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필요 없어 - 싱글맘과 여섯 살 아들의 평범한 행복 만들기
김양원 지음 / 거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아기를 키우며 일어나는 유쾌한 에피소드를 만화로 풀어내 인기를 끌고 있는 "일상날개짓"이라는 만화가 있다. 웹툰으로 유명한 그 작품을 읽다보면 드는 생각이 엄마와 아기 이야기만 나오네..아빠는? 이라는 의문이었다. 타인의 삶에 왈가왈부까지는 아니어도 그저 궁금한 우리네 호구조사.
작가도 그것을 의식해서였을까? 아니면 질문을 많이 받아서였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은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라고 당당히 공개하였다. 그리고, 웹툰 속에서도 싱글맘으로써의 고충과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 등이 잘 표현되어 있었다. 만화임에도 감동적인 그 이야기를 읽으며 싱글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여기.."아빠는 필요없어"라고 나온 이 책 역시 일상날개짓의 나유진님을 떠올리게 하는 또다른 당찬 싱글맘 김양원님의 이야기이다. 마치 커밍 아웃을 하는 심정이었다고 고백하면서 어려웠을 그 고백을 당당히 해내었다. 그리고, 여섯살 사랑스러운 아들 정인이를 키우는 이야기와 정인이에게서 받은 감동, 싱글맘으로써 겪었던 여러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내고 있었다. 읽으며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나고.. 방송국 pd라는 직업을 가진 그녀라 그런지 글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써서 읽는 내내 정말 몰입하여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하나하나의 글들이 일기 같기도 하고, 에세이 같기도 하고..편지 같기도 하고..
 
싱글맘으로 살면서 '평범하다'는 단어를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는 그녀. 이혼한 사람에 대한 주변의 눈총은 '총'자를 왜 붙이는지 뼈저리게 느낄 정도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
형광등을 직접 달고, 바깥일 집안일 모두 열심히 하려 해도 몸이 하나라 너무나 힘들었을 그녀.
 
가장 가슴 아팠던 부분은 아이들의 입에서 아빠가 나오는 부분이었다.
특히나 이혼하고 어린딸과 지내던 친구 이야기 중에..
매를 들어 혼을 내는 엄마에게..딸이 한 이야기는 너무 가슴이 아팠다.
"엄마, 잘못했어요. 이제 말 잘 들을게요. 그리고 아빠한테는 제발 말하지 말아주세요. 나 엄마 말 잘 들어야 아빠가 오신댔는데.."
그리고 저자 또한 느끼고 말한다.
이혼이라는 스트레스가 당사자에게 가장 크게 다가갈 것이고, 자책도 하게 되겠지만 아이들 역시 제 탓이라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나 스스로에게도, 아이에게도 말할 수 있는 것은.. 정말이지,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라는 것이다.
 
이제 세살 된 아들을 두고 있는 나로써.. 그저 아기를 키우는 것만도 어려운 일인데..바깥일하랴 집안일에 아이 돌보는 일까지..(친정어머니께서 봐주신다고 해도 어머니 역할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역시나 한 아들을 두고 있는 그녀의 바쁜 삶이 얼마나 고되고 힘들지.. 아주 조금 안다고 할 수 있겠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저 그녀를 토닥토닥할 수 있는 건 주위 사람들 그 누구의 토닥임보다도 작은 아이의 손, 그 정인이의 손이 바로 엄마의 가슴까지 토닥여줄 수 있는 진정한 따스함이었으리라.
 
여섯 살 나이에 엄마를 위해 감자볶음을 하면서..정인이는 말한다.
"만약에 말이야, 엄마가 아빠를 만나지 않았어봐. 나같은 아이를 낳았겠어?"
아무 말도 못하고 코가 발개져서 눈앞이 흐려지려는 내게 아이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엄마? 엄마가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이런 추억도 함께 나누지 못하고.."
아! 정말이지 오늘만은 이 보물단지를 내게 오게 해준 그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라도 해야할것같다.
이봐요, 고마워요!
214,215,2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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