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애 - 파국의 사랑
김은희 지음, 류훈.권진연 각본.각색 / 피카디리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고대 고구려에는 형사 취수제라는 풍습이 있었다 한다. 형이 죽으면, 동생이 형수와 결혼하는 풍습이었다. 비단 고구려 뿐 아니라 부여, 흉노 등의 유목민족에게도 그런 풍습이 있었다. 
 



올드보이의 남매 정사씬으로 충격을 주었던 유지태, 윤진서가 영화 비밀애로 그리고, 내 곁에는 소설 비밀애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아내와 남편, 형수와 시동생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신혼의 단꿈을 채 즐기지도 못하고, 남편 진우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아내 연이는 진우 곁을 지키며 나날이 폐인이 되고, 밤에도 불면증에 약을 먹어야 잠을 이룰 수 있었다. 어느 날 시동생이 돌아온다는 연락을 받고, 공항으로 나갔다가 진우와 똑같은 쌍둥이 동생 진호를 보고 기절해버린다.

 

그리고, 산에서 쓰러졌던 연이를 업고 두시간을 달렸던 인연이 바로 진호였다고, 진호는 말을 흘린다.

연이는 처음부터 잘못된 사랑이었는지, 자꾸만 진호에게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고, 진호 역시 가엾은 그녀에게 동정을 느끼다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한다.

 

해서는 안될 사랑, 형수와 시동생의 사랑. 그리고 남편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으나 남편에게 맞지 않았던 결혼반지가 딱맞는 그런 남자와의 사랑.. 연이는 모든것이 혼란스럽다.

하지만, 둘의 사랑은 더이상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드디어 넘어서는 안될 선까지 넘고 말았다. 

 

극장에 못 가본지가 2년쯤 되었나? 영화보다 상상의 폭이 넓은 책으로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다는데 행복함을 느끼며.. 연이와 진호, 혹은 진우의 사랑을 찾아 읽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주연배우들때문에 올드보이가 생각이 났는데, 읽다보니 또다른 영화 '중독'이 생각났다.

이병헌, 이미연 주연의 치명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 바로 형수와 시동생의 사랑 이야기였다.

형수를 사랑하게 된 시동생이 혼수상태인 형의 영혼이 자기에게 들어온 것처럼 해서 형수의 사랑을 얻어내는 이야기였다.

 

비밀애는 마치 묘하게 그 두 영화를 같이 만나는 느낌이었다. 사랑해서는 안될 남자.

게다가 남편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 시동생을 대하는 아내의 마음이 어땠을까.

사랑하는 남자의 쌍둥이가 있음을 몰랐다가 남편이 혼수상태일때 가망이 전혀 없다고 거의 절망했을때 마치 사랑하는 이가 살아돌아온듯 눈앞에 나타난 쌍둥이 동생..

 

그리고, 부부의 첫번째 만남이 사실은 동생과의 만남이었다고 이야기를 들으니 연이의 마음은 더욱 흔들릴 수 밖에 없었으리라.

 

영화는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정사씬으로도 소문이 났지만, 소설은 그보다 차분하다. 정황에 대한 묘사보다는 극중 배역들의 심리 묘사에 더 신경을 써서인지 에로틱한 상상을 하지 않고, 연이와 진호의 애닲은 사랑을 생각하며 읽을 수 있어 나는 더욱 좋았다.

 

사랑을 지키려는 남자와 사랑을 가지려는 남자.

한 사랑을 사이에 두고 그 둘 사이에 벌여서는 안될 위태로운 결투가 벌어지고, 보는 이는 그저 착잡하고 두려운 마음으로 바라 볼 수 밖에 없다.

 

셋의 사랑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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