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우연히, 아프리카 - 프랑스 연인과 함께 떠난 2,000시간의 사랑 여행기
정여진 글, 니콜라 주아나르 사진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프랑스 남자 연인과의 2000시간의 아프리카 여행.

외국인 연인과 평생 한번 꿈꿀까 말까한 머나먼 곳 아프리카라는 환상이 어우러져, 이 책에 대한 나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리고, 책을 펼쳐 읽어내려가면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글을 쓴 그녀와 사진을 찍은 그의 만남은 한편의 영화 그 자체였다.

글만 죽도록 좋아해, 글쟁이로 살던 어린 날의 그녀가 어느날 잘못 배송된 책인 랭보에 대한 전기집을 읽고, 랭보에게 푹 빠져들어 살게 되었다. 그리고, 불문학과로 진학해 랭보가 살았던 아프리카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 안에서 미치도록 빠져들었던 랭보를 떠나보내려는 시도를 하지만, 쉽지가 않았고, 그러던 어느 날, 외국 펜팔 사이트에 올려놨던 곳에서 놀라운 쪽지를 받게 된다. 아무 내용도 없는 그 쪽지의 프로필은.. 그녀가 랭보의 환생이라 믿었던 바로 그 끄적임의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랭보의 환생처럼 느껴지는 프랑스 남자 니콜라 주아나르

니콜라와 여진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일년에 한번씩 만남을 가지면서 매일밤 새벽 서너시경부터 (한국 시각 기준) 하루 8시간 가량을 매일 채팅을 하며 둘만의 사랑은 4년이상 키워져 나갔다. 프랑스로 오가고, 인도에서 석달을 같이 보내고..그리고 그와 같이 아프리카로 떠난다. <그와 우연히 아프리카>는 이렇게 시작된 책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농민 교육에 종사하던 니콜라의 바램,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희망을 발견하고픈 여진.. 둘의 사랑은 아프리카 종단 여행에서 더욱 아름답게 빛이 난다. 소울 메이트 같은 그런 천생의 인연을 지구 반대편에서 만나는 경우는 흔치가 않다.

 


 

나란히 하늘을 바라보는 그와 나 사이의 거리에 무심히 달이 하나 걸려 있는 듯 했다.

나는 그의 손을 꼭 움켜쥐고 가볍게 떨어지는 달의 그림자를 받아냈다. 그 순간, 세상에 우리 둘 뿐인듯 귀 옆을 스쳐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마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이 넓고 이국적인 광장에서 우리 두 사람만 존재한다는 상상에 마음이 설레었다.

60 p

 



 

그들의 여행은 그저 다녀오고 마는 그런 여행이 아니었다.

결혼이라는 풍습으로 귀결될지 아닐지 알 수는 없지만, 굳이 틀에 매이지 않더라도, 열렬히 사랑하고, 늙어서까지도 곁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랑을 하고 있기에.. 아프리카에서 희망의 보금자리를 찾으려 한 것이다. 대학을 졸업한 그녀와 열대 농업을 전공한 그는 아프리카의 여러 회사에 원서를 내고, 무수한 노력 끝에 결국 가나에 니콜라스가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둘의 여행의 종착지가 우선은(?) 가나가 되었다.

여행이란 끝이 나지 않는 것이기에..

볼것이 많다는 남미는 늙은 이후에 가보기로 미뤄두고, 또다시 그들은 여행 계획에 설레인다.

아프리카 종단여행을 하며, 지구가 작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들.

말라리아에 걸려 지독히 앓아도 보고, 깡마른 아프리카 청년의 구구절절한 사연에 가슴이 아파 어려운 처지에도 돈을 보태주었다가, 사기임을 알게 되기도 한다. 레오에 뽈이라는 동갑내기 대자를 두고, 용돈을 쪼개어 학비를 지원했던 니콜라의 선량한 마음을 생각하면 그들의 선행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쌀밥에 땅콩기름을 섞은 것을 만찬인양  맛있게 비워내기도 하고, 냄새나는 양말 한켤레로 생수를 시원하게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였다. 멀게만 느껴지는 아프리카를.. 그들은 몸소 체험하고, 부딪혀 파라다이스로 만들어내었다. 그들만의 보금자리, 그들만의 파라다이스로..

 

 머나먼 그 곳.

내 생애 단한번 가볼 수나 있을까 싶은..아득히 머나먼 땅 아프리카.

고생을 싫어하고, 시간도 없어 어쩌면 나나 신랑과는 인연이 아예 없을 것 같은 그 땅 아프리카

그 안에서 평생의 반려자와 행복한 삶을 시작한 여진양이 존경스럽게 느껴지기까지했다.

사랑이 이토록 순수하면서도 정열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 고맙기까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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