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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엄마가 알았더라면 - 우리 시대 부모 14인이 젊은 날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안정숙 외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6월
평점 :

선배 엄마, 아빠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조언.
유명인인 미스코리아출신 하버드생 금나나의 어머니, 마술사 이은결의 어머니 등의 유명인사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특별한 사연이 있는 엄마들의 과거의 힘들었던 자신에게 미리 말해주고 싶은 조언들을 편지로 담아낸 사연 모음집. 초보 엄마이기에 겪을수밖에 없는 시행착오들이 많을 텐데..그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앞서 경험한 선배맘들에게서 좋은 정보를 얻고 싶은게 엄마들의 공통된 바램일 것이다.
이 책에는 총 14명의 어머니(혹은 아버지)들의 젊은 날의 자신에게 쓴 편지와 사랑하는 아이에게 쓴 편지로 각각 두통의 편지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표지부터가 정말 눈에 확 들어왔던 게 낡은 편지 묶음인것처럼 예쁘게 디자인된 표지였고, 안의 편지들도 부모의 편지지는 낡은 편지인양 누런 색으로 되어 있었고, 자식에게 보내는 편지지는 하얀 색 바탕이라 최근의 느낌이 물씬나게 되어 있어 편지의 과거와 현재를 느껴가며 더욱 실감나게 몰입할 수 있었다.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만든 책이라는 느낌. 그래서 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겸허한 마음으로 선배맘들의 조언을 듣기 위해 정성껏 읽어내려간 책.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의 엄마가 알았더라면..이다.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 김진호의 어머니 유현경님은 지금 나와 같은 나이인 과거의 자신에게 편지를 썼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40일만에 퇴학을 당했을때의 엄마의 절망감에 대해서 말이다. 9년동안 최선을 다해 아이를 뒷바라지한 엄마의 마음이 한순간에 절망으로 변해버렸을 순간이었다. 같은 나이에 아직 20개월의 어린 아들을 두고 있는 나로서는 나이가 같기에 우선 그녀의 글에 더 관심을 갖고 읽어내렸던 것 같다.
세상 그 누구도 그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알 수 없다 할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건
바로 너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 바라.
아무도 할 수 없는, 오직 이 우주에 너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사실을 말이야.
그러기에 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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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를 당당히 이겨낸 엄마, 아빠.
하지만, 아이의 성공이 있은 현재에서는 꼭대기에서 과거를 돌아보게 되어 마음의 여유가 생기겠지만, 아직 그 절정기까지 올라가지 못한 초보 엄마들로서는 분명 중간에 거칠 수많은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할것이다.
여기에 생생하게 그때 견뎌냈던 그 마음들, 그리고 그 이후의 행적들을 기록한 엄마들의 편지가 있어 우리를 다독여줄 수 있는 것이다.
유명인들의 이야기보다 더 기억에 남는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딸 셋을 데리고 과감히 전세금을 빼내 세계일주를 감행한 아버지 조영호님의 사연, 중학교를 그만두고 대안학교에 들어간 딸을 둔 송정희님의 사연, 그리고 아이들의 조기유학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김희경님의 사연.
특히나 김희경님의 사연 같은 경우에는 조기유학의 장점만 언급된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 얻은 득과 실..특히나 실 부분에 초점이 맞춰진 설명이어서 기러기 부부의 폐단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었다. 처자식을 해외에 보내놓고 전화통화를 통해 울어버린 아버지의 슬픔, 그리고 영어는 얻어졌되, 미국을 떠올리기조차 싫을 정도로 심하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어린 두 아들들.. 솔직한 그녀의 이야기에 그저 달콤한 유학길이 아님을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볼 수 있었다.
또 싱글맘과 워킹맘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준석이 엄마 박소원님, 첫째를 낳고 이어 7남 2녀를 가슴으로 낳은 한연희님.
사실 책의 순서대로가 아니라 각각이 독립된 이야기들이어서 가장 먼저 읽은 사연이 한연희님의 사연이었다. 보육원에서 만난 희곤이의 꿈이 군인이었는데, 고아는 군인이 될 수 없기에 이뤄지지 못할 꿈을 가진 희곤이가 가슴 아팠다. 그래서 결국 일곱 살 희곤이를 입양했는데, 친자식보다 더한 애정으로 키우기 위해 너무 집중하다보니 지나치면 모자란 만 못하다고 오히려 둘다 지치고 말았다.
게다가 생후 6개월된 하선이를 예뻐할때 희곤이가 했던 말.
"엄마, 형도 이만할때 이랬어?"
엄마는 커다란 몽둥이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했다.
보통은 "나 어릴때도 저랬어?"여야 하는 질문이었는데..
그날 밤 엄마는 밤새 울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에 나도 역시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로 아이를 사랑하는 분이시구나.
입양이란 어려운 일을 하면서도 일이 아닌 핏줄 이상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만들어낸 분이시구나 하고 말이다.
이 책에는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적인 내용도 많고, 이처럼 감동적인 내용도 많았다.
아이를 키워낸 많은 선배부모님들의 이야기.
힘들었던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낸 이 편지 모음집으로 우리는 우리 아이들을 키움에 있어서 조언도 얻고, 휴식도 얻을 시간이 되길 바라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