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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100배 즐기기 - 2010년 최신판 ㅣ 100배 즐기기
기경석.정선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구판절판
2008년 2월에 호주,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서, 겨울 내내 여행 준비를 하며 들떠 있었다. 사실 여행의 메인이 되는 호주보다도 나는 도쿄 여행에 더 설레고 있었다. JAL을 끊으면 일본을 경유하면서 1박을 하게 되는데, 아예 몇박 연장을 해서 제대로 도쿄 구경을 하고 돌아오자는게 당시 여행 계획이었고, 그때 도쿄 100배 즐기기를 구입해서 정말 교과서 정독하듯이 밑줄 긋고, 일본여행카페 들어가서 정보 추가해서 포스트잇 붙여가며, 여행계획을 세울 커다란 스프링 노트까지 구입해서 치밀한 맛집 조사와 여행 준비에 들어갔다.
거의 두달을 매달려 있었더니 지금까지도 도쿄의 지명들이 귓가에 맴돈다. 당시에는 잠자리에 누우면 머릿속에 마치 영어 단어나 세계사 암기하듯 머릿속에 지명과 레스토랑 등의 이름이 떠올라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책을 펼치지 않아도 나중에는 이미 내가 다녀온양.. 입에서 줄줄 흘러나올 정도로 공부를 했다.
공부라기 보다 즐겨서 보다보니 저절로 외워진 곳들.
시모키타자와의 안젤리카의 카레빵, 에비스의 맥주박물관, 긴시쵸의 아까짱 혼포, 다이칸야마, 키치죠지의 지브리와 크로켓 등등.. 독특한 지명과 상호들임에도 입에 짝짝 붙었다. 아직까지도 너무나 생생하게.
그때 그 여행 계획을 전면적으로 포기하게 된 것은 바로 지금의 복댕이 아들이 생기면서부터였다. 임신 3개월까지가 가장 조심해야 할때이기에 2개월도 안되었을 2월에 여행가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했다. 또한 미루기에는 신랑의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았기에 어차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여행이었다. 어쩌면 다시는 당첨되지 못할 고가의 리조트 상품권을 포기하면서까지도.. 아기를 지키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였다.
그리고 지금 그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너무나 귀여운 우리 아들이 내 곁에서 방글방글 웃어주고 있으니..
호주의 그 리조트에는 언제 가게 될런지도 모르겠지만..
도쿄는 이제나 저제나 언제든 떠나고픈 그런 곳이 되어버렸다.
그때의 내 여행 노트는 임신 기간 중에 태교 일기 비슷하게 기록장으로 탈바꿈이 되었지만..그래도 행복하였다. 그리고 2010년 5월. 아직도 난 도쿄 근처에도 못 가봤지만.. 새로운 도쿄 100배 즐기기가 나왔다. 마치 그때 여행을 떠나지 못한 나를 위로라도 하듯. 더욱 빵빵한 자료와 진화된 여행서적으로 내 곁에 다가왔다.
아, 우리 아기가 정말 복댕이구나. 이 책으로 엄마가 이제 새로 여행 준비하면 되는 거겠지?
책을 들여다보며 입이 쩍쩍 벌어졌다. 미니 포켓북으로 정말 중요한 지도와 핵심코스, 공항에서 시내로의 교통 수단 등이 언급이 되어 짐을 굳이 줄여야 하는 사람이라면 포켓북 하나로 오케이 할 수 있는 부록까지 들어 있었다.
몇년이 흘러버렸으니 그때 준비했던 것과는 새로이 또 준비를 해야겠지만, 그때처럼 주먹구구 식으로 인터넷 여행기 모두 읽어보고, 책에선 조금만 참조하고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적으로 이 책에 의존하고, 궁금한게 생기면 인터넷을 따로 찾아봐도 될 정도로 정말 탄탄해졌다.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만, 좀더 보기가 수월해지고, 눈에 쏙쏙 들어오게 정보를 잘 집약해논 것이다. 사실 그때는 홀몸일때라 인터넷 할 시간도 많았고, 뭔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아기 엄마가 인터넷 할 시간은 이제 많지가 않다. 다른 할일들이 더 많아졌기에.. 그렇기에 책 한권으로 올 패스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도쿄 100배 즐기기의 등장이 무척 신선하고 반가웠다.
도쿄 여행 추천 코스는 기본이었고, 각각의 타운 랭킹이 매겨져있어서 원하는 테마별로 어디를 가면 좋을지 참고하기가 좋아졌다. 카페,베이커리, 쇼핑스폿,유원지 등의 랭킹도 도움이 되었다. 초보자부터 베테랑 여행자까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진화된 100배즐기기를 만들겠다는 작가 두분의 노력이 엿보이는 흔적이 많았다. 음식점도 관광객 위주가 아닌 현지인들이 즐겨 가는 곳을 추천하고, 발로 뛰어 얻은 생생한 정보를 전하겠노라 한 의도대로 정말 제대로 된 업데이트가 아닌가 싶었다.
실제로 2008년 여행계획 당시에는 메구로 역의 프린세스 가든 호텔을 계획했었는데 책에 나온 추천 호텔 랭킹 10위 안에는 들지않는 호텔이었다. 1위는 2008년 6월에 오픈한 호텔 빌라폰테뉴 신주쿠였다. 역시 여행은 새로운 정보에 민감해야하는 것 같다. 또한 그 당시에 열심히 찾아봤던 내추럴 플렌티 등의 100엔샵은 책에나와 있지도 않았다. 새로운 쇼핑 스폿, 새로운 레스토랑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해주고 있었다.
이 책을 다시 교과서보듯 다시 정독하여 독파하고 나면 머릿속에 도쿄 여행에 대한 새로운 지도가 형성될 것 같다. 이제는 둘이 아닌 셋이 하는 여행을 계획하려 한다. 어른 둘이었으면 좀더 바쁘게 돌아다녔을 일정도 많이 수정될 것이다. 하지만, 아기가 있어 더욱 행복한 여행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다시 새롭게 여행 계획을 짤 생각에 벌써부터 흐뭇해진다. 이미 이 책 한권으로 난 도쿄를 다녀온 것 같은 환상에 사로잡혀버렸다.
각종 좋은 정보들을 더 눈에 쏙쏙 들어오게 아예 형광펜으로 표시가 되어 있었다. 게으른 나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딱.
사진도 더욱 풍부해지고, 설명은 더욱 일목요연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