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릴린 먼로 The Secret Life
J. 랜디 타라보렐리 지음, 성수아 옮김 / 체온365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역대 최고의 섹시하고 아름다운 영화배우로 기억되는 여인, 마릴린 먼로.

너무나 유명하지만, 너무 유명하기에 오히려 그녀에 대해 찾아보거나 할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자세히 알 수 있는 그런 정보가  부족했다. 그녀가 한 시대를 풍미했을 당시에 난 태어나지도 않았고.. 그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대로 가끔씩 여기저기 패러디되는 각종 사진과 섹시한 포즈 등만 기억이 날뿐이었다.

 

본명 노마 진 모텐슨.

어려서부터 빼어나게 예뻤던 이 아이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영향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결국 그녀에게도 그 영향이 이어져 35세의 짧은 생을 마감할때까지..어머니 만큼은 아니지만, 그녀 또한 가끔씩 환청, 환각등을 보며 정신과 치료제의 도움을 받아야했다. 외할머니와 엄마, 모두 빼어난 미모를 자랑했지만, 그녀들은 엄마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아기를 낳고 심각한 산후 우울증에 시달렸고, 외할머니 델라는 노마 진이 태어나고 얼마 후 노마진을 키우던 집에 와서 손녀딸을 목졸라 죽이려고까지 했고, 딸인 글래디스는 갑자기 노마 진을 데려가겠다며 끔찍한 공구 가방에 세살난 딸을 넣어 잠그고 도망치려고도 하였다. 그리고, 평생을 글래디스는 딸에게 진정한 사랑을 주지 못하고, 냉담하게 대하거나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숱한 편지들로 그녀를 과거의 악의 구렁텅이로 다시금 빠뜨리는 주된 역할을 하였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아들이 죽었단 소식을 들었을땐..어린 딸에게 말하였다. "그게 너였어야 했어." 죽었어야 했던 건 평온한 가정에서 난 아이들이 아닌, 아버지 없이 사생아로 낳은 노마 진이었단 말이었다.

 

다행히 수양어머니처럼 몇년을 돌봐준 아이다와 글래디스의 좋은 친구이자, 노마 진의 평생의 어머니 같았던 그레이스의 사랑이 있어 노마 진을 지탱해 줄 수 있었지만.. 아이다의 입양을 거부한 생모 글래디스 덕분에 그레이스와 살던 (글래디스는 병원으로 호송되어가고) 노마 진은 그레이스의 재혼생활을 위해 고아원이나 친척 등에 버려지기도 했다. 물론 그레이스는 매주 찾아오긴 했어도 노마 진의 상처는 씻을 수 없는 것이었다. 결국 그레이스는 전근가는 남편이 노마를 두고 가자고 해서, 노마진을 어린 나이인 16세에 이웃 청년과 결혼을 시키기에 이른다.

 

결혼후 우연찮게 모델을 하게 되고,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녀는 첫번째 남편과 불화를 겪고 이혼을 하였다. 그리고, 자기 같은 아이를 낳아 엄마, 할머니처럼 아이를 못 기를까봐 불안해하자..조언을 구한다.

"난 델라를 알았고 글래디스도 안다. 그리고 네가 그 사람들과 전혀 다르다는 걸 알려주마." 156p

마릴린에게는 없던 아버지 역할을 대신해준, 그녀가 아버지라 불렀던 아이다의 남편 웨인 아저씨가 노마 진에게 해준 말이었다.

이후로 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갖게 되고, 청혼을 받았지만, 아무리 돈이 많거나 잘 생겼어도 그녀의 마음에 쏙 들고, 사랑이 생기지 않으면 결혼을 쉽사리 하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두번째로 선택한 사람은 세기의 남자, 조 디마지오라는 유명한 전직 야구선수였고, 세번째로 선택한 사람은 좌파 극작가 아서 밀러였다.

 

그녀가 자신의 문제점에 직면해서, 그와 대면할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선택하고 의지했던 정신과 치료.

문제는 어떠한 새로운 계시도 없었다는 데 있다. 오히려 그녀는 똑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받았고, 똑같은 대답을 하고 있었으며 거기에는 어떤 진전도 없었다. 너무 많은 치료가 오히려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아마 그녀에게는 계속적으로 과거를 분석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현재를 살아가는게 필요했을 것이다. 385p

 

그녀는 일생동안 부단히 노력했다. 비록 계속 시간 약속에 늦고, 재촬영을 요구해 영화 촬영 당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였어도 영화의 대 성공은 그녀를 다시 빛내주었다. 사실 그녀는 영화 촬영을 위해서도, 실제 생활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많은 약을 복용하다가, 결국 내성이 생겨 남보다 세배 이상의 고용량의 약을 복용하게까지 되었다. 또한 그녀가 비타민 주사라 부른 자가 주사는 페노바비탈, 넴뷰탈, 세코날을 섞어 수시로 주사하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약이 처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는데, 의사쇼핑이라 불리우는 그녀만의 여러 의사와의 진료로 원하는 약들을 모두 얻어내었다.

 

책속에 나타난 마릴린 먼로는 세상 사람들이 짐작하는 대로 백치미의 금발 여인에 몸만 이용하는 그런 여성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런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고, 그녀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좀더 지적인 배우가 되고자 하였다. 단지, 사람들의 선입견이 워낙 강한 탓에 그녀가 자유롭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을뿐..

 

두껍고도 방대한 양의 마릴린 먼로에 대한 전기는 그동안 나온 많은 자료와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 등을 재조합하여 전기 전문 작가인 랜티 타라보렐리에 의해 쓰여진 것이었다. 그 전의 마릴린의 전기를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는 나름대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워낙에 마릴린의 이야기가 지어낸 (그녀 스스로도 지어낸 이야기가 많았다.) 것이 많았고, 주위 사람들에 의해 왜곡된 사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되도록 객관적인 그녀의 모습을 알아볼 수 있어 백치미 섹시스타의 선입견에서 벗어나 연약하면서도 몹시 아름다웠던, 하지만 정신적 부자유스러움으로 평생을 힘들어하다 생을 마감한 슬픈 그녀의 사연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사랑, 그녀의 영화 그 많은 이야기들이 모두 수록이 되어 있다. 그리고, 다른 전기에는 공개되지 않았을거라 작가가 추정한 미공개 희귀 사진 몇점까지 추가해서 말이다. 당시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너무나 아름다웠다는 마릴린의 모습은 정말 찰나를 찍은 사진 속에서도 너무나 멋지게 보였다. 미국을 벗어나 세계적으로도 유명했던 최고의 명성을 자랑했던 마릴린.. 그녀의 삶은 최고봉이었고, 대통령을 비롯한 뭇 남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여인이었으나, 그녀의 인생과 삶은 그만큼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다.

비록 훌륭한 어머니가 못 될것같아 불안해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녀 또한 너무나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첫번째 유산과 그 이후로는 많은 정신과 약 복용으로 인한 유산..그리고 최종적인 불임 판정까지..

그녀의 평범한 여자로서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녀에 대한 FBI의 추적과 JFK, 바비 케네디 등과의 염문설, 그리고 그녀의 사망에 대한 많은 의문들.. 죽은 그녀가 살아 답변할 수는 없기에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가 알려주는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들로 인해 조금씩 추측해볼 따름이다.

아름답고 매력적이었지만.. 극단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았던 마릴린.

본인의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살며, 거의 약물에 의존해 모델을 하고, 영화를 찍었던 슬픈 여인.

그녀의 화려한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어린 시절의 불우했던 기억이 얼마나 많이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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