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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약속
앤디 앤드루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뉴욕타임스에서 "조용한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 평가한 앤디 앤드루스.
그는 51번의 거절을 감내한 끝에 출간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로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였고, 역시 이 작품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신간 <위대한 약속>은 웅장해보이는 멋진 표지와 인생 멘토, 희망의 메시지 등으로 마치 우리에게 조언을 주는 격언집이 아닐까 싶었지만,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소설, 그것도 신비로운 물건의 시공을 초월한 모험에 관한 이야기였다.
한번 손에 잡으니, 놓기가 아쉬워 아기 수유를 해가면서까지 누워서 계속 읽었던 책.
최근에 읽었던 마크 레비의 <낮>이라는 책이 겹쳐 떠오른 것은 아마도 그 책에서도 신비한 목걸이에 대한 이야기가 주 소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281년 시나이 반도에서 떠돌이 부자인 알렘과 카시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평생 보물을 지키며 떠돌이 생활을 하던 알렘은 보물을 지켜야하는 것에 대해 아들에게 설명을 한다. "물건이 사람에게 영감을 주거나 사람을 흥분시키거나 뭔가 증명하거나 용기를 주거나 어떤 일을 정당화하거나 확인해줄수는 있어도, 뭔가 생산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마음으로 선택한 것이 결실을 맺으려면 반드시 네 손을 움직여야한다. ''19~20p 알렘은 노예 사냥꾼들의 공격을 받자, 평생을 지켜 온 보물을 네 등분 하여 아들에게 하나를 주고, 구덩이를 파 아들을 숨긴 후 낙타로 가렸다. 그리고, 아들 카시가 밖에 나오자 이미 아버지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리고, 현재의 콜로라도 주 덴버에서 경찰인 마크와 기자인 아내 도리는 다섯살 난 아들 마이클이 집 앞 도랑에서 돌도 무엇도 아닌 물건을 주워오자,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하여, 그 물건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박물관 큐레이터로 일하는 딜런과 고고학자 애비의 도움을 얻어 네 사람의 물건에 대한 추적이 시작되고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사실들이 꼬리를 물고 드러나기 시작한다.
너무나 유명했던 영화 쉰들러 리스트. 정작 나는 그 영화를 보지 못했었다. 이 책에서 바로 그 실존 인물 쉰들러의 업적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히 나온다. 그때 유태인들이 어떻게 핍박을 받았는지, 그가 왜 그들을 구해내게 되었는지가 말이다. 또한 땅콩박사 조지 워싱턴 카버의 놀라운 업적과 그의 죽음을 기리는 연설을 직접 한 미국의 부통령..미국 독립을 위해 애쓴 두 사람 애덤스와 토마스 제퍼슨의 독립선언서 이야기는 잔다르크의 이야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많은 사람들의 놀라운 업적.이 업적들이 그냥 일어난 일들이 아님을..
그들이 위대해서 일어났을 수도 있겠지만..평범한 이들에게 어떤 물건이 작용하여 그들을 움직이게 하였음을 이야기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그 물건에 대해 조사하는 마크와 도리 부부에 의해 내용이 정리되고, 엄청난 사실의 관련성등도 나타난다. 물건에 씌여진 아람어로 쓰여진 구절들..
각 물건마다 크나큰 파장을 일으키며 사람들을 변화시켜갔던 것이다.
누구나, 모두 다 세상을 바꿔놓는다고!
하지만 어떻게 세상을 바꿔놓을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렸어.
사람들은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존재인지
깨닫지 못해. 그래서 살아가면서 특별한 일을 하기로 선택하지 못하는 거야.
그렇게 선택하지 못하는 것 역시 선택이야.
잃어버린 선택.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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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끝까지 읽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 보물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한다. 작가는 그게 무엇인지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몇년전의 유명 베스트셀러인 어떤 책과 영화를 봤던 사람들.. 그리고 영원히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그 궁금증의 정체는 또 이렇게 이 책 속에 암시를 줌으로써..그 보물의 정체를 또다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실존하는 것이냐. 아니냐 물건이냐 아니냐 말도 많고 궁금증도 많은 바로 그것.
보물은 그것을 상징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보물이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책 속 그 말 그대로..
어쩌면 타고 나는 것인지 모른다.
위대한 사람이 정해져 있던 것이 아니라..다만 그 보물이 사람들의 숨겨진 잠재 능력을 일깨우는데 도움을 줄 따름인 것이다. 물론 그 보물이 없더라도 구전되어 내려오는 바로 그 믿음.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져 내려온 바로 그 강력한 믿음의 힘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고, 십억명 이상의 식량난을 해결하고.. 많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 힘이 생겼는지 모른다.
그러기에 퍼즐이 완성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힘을 발휘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내 안에도 그 힘이 있다는 믿음을 가져보면서..
특별한 힘을 준 이 책이 바로 그 보물이 아닐까 생각해보면서..소감을 마무리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