 어떨까? 하며 머리를 짜낸 그런 거 말이다.


플로라라는 귀여운 2개월생 고양이의 소개편에서는 아이리스, 은방울꽃, 튤립, 크로커스가 고양이가 잘못 먹으면 중독을 일으킨다는 정보를 주기도 한다. 귀여운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오드리의 매혹적인 곁눈질'에 끌리지 않았는데, 오드리의 주인은 완전히 홀딱 빠져들었단다. 그래서 무뚝뚝하고, 코까지 고는 못생겨보이는 오드리를 주인은 너무나 귀여워하고 사랑한다. 하루 세번 밥줄때만 비싸게 웃어주는 센스를 발휘하는 오드리를 말이다. 젖을 일찍 뗀 로제타는 아폴로 토끼를 엄마처럼 생각하고 부비부비하며 빙글빙글 돌고..또 아기 고양이 메이플이 맛있게 먹은 케이크는 대박을 터뜨리게 된 사연까지..

아기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막판까지 웃음이 난다.



작가는 사랑하는 고양이 레이니를 아기때부터 기르면서 얻은 영감으로 이 책을 쓸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때 제 손에 전해지는 레이니의 작은 숨결과 체온을 느꼈을때 이 작은 생명을 계속 소중하게 지켜가겠다는 책임감 같은 걸 느꼈조. .. 그런 레이니와의 추억을 짜내려가는 동안에 나고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아가개월수' 얘기도 써보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죠. 고양이들의 평생 중에서 정말 아주 조금---. 이젠 되돌이킬수 없는 아주 소중한 시간을요..200.201p



아기 고양이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오롯이 드러나는 책.

나도 무언가를 이렇게 열렬히 사랑하고 빠져들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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